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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7일 저녁 창원 소재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서 강연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7일 저녁 창원 소재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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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법치주의'를 말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법을 지키지 않는다. 법치주의는 법 앞의 만인의 평등이고, 위장전입 다 해도 장관이 되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겠는가. 그런 총리와 장관 밑에서 어떻게 살아가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가 마련한 '제5회 경남시민인권대학' 강사로 초청되어 '희망을 향한 여정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시민사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상임이사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부터 먼저 언급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소송을 당했는데,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라며 "국정원이라는 기관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기분이 좋지는 않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인데, 고통 받는 사람들의 옆에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고난 받는 사람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말이 있다"며 "검사 생활도 지냈는데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으면 승승장구 했겠지만, 고통받고 수난의 현장에 있는 게 훨씬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를 앞두고 전화가 왔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김 검찰총장이 친구인데 전화가 와서 친구를 위해 증언해 줄 수 없느냐고 하더라"며 "저는 개인 관계면 몰라도 공적인 입장에서 증언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 사이트에 '사임하라'가 맨 위에 있어"

박 상임이사는 "영국 총리 사이트를 보면 '사임하라'는 진정이 제일 많이 조회되면서 윗자리에 그것도 6개월 동안 있는데, 청와대 홈페이지에 '엠비(MB) 아웃'이라는 난이 맨 위에 있다는 게 상상이 안된다"면서 "민주주의는 관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료사회는 침체되어 있는데,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면 정말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며 "단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가 이것을 받아 안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집단지성'이 중요하다. 소수만이 아니라 국민과 더불어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과 개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늘 어떻게 하면 한국사회를 업그레이드할 것인가는 24시간 고민한다"며 "월급만 안 받을 뿐이지 공무원 아니냐. 조선시대 선비들도 국록을 한 푼도 안 받았지만 배웠다는 것으로 그 사회에서 무한 책임을 졌다. 공무원이 어떻게 따로 있을 수 있나. 저도 기업인이다"고 말했다.

"사회를 디자인한다"고 한 그는 "우리나라의 기업체 사이트를 보면 자선단체처럼 되어 있다"며 "정부도 관료 시스템만으로는 안된다. 대학도 기업이고 시민운동이다. 지금은 구별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저의 정체성은 활동가다"

아름다운재단에 대해 설명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은 '활동가'라며 "어떻게 하면 한국사회에 기부문화를 퍼뜨릴 것인가를 고민했다. 쉽게 참여하기 위해 만든 것이 1% 나눔운동이다. 내가 가진 100개 중에 1개는 이웃을 위해 쓸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세계 지도자적 국가가 되려면 세계의 모든 사람과 함께 살아가려는 리더쉽을 가져야 한다"며 "뉴욕타임즈를 즐겨찾기에 해놓았는데, 그 사이트를 보면 세계 문제가 늘 탑 뉴스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끼리 싸우는 문제가 (그 자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을 소개한 그는 "이주노동자와 망명자 등을 위해 법률 지원을 하는데, 어떤 분이 와서 보고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변호사가 있느냐'며 외국 연수를 위해 봉투를 놓고 갔는데 그 안에 3억5000만원이 들어 있더라"며 "착한 마음을 먹으면 잘된다"고 말했다.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설명한 그는 "지금 우리 사회는 현대판 고려장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은퇴한 분들만 잘 활용해도 선진국이 된다. 이 분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객원연구위원으로 있다가 장관이 되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강당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이철승 소장과 앉아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강당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이철승 소장과 앉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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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직접 민주주의를 보여 준 것"

박 이사는 촛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국민들이, 주부까지 나서서 이야기 하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데 끝나고 나서 잡아갔다. '명박산성'이 이 정부를 상징한다. 국민이 주인이다. 설사 국민이 부족하더라도 정부의 좋은 제도로 사용해야 한다. 촛불시위는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효용성을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모여서 함께 외칠 수 있어야 그 정부의 잘못이 시정될 수 있다"며 "그러나 직접 민주주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가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한계도 있다. 촛불은 무조직, 비정형 시민의 위상 변화다"고 설명했다.

