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 9일 저녁 서울 성공회대에서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콘서트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콘서트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배우 문성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사진 왼쪽부터)이 '행복의 나라'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
ⓒ 유성호 | 관련사진보기 |
"예상했던 대로네요. 너무 정직하게 살아서 그런가? 엇박자가 안돼요."전직 장관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의 일성은 이랬다. 제자들에게서 질문이 돌아온다.
"그런데 우리 악보 없이 공연하는 거야?"5일 오후 3시, 서울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 모인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첫 연습은 말 그대로 '무한도전'이었다.
이 밴드의 멤버는 오는 9일 노무현재단 출범을 기념하는 콘서트 'Power to the People' 무대에 오르는 재단 임원진 유시민·이재정·장하진 전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우 문성근씨. 대중 인지도로 보면 쟁쟁하지만 가창력은 검증된 바 없는 가수들이다.
'행복의 나라'로 가는 길, 참으로 험난하구나
큰사진보기
|
▲ 9일 저녁 서울 성공회대에서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콘서트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콘서트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모니카로 '행복의 나라'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 |
ⓒ 유성호 | 관련사진보기 |
밴드의 첫 연습곡은 '행복의 나라'. 멤버들은 처음 이 노래를 맞춰 부르면서, 박자를 한 마디나 놓쳤다. 초보에겐 은근히 엇박자가 많고 리듬감이 필요한 노래다. 각자 어려운 부분을 여러 차례 연습해보지만, 노래를 또박또박 따라 부르기 바빠 박자를 자꾸 놓쳤다. 그래도 다행히 음은 그럭저럭 따라잡았고, 몇 번을 반복해 부르면서 노래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는 분위기다.
이제 멤버들이 혼자 1절을 불러보면서 문제점을 확인하는 시간. 노래가 오래간만인 듯 "'엇박'이 뭐냐"고 주변에 물어보던 정연주 사장은 의외로 박자를 거의 놓치지 않고 노래를 소화했고, 이재정 전 장관도 문제없이 검증을 통과했다. 풍채가 좋은 두 사람은 성량도 풍부한 편이었다.
문성근씨는 박자와 음 모두를 제대로 맞춰 탁현민 교수에게 "가장 완벽하다"는 칭찬도 들었다. 장하진 전 장관은 음을 못 맞춰서 노래 초입에 약간 '삑사리'를 냈지만, 저음으로 열심히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 연습은 더 필요해 보이지만 일단 '패스'.
|
▲ 40년만에 하모니카 부는 유시민 "이건 무한도전"
|
ⓒ 박정호 |
관련영상보기
|
밴드의 가장 큰 '구멍'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박자도 놓치고 음도 어긋난 유 전 장관의 노래에 연습실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탁 교수는 "됐습니다"며 한 소절만에 유 전 장관의 노래를 끊고 "대기 중" 판정을 내렸다. 개인 교습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래도 쉽지 않은 유 전 장관은 하모니카도 연습해야 한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하모니카 연주도 맡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다닐 때 음악시험에서 불러보고 처음"이라고 하더니, 정말로 '도레미파솔라시도'부터 다시 연습하면서 40년 전의 감을 잡아야 할 상황이다.
연습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기자들의 집중적 취재공세에 시달렸던 유 전 장관은 "카메라가 있으면 잘 못 불지"라고 겸연쩍어 하면서 "탁 교수가 시켜서 한 소절만 불면 되는 줄 알았다, 그동안 악기 배우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이번 계기로 하모니카를 다시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남은 시간은 단 5일... 앙코르 터질 수 있을까참여정부의 전직 장관들의 소감은 모두 키워드가 '새 출발'이었다.
이날 유시민 전 장관은 "어른이 돌아가셔서 별 걸 다 시키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탁 교수가 시키는 대로 무대에 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슬퍼할 수 없다, 노무현 재단 출범 콘서트는 일상으로 돌아와 새 출발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전 장관은 "지난번 추모콘서트는 슬프고 분하고 원통했지만, 이번엔 새 출발을 노래하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하진 전 장관도 "원래 '작은 연인들'이란 곡을 하려다가 새 출발을 알리는 의미에서 미래지향적인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참가 소감은 다소 결연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자세"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자리, 깨어있는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음악회이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가라고 하면 올라가고 이거저거 따지지 않고 어디든 간다"는 게 그의 참가 동기다.
갈 길이 멀지만 새 출발만은 희망적인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데뷔 무대는 오는 9일 저녁 7시 30분 성공회대 운동장. 밴드가 부를 곡은 '행복의 나라로'와 '상록수' 두 곡이다. "앙코르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야죠"와 "절대 사양입니다"라는 두 가지 반응이 한꺼번에 나왔다.
아직 앙코르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는 이 밴드가 합창 2곡에 하모니카 연주, 그리고 보너스 공연까지 성공할지는 오로지 피나는 연습에 달렸다. 밴드에게 남은 시간은 모두 5일뿐. 과연 유시민 전 장관은 노래와 하모니카에 모두 성공할까? 그 결과는 공연장에서 직접 확인하자.
큰사진보기
|
▲ 9일 저녁 서울 성공회대에서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콘서트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콘서트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배우 문성근,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사진 왼쪽부터)이 '행복의 나라'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
ⓒ 유성호 | 관련사진보기 |
유시민보다 노래 잘하는 당신, 가수로 나서라
|
'사람사는 세상' 콘서트에서는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뿐 아니라 1000여명의 시민합창단과 시민음악단'이 오프닝과 클로징 무대를 장식한다. 합창단과 음악단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며, 재단 측은 지난 29일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홈페이지(knowhow.or.kr)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또한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가수 조관우씨, 이한철씨, 강산에씨, 밴드 '우리나라', YB(윤도현밴드) 등의 축하무대도 준비돼 있다. 특별히 권양숙씨도 함께 공연을 지켜볼 예정이다. 공연 입장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