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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남희석?이휘재의 멋진만남 ‘해석남녀’코너 출연시 이휘재 씨와 함께.
 SBS 남희석?이휘재의 멋진만남 ‘해석남녀’코너 출연시 이휘재 씨와 함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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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남쪽 끝 강남구 개포 4동 양재대로 한 블록 안쪽에 위치한 큰사랑노인전문병원. 주택가이면서도 큰 산이 가까워 노인병원 입지로선 최적이다. 이 병원 원장은 정신과 전문의 이상일 박사. 의사인 동시에 방송인으로도 꽤 유명하다.

과거 <호기심천국>이란 프로그램에 의학자문으로 잠시 나섰다가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동안 방송국에 눌러 앉았던(?) 그다. 남녀의 연애심리를 행동과학으로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이 때문에 그는 팔자에도 없는 방송의 길로 접어들었다.

10년 전 이 박사가 출연했던 SBS <남희석·이휘재의 멋진만남> '해석남녀' 코너는 연애를 하고 있는 연인들에겐 그야말로 '바이블' 같은 존재였다. 연애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행동과학에 입각한 심리분석으로 족집게처럼 잡아내서 해결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정신과 전문의가 TV에서 남녀의 연애심리를 분석한 프로그램이 전무했기 때문에 참신함이 먹혔다. 그 덕에 이 박사는 본업인 의업(醫業)보다 방송 일에 더 몰두했다.

특히 의학 분야라서 작가들이 구성에 애를 먹자 그가 직접 원고를 썼다. 방송작가의 길로 접어 든 것이다. 이 때부터 그의 본업이 묘연해지기 시작한다. 주위에선 농반진반으로 '행동과학연애심리정신과전문의'란 긴 이름을 붙여서 광폭의 행동반경을 표현했다.  

정신과전문의서 행동과학전문가로 명성... 남녀 연애심리분석 탁월  

SBS 멋진만남을 비롯해 호기심천국, 좋은 아침, KBS 스펀지, 감성 매거진, 날씨와 생활, 세상의 아침, MBC 생방송 오늘 아침, 서프라이즈, 실험쇼 진짜?진짜!, EBS, YTN, Science TV, OCN 등 지상파와 케이블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다.

당시엔 길에서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 사인공세에 시달렸는가 하면 식당에선 주인이 밥값을 받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엄청난 정열과 열의를 바쳐 몸이 바스러지도록 뛰어다녔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어느날 뒤를 잠깐 돌아보니 몸만 망가진 게 아니었다. 본업이 뭔지 뒤죽박죽된 통에 병원 경영이 부실해졌다. 그는 본래 국내 치매연구의 권위자다. 치매란 말이 낯설었던 90년대 초반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에 매달렸다. 고령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만 있으면 원주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그는 지금도 원주에 살고 있다)

매 주말이면 사회복지관을 돌면서 치매환자를 위한 무료진료활동을 펼쳤고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노인 전문병원을 서울 강남구에 세워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치매연구와 환자치료에 대한 공로로 서울시와 강남구에서 수많은 감사장과 표창장을 받았다.

프로그램 대본까지 손수 만들어... 방송 몰두하는 사이 병원 '휘청'

신경정신과전문의 이상일 박사. 그는 방송인, 작가, 행동과학전문가 등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신경정신과전문의 이상일 박사. 그는 방송인, 작가, 행동과학전문가 등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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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는 특히 서울시와 인연이 깊다. 그는 120다산콜센터와 아리수 홍보대사이면서 다산콜센터 봉사모임인 다산나누미봉사단을 이끄는 단장이다.

또 강남구에서는 강남복지관․논골복지관․능인복지관․한마음복지관 등 여러 곳의 사회복지법인 주치의이자 근로복지공단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최근 그가 과거 연애심리박사 타이틀의 업그레이드 형태인 결혼전도사가 되어 저출산문제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차원의 각종 저출산 정책과 지자체의 출산장려 정책 등이 시행되고 있는 때라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최근 연애심리학연구소 소장과 결혼정보산업연구소 고문 등으로 활동하면서 '결혼해야 출산한다'는 당위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극히 단순한 명제지만 현재의 저출산 정책이 이를 풀어내지 못하고 결혼 후 지원책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자체에서 아무리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는 사회에서 출산을 바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애박사에서 결혼전도사로 나선 그의 행보가 저출산 정책 입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그는 "얼마전 강남구청이 주선한 관내 미혼남녀 미팅파티는 결혼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시 의사로 복귀... 연애심리학 연구와 저술 활동에 매진

방송 때문에 소홀했던 병원을 원상 회복시켜 놓은 그는 요즘 방송국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다. 병원이 정상화됐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방송국에서 슬슬 러브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방송에 뛰어들 여가가 없다고 했다. 새로운 형태의 요양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사회구조가 지속되면 1인 가구가 늘고 이에 따른 헬스케어 시스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국내에 가장 먼저 노인전문병원을 도입해 성공시켰던 그라 이번 행보도 주변의 관심이 대단하다. 일정 규모의 자가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건물 매입을 위한 자금만 일부 충당 되면 곧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바쁜 와중에서 그는 자택인 원주를 오가는 차 안에서 궁리한 테마를 글로 옮겨 그동안 수많은 책을 펴냈다. 사랑과 연애, 행동과학을 담은 <러브인 로그인>, <해석 안되는 남녀>, <멋진 만남 멋진 연예> 등을 선보였다.

인간관계 에피소드 엮은 <피카소의 심장> 출간... 뉴 헬스케어 사업도 준비

인간관계 에피소드를 엮은 콩트집 <피카소의 심장>
 인간관계 에피소드를 엮은 콩트집 <피카소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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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 51가지를 담은 <피카소의 심장>을 펴냈다. 매일 접하는 일상,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 속에서 인간관계에 얽힌 에피소드를 찾아내 엮은 콩트집이다.

검도 교관을 끝으로 은퇴한 아버지가 집 앞에서 딸과 남자친구를 죽도로 '응징'한 후 부인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 가출하게 된 사연 속에서 이 땅의 가장이 겪는 비애가 슬쩍 묻어나는 '막대기와 검도' 등 51가지 콩트가 시공과 세대를 넘나들면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박사의 글에는 부모와 자식, 부부, 친구, 연인 등 인간관계에 대한 행동과학적 고찰과 진지함이 깊게 배어 있다.

소통 없이는 사랑이 싹틀 수 없고 인간관계 없이는 사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피카소의 심장'은 피카소의 화풍처럼 자유로운 인간을 의미한다.(도서출판 청연, 304쪽, 1만원)

이 박사는 "인간관계에 장애가 생겨 마음이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복잡하게 일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가급적 걱정을 지워 버리고 잠시 두려움도 잊길 바란다"고 말했다. 병원과 방송에서는 의학박사로, 또 다른 일상에서는 사랑학박사, 연애심리학박사, 결혼전도사로서의 소명을 감당할 그의 잰걸음이 다음엔 어디로 향할지 궁금하다.


피카소의 심장

이상일 지음, 청연(2009)


태그:#이상일, #피카소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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