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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은 개인교통(자가용)에 상대되는 말로, 공공교통이라고도 불린다. 대중교통의 가장 큰 특징은 불특정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으로, 그러다 보니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이용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한꺼번에 수송을 하는데 중점을 두어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서 대중교통의 공급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승객 하나하나의 욕구를 존중한다는 것은 사치에 가까웠다. 일단 한꺼번에 많이 수송하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에, 개별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을 표준화된 집단으로 보고 이를 대량으로 수송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대중교통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화되고 문화수준이 올라가면서 시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으며, 또한 IT인프라의 발달로 인하여 이러한 개성을 존중해주는 시스템도 발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중교통 분야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대중교통 이용시 '좌석 선택 기능'이다.

 

일단 대중교통 중 가장 고급수단인 항공의 경우 일찍부터 '사전 좌석 배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편은 특성상 일단 항공권을 구입한 후에, 항공편 출발시에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밟고 탑승권을 받아 비행기를 타게 되는데, 좌석 배정은 탑승권을 받을 때 이루어진다.

 

 

하지만 항공사의 사전 좌석 배정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탑승권 발급 전이라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원하는 좌석을 미리 배정받을 수 있으므로, 보다 쉽게 본인이 원하는 좌석에 앉을 수 있다. 특기할 사항은 이 같은 사전 좌석 배정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한 예약제도가 도입된 후에 활성화 되었다는 점으로써, 승객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확대와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의 발달이 동시에 이루어진 후에 실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대중교통에서 또 다른 좌석 선택 시스템의 사례는 바로 고속버스이다. 고속버스는 공간이 좁다 보니 엔진 위치에 따라 앞뒤의 승차감차이가 크고, 좌우 위치에 따라서는 오전/오후에 햇빛이 비치는 정도가 각각 다르며, 우등고속버스는 2X1 배열 좌석을 채택하고 있어 단독석과 동반석이 생겨나는 등, 좌석 위치에 따라 서비스의 차이가 큰 편이다.

 

 

 

 

그래서 고속버스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승객 각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승차권 예약 당시부터 본인이 원하는 좌석을 그림을 보면서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서비스를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고속버스 예약 사이트에서 승차권을 예약하기 위하여 출발지, 도착지와 출발 일시를 선택하여 최종적으로 탑승할 고속버스를 선택하면 곧바로 좌석선택 화면이 나오는데, 이 화면은 텍스트 형태로 간단하면서도 실제 버스 내부를 잘 반영하고 있어서, 편리하게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고속버스의 좌석선택서비스는 고속버스의 서비스 품질을 높여, 타 교통수단에 비해 다소 낮은 속도에도 불구하고 고속버스가 높은 경쟁력을 갖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예약시 창측, 내측 선택을 하는 정도에 불과했던 철도에서도 드디어 인터넷을 이용한 좌석선택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지난 9월 22일부터 KTX특실의 좌석을 본인이 직접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TX특실은 KTX일반실과 달리 2X1열 좌석을 채택하고 있어서, 1인 승객의 경우 단독석이 우선 예약되는 문제가 있었고, 또한 객차 내의 좌석의 앞뒤 위치 등을 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서비스의 도입을 통하여 승객이 스스로 상세한 좌석위치를 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서비스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KTX특실만 가능하다는 점, 주중에만 가능하다는 점, 출발시각 72시간 전까지만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도 점점 제약이 줄어들어 승객 누구나가 아무 때나 모든 열차의 원하는 좌석을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열차를 타보면 타인과 좌석을 바꾸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는 그만큼 승객들이 원하는 좌석에 정확하게 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철도야말로 대량수송의 대표격인 교통수단이니만큼, 다양한 시스템보완을 통하여 승객 개개인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면, 획일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는 한국철도의 서비스 수준이 한 단계 상승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민주주의 사회가 발전할수록 국민 각자의 개성과 사회의 다양성이 존중 받아야 한다. 현대 사회의 중요한 기반시설인 대중교통도 이 사회의 일부인만큼 변화해나가는 사회의 조류에 발맞추어야 할 것이며, 승객 개인의 좌석선택서비스는 이러한 사회변화에 걸맞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대중교통 각 분야에 도입되고 있는 좌석선택서비스가 대중교통 자체의 서비스 품질 제고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국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 문화 발전에까지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http://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공공교통, #대중교통, #철도, #코레일,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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