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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홍보 블로그 <동고동락>
 국방부 홍보 블로그 <동고동락>
ⓒ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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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국방부 홍보 블로그 <동고동락>에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홍보물이 '4대강 살리기'로 병사들이 '삽질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군인들이 더 이상 홍수 때문에 '구호의 삽질'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군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군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사격과 훈련이 아니라 삽집이다. 군대에서 배운 일이 삽질밖에 없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한다. 그 만큼 군인들은 삽질을 많이 하고, 삽질만큼 하기 싫은 일도 없다.

국방부가 4대강 홍보를 위해 군인들을 삽질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홍보물을 본 한 누리꾼은 "맨 정신에 보려니 손발이 오그라드네요"고 할 정도로 강하게 비판했다.

국방부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가 4대강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를 비롯한 교육과학기술부, 방위사업청 따위 정부부처 홍보 블로그가 해당부처와 업무 연관선이 없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홍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홍보블로그<http://blog.naver.com/dapapr>에 '정책기획전'-'4대강 살리기'라는 항목을 만들어 놓고, 4대강 홍보를 하고 있다. 4대강과 방위사업청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설명도 없어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홍보블로그
 방위사업청 홍보블로그
ⓒ 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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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과 방위사업청이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을 아는 누리꾼들 반응은 차갑다. 김아무개 누리꾼은 "4대강 살리기가 과연 국가방위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따져 물었고, 꺽쇠라는 누리꾼은 "4대강 살리기 예산에 쓸 재정을 방탄과 방호 부분 예산에 조금이라도 더 쓰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물었다.

꺽쇠 누리꾼에 대한 방위사업청 답변은 "방위사업청 블로그도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국가전체 사업인 4대강 살리기 홍보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방위사업청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방위사업청도 4대강은 방위사업청과는 상관 없음을 솔직히 시인한 것이다.

교과부 홍보 블로그 <아이디어 뱅크>북이라는 폴더에는 이날 현재 떠 있는 글 31개 중 11개가 '4대강 살리기' 내용이다. 교과부와 4대강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4대강 홍보를 하면서 내세운 내용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교과부 홍보블로그 <아이디어 뱅크>
 교과부 홍보블로그 <아이디어 뱅크>
ⓒ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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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에 올린 '쉬리와 수달이 되돌아 온 전주천'이라는 홍보 내용에서 전주천은 4대강에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4대강 홍보에 담았다. 쉬리와 수달이 전주천에 돌아 온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전주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결과이다. 전주천은 하천 본래의 자연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조성한 자연형 하천 사업이었다. 보를 만들고, 강바닥을 포크레인으로 파헤치는 사업인 4대강이 전주천과 얼마나 관련이 있을지 의문이다.

6월 17일에 올린 'DMZ 민물고기의 사계절, 우리나라의 생명력 넘치는 강'도 마찬가지다. 알고 있듯이 DMZ이 생태보고가 된 이유는 지난 60년 동안 사람 출입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 개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DMZ은 세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자연생태 보고다.

그런데 4대강은 어떤가. 보를 만들어 흐르는 물까지 막겠다는 발상 아닌가. 교과부 홍보 내용만 보면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강을 죽이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하면 DMZ와 4대강을 연결시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알 수 있다. 홍보를 하려면 내용이라도 맞아야 한다.

4대강은 자기 부처 업무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솔직히 시인한 방위사업청이 그래도 낫다. 4대강 사업을 강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우기는 것만큼 4대강 홍보도 한심하다.


태그:#4대강, #교과부, #방위사업청,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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