"시민참여가 중요하다"고 한 그는 베를린의 미래위원회를 소개했다. 그는 "거기에는 시장이 들어오지 못한다. 시장이 들어와 버리면 시장이 하는 대로 따라가 버린다. 시장이 없는 속에 시민들이 내놓는 많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민주주의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가 중요한데, 이명박정부는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법치주의는 법 앞의 만인의 평등이다. 위장전입 다 해도 장관이 되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지켜라고 하겠는가. 그런 총리와 장관 밑에서 어떻게 살아가나"고 말했다.

그는 "정당·국회를 보면, 우리나라에 입법·사법·행정이 제대로 분리되어 있나. 그렇지 않다. 헌법의 기본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정치교육에 대해 설명한 그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는데, 지금은 극우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한 것이 아니면 무조건 정보는 공개해야"

박원순 상임이사는 "정보공개를 청구하지 않아도 특별한 것이 아니면 무조건 내놓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기업도 주식 하나 믿고 투자하는데 분식회계하고 트럭으로 정당에 돈을 갔다 주는데 어떻게 투자하겠는가. 영업 기밀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개되어 노동자와 시민들이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 갔더니 교도소 건물 전시회를 했는데 간수와 죄수로부터 의견을 듣고서 했다고 하더라"며 "지금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건물을 짓는데 이용할 사람들에게 한번도 물어보지 않고 짓는다. 시청 건물은 왜 그렇게 높나"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는 "요즘 개헌 이야기가 많은데, 권력 구조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한번 원점에서 대한민국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투표소를 나오자마자 노예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과 함께 이 세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747 공약을 내걸어 대통령이 되었지만, 지금 747도 되지 않았지만 설사 747이 되었더라도 우리가 행복하겠나. 국민소득 4만불이 되면 우리의 꿈이 달성되나. 잘 먹고 잘 사는 게 우리의 꿈일 수 없고, 우리의 꿈은 훨씬 고차원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상임이사는 "신뢰 없는 정부는 아무리 어떤 정책을 주창해도 믿을 수 없다"며 "1년 안에 이루겠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은 긴 세월을 두고 성실하게 한 단계씩 가야하고, 이전 정부에 잘한 것을 이어받고 잘못한 것을 시정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오바마의 변화도 신뢰가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야 말로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큰 힘이다"고 덧붙였다.

각 정당의 연구소에 대해 비판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 대해, 그는 "여의도에 희망이 있는지, 집권 여당의 연구소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한해 20억 넘게 예산을 썼다고 하는데, 한 해 기껏 하는 게 토론회 정도다. 올해 2~9월 사이 10건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소도 똑 같다"면서 "희망제작소에는 한 해에 3000개 이상의 아아디어가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비판을 많이 했는데, 비판하는 저부터 반성한다"면서 "조금 더 진보적으로 바라는 사람도 성찰할 것이 많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집권 10년 동안 집권했던 사람들이 정말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설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는지 묻고 싶고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강당에서 강연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7일 저녁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강당에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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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은 재래시장에 사무실을 두라"

박원순 상임이사는 "건강지수가 OECD 중에 우리나라가 꼴찌다"며 "이명박정부에서 복지비가 많이 삭감됐다. 과연 우리가 행복한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GDP라는 개념을 새로운 지수로 만들어 내야 한다. 소득이 얼마냐가 아니라 사회복지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왜 인권천국을 만들 수 없나. 법무부 인권차관보 제도를 만들면 우리가 병이 나나"면서 "용산참사는 말이 안된다. 기업이 동네에 들어와서 밀어버리고 해서 수백억을 빼앗아 간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지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면 와서 보는 것"이라며 "리더들이 현장으로 가야 한다. 현장에 문제의 본질과 답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재래시장에 사무실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은 절망 속에 있다. 잘 안되는 일을 열심히 할 때 커다란 희열을 느낀다. 우리보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보면 내가 할 일이 없을 것이고, 그러면 절망적일 것이다. 국가까지 저를 고소하는데, 저에게 할 일이 없으면 얼마나 절망적이겠나. 저는 신난다."


태그:#박원순 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이명박정부,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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