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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민간 주도의 '세내전통문화축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벌어지다

 

"축제(Festival)는 지역 사회, 학교, 교회 등에서 여는 행사이다. 주로 음악, 춤, 음식 등이 함께 한다. 축제의 종류는 학교 축제, 영화제, 음악 축제, 지역 문화제, 종교 축제 등이 있다" 위키백과사전에 나오는 축제의 뜻 풀이다. 이러한 축제의 뜻을 따르자면 우리나라에서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축제는 과연 몇이나 될까? 전국각지에서 축제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의 행사들이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官) 주도의 일방적, 전시성 행사 일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할 것이다.

 

 관(官)주도의 일방적, 전시성 축제가 횡행하는 풍토에서 기획부터 온전히 민간이 주도하고 축제내내 지역주민이 자연발생적으로 활발하게 참여한 축제가 있어 화제다. 이는 문화의 도시 전주에서 "용기(龍旗) 천년 전주를 날다"라는 부제를 달고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주시 삼천동 아파트촌의 세내가(삼천변)일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벌어진 세내전통문화축제 이다.

 

세내(삼천)를 경계로 삼천동 일원에는 대규모의 아파트 촌이 밀집해 있어 도회적 문화와 반대편에는 비아, 함대, 정동등의 자연부락이 공존하고 있어 농경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적 특색을 잘 살린 축제로, 도시화가 진행되기 전에는 농경문화가 주를 이루었던 이지역의 전통민속인 '전주기접놀이 보존회'가 주도해 기획부터 실행까지 축제를 완전히 주도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의 도시문화에 접목시키는 하나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깃발축제로 용기전시회, 용기제작, 서예깃발전, 시민깃발체험전, 용등띄우기 등을 하고 세내전통문화축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용기의 눈을 마지막으로 그려넣는  화룡점정식과 삼천동 일원의 아파트촌과 농수산물 공판장과 비아, 정동, 함대, 용산의 자연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를 설치하고 축제기간에 개통식을 거행했다. 또한 전래의 농경문화에서 유래한 전주기접놀이라는 민속을 후대에 전한다는 의미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통일기원 세내 글짓기, 그림경연대회를 실시했다.

 

재활운동을 하던 세내(삼천 천)가에서 다양한 축제가 벌어져

 

 세내전통문화축제가 벌어지는 세내가는 2005년 교통사고 후 재활운동을 위해 서곡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인 조카 준석이와도 즐겨 찾던 곳으로 축제 마지막 날인 24일 토요일에 함께 찾았다. 이곳은 평소에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곳인지라 주말을 맞아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축제장에 간다는 말에 신나서 따라나섰던 준석이는 낯익은 세내가에 오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여기저기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처음 이곳 세내가를 재활을 위해 산책하기 시작한 게  2008년 가을이었다. 그때는 물가를 따라 산책을 위해 조성해둔 보도(步道)를 간신히 걷는 정도였고, 약간 굴곡이 있는 잔디 위를 걷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밖에 혼자 나와 운동하는 게 위축되던 때라 궁여지책으로 조카를 데리고 다녔던 것이다. 몸이 불편한 삼촌을 위해서 어린 조카는 다행스럽게도 긴 시간을 인내해 주었다. 행사가 벌어지는 잔디밭 위를 자유롭게 다니며 그때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한쪽에 비아, 정동, 함대, 용산 등의 마을에 수 십년 에서 백여년 동안 전래되는 용기(龍旗)가 전시되고 있었다. 기접놀이 보존회가 일 년에 두 차레 벌이는 공연에서는 새로 제작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어 볼 기회가 없던 귀한 용기를 접 할수 있었다. 귀한 용기를 야외에 전시 하는지라 우천에 대비해 비닐로 보호막을 치고 전시를 위해 커다란 합판에 고정시켜 전시해 두니 용그림이 확연했다.

