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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십 평생, 시위는 처음이여!"

 

다섯 가구 사는 시골 마을 주민 김양심(80) 할머니 말이다. 김 할머니가 난생 처음 시위에 나선 이유는 '여수 화양지구 골프 아일랜드 존 조성공사' 때문이다.

 

여수시 화양면 석개 마을 김양심 할머니는 "시골에서 데모를 어찌 알았겠냐?"며 "말로만 듣던 데모를 해보니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토요일, 김 할머니는 시위에 나서야 했던 까닭에 대해 말했다.

 

"다섯 가구 산다고 주민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공사를 하고 있다. 골프장 공사장 발파 작업으로 인해 집 벽에 금이 가고, 불안해서 심장병이 생겨 병원에 다니고 있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고기 잡던 우리가 도로에서 데모할 줄 몰랐다."

 

 

"아무리 떠들어 봐라, 우리가 꼼짝이나 하는지"

 

지난달 3일부터 마을 뒤 골프장 공사장 입구에서 농성하던 석개 마을 사람들이 여수시 소호동 디오션 리조트 앞 도로로 옮겨 시위 중이었다. 시위 인원은 딸랑 다섯 명. 조촐했다. 다섯 명은 북, 장고, 꽹과리를 두들기고 있었다.

 

정동민(74) 할아버지는 "나이 많아 이 짓도 못하겠다"며 "피해가 얼마나 많았으면 이렇게 나왔겠느냐? 아무리 시위를 해도 해결 기미가 없다"고 하소연이었다.

 

박애자(41)씨는 이곳에서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시위하기 전에는 하루에 20발 이내에서 발파작업을 하더니, 시위 이후에는 보란 듯이 40여 발을 폭파하고 있다"며 "너희가 아무리 떠들어 봐라. 우리가 꼼짝이나 하는지,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 후 돌아서는데 정동민 할아버지의 따끔한 한 마디가 귓전을 파고들었다.

 

"다섯 가구가 고령이고, 장애인들이라 저런 것들이 데모를 해 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 사람 무시하다 큰 코 다친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골프장 공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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