 

 용기전시회를 감상하고 보니 '삼천2동 이야기지도'라는 실사로 출력한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삼천2동의 역사를 세밀하게 조사해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삼천2동 문화의 집에서 제작했다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라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라 정작 내가 생활하고 숨 쉬는 지역의 역사와는 거리가 있어 내 고장의 살아있는 역사를 알리고자 제작에 착수하였다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코디네이터 김동영(39, 전주시 삼천동)씨는 전북대학교의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부설 "삶과 쌀문화 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이라 한다.

 

아파트촌과 농수산물시장, 자연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가 설치돼...

 

 용기를 감상하고 조금 더 내려가니 그전에는 없던 섶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섶다리란 나무로 지주를 세우고 나뭇가지와 위에 솔가지 나뭇잎등을 놓고 흙을 채워 만드는 전래의 다리를 일컫는다. 삼천동의 아파트 촌에서 삼천동 농협농수산물 공판장까지 50M거리를 축제기간에 섶다리로 연결한 것이다. 모두들 낯선 다리모습에 신기해 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건너고 있었다. 사고로 밸런스와 코디기능이 망가진 나로선 1년 전에만 하더라도 감히 건널 엄두도 내지 못 했을 거라 생각하며 준석이와 건너며 중간에서는 출렁거림을 즐기며 흔드는 여유도 부려보았다. 섶다리를 건너니 세내교로 돌아서 오면 차로와도 5분이상 걸리는 거리를 금방 올 수 있어 삼천동 아파트 주민들이 농수산물 시장을 이용하기엔 안성맞춤의 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축제장을 찾아 어린이들은 깃발 만들기와 연 날리기 등을 하며 즐거워 하고 어른들은 커다란 용기를 감상하며 옛 문화에 대한 향수를 느끼며 섶다리를 건너면서 흐뭇해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렇게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지만 알찬 축제가 진정한 우리의 문화가 살아있는 축제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심영배전주기접놀이 회장과 축제 후 뒷이야기를 나누다

 

토요일인 24일 축제는 막을 내리고, 일요일을 맞아 조카 준석이와 인근의 초등학교에 가 축구를 했다. 왼쪽 편마비로 왼다리의 밸런스 기능이 망가진 내가 회복을 위해 요즘 열중하는 운동이다. 운동을 마치고 차에 오르니 심영배 전주기접놀이 보존회장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하니 '어제 축제장에서 잠깐 스치듯 보고 말아 아쉬웠는데 축제의 뒷마무리를 위해 농협 공판장쪽 축제장에 있으니 시간되면 잠시 들르라'고 했다. 그렇잖아도 축제에 관한 뒷 이야기와 섶다리에 관한 내용이 궁금했던지라 바로 갔다.

 

 축제를 마치고 섶다리의 안전을 위해 보강공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심영배(56, 전주시 삼천동) 전주기접놀이 보존회장을 만났다. 설치한지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섶다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삼천동 아파트 촌에서 시장을 보기위해 농수산물시장을 찾는 가정주부들과 새로 생긴 구조물을 보고 일부러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시의원 시절이던 1998년에 전주기접놀이 보존회를 직접 결성하고 지금까지 회장으로 이끌고 있는 그에게 축제와 섶다리에 관해 물어보았다.

 

-2009세내 전통문화 축제에 대해 쉽게 설명 해주세요.

세내가 흐르는 효자동 삼천동 지역은 도시와 농촌이 만나 오래된 민속과 자연생태가 면면히 전승되고 있는 귀한 삶터로 자생적인 주민 조직과 문화센터, 학교 등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주민 참여형 문화축제로 도회적 생활문화와 전통적 농경문화가 어울어지는 민간 주도의 축제로 기획했으며 전통문화와 도회적 생활문화가 어울어지는 말 그대로 '축제'로 가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부터 사단 법인화 한 '전주기접놀이 보존회'가 축제를 주관했지만 내년부터는 각동별로 주체가 되고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개최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동네별로 기의 경연을 벌이고 협동과 상생의 길을 모색했던 전주기접놀이의 전통을 공동체 의식이 실종된 현대사회에 되살린다는 의미를 이 축제를 통해 되살려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히 축제가 벌어진 이 세내는 세 개의 내가 만나 이루어진다는 순 우리말로 세내 이나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삼천(三川)으로 바뀌어 이 지역의 지명으로 고착화 되어 우리 것을 찾자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섶다리를 이곳에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바로 이 자리에 설치한 이유와 설치과정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지요.

 여기에 사람들이 쉽게 왕래 할 다리를 설치 하려는 것은 97년 이곳에 농수산물 공판장이 들어설 무렵부터 인데 당시엔 한적한 농촌마을인 이곳에 농산물 공판장이 생긴 것은 일대 사건으로 이를 축하하기 위해 인근 마을사람들이 모여 농악을 울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의원이었던 저는 그게 계기가 되어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란 전주기접놀이를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듬해인 98년에 전주기접놀이보존회를 결성하기에 이릅니다.

 

농협공판장이 설치되었음에도 저 위 세내교를 이용해 차량으로만 접근이 가능한 이유로 아시다 시피 활성화가 되지 않아 늘 안타까웠습니다. 더욱이 세내란 하천을 사이에 두고 대규모 아파트 촌과 자연마을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상생하지 못하고 생활하는 지역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가 공직생활 내내 저를 압박 해왔지요. 그러다가 아시다시피  2008년에 전주시 서신동에 강원도에서 자재를 들여다가 그곳 사람들의 손으로 섶다리가 설치되는 것을 보고 "아 이거다. 이것이면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만나고 아파트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섶다리를 이용해 농수산물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겠다"생각하고 설치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서신동의 섶다리는 강원도에서 나무를 가져다가 사용하고 그곳의 인력이 와서 설치공사를 해 당시 일천백만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해서 저희는 동네어른들의 설치경험을 토대로 순창. 임실, 남원에서 나무를 백방으로 수소문해 구하고 직영으로 설치해 상당한 경비절감을 이루어 냈습니다. 섶다리란 것이 자연물을 이용해 만들고 농사가 끝나 후 그 이듬해 장마가 져서 큰 물이 지면 자연히 소실되는 이치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이 섶다리도 내년 5월까지 사용승인을 받았고, 지금은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보강공사를 하는 중입니다.

 

 이번 축제는 축제를 전주기접놀이보존회가 주관해서 진행하다 보니 자발적인 주민참여가 이루어져 축제의 모든 예산이 1100만원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주기접놀이 보존회를 결성하고 꾸려 나오면서 농경문화에서 발원한 기접놀이의 경쟁과 이를 통한 협동의 정신을 현대의 도시문화에 접목시키겠다는 저의 오랜 숙원이 이 축제를 통해 현실화 되어간다 생각합니다. 이 축제가 내년부터 각 동이 번갈아 가며 주최하고 각 동 단위별로 축제날에 용기(龍旗)를 앞세우고 축제장에 모여 기의 경연을 벌이는 원대한 꿈을 가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 섶다리를 통해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고 삼천이 아닌 세내가에 모두 모여 함께 어우러지는 말 그대로의 '축제(祝祭)'로 발전 시키고자 합니다.

 

이 축제의 성공적 개최와 진행을 위해 도와주신 이지역 장태영 시의원과 삼천동 문화의집 관장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 전주기접놀이 보존회원 여러분과 자발적으로 진행을 도와주신 지역주민들에게 이 축제의 성공에 대한 공을 돌려 드리고 싶고 아울러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서도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30여분간의 대화 중에도 연신 울어대는 휴대전화와 몇 번인가 대화를 중단하고 공사현장을 찾아야 되는 그를 지켜보며 축제는 끝났지만 아직도 그의 축제는 진행중이란 생각을 하며 현장을 떠나 오면서 벌써부터 내년 축제가 기대되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게재 후 다음 view에도 게재 합니다.


태그:#전주기접놀이, #삼천동, #심영배, #세내전통문화축제, #섶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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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2급 장애를 가진 전주시 공무원으로 하프마라톤 완주를 재활의 목표로 만18년째 가열찬 재활 중. 이번 휠체어 사이클 국토종단애 이어 장애를 얻고 '무섭고 외로워'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휠체어에서 마라톤까지"시즌Ⅱ로 필자의 마라톤을 마치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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