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을 방문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대통령의 양심은 도대체 몇 개냐"고 비판하면서 세종시 원안추진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 총재는 또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불법이며,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은 국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9일 정오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선 최고위원과 김낙성 사무총장, 이상민 정책위의장, 허성우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배석했고, 대전지역 당직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이날 "이렇게 날씨가 차가워지면 저는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부매향)이라는 싯귀가 생각난다"는 말로 입을 열고,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일생 내내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 그 매화처럼 우리 충청인들은 우직하고 절개 있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지난 6일,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만나, '세종시를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세종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서울시장 때부터 바뀐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총리 뒤에만 숨어 있던 대통령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기간 충청도에 수도 없이 내려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세종시를 책임지고 이명박표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외쳤고, 지난 6월 저와 청와대에서 만나서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했다"며 "도대체 대통령의 어느 말을 믿어야 하나, 대통령의 양심은 도대체 몇 개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 "여러분과 내가 직접 들은 세종시 원안추진 약속이 결국은 거짓말이었다는 대통령의 고백을 들으며, 어떤 추위 속에서도 향을 팔지 않는 매화를 다시 떠올렸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양심' 운운하며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하고, 정운찬 총리가 아무리 총대를 메고 설쳐도 우리 충청인은 결코 고고한 매화의 향기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불법단체"

 

이 총재는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불법단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기업중심복합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금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를 대통령 훈령으로 발족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행정부 소속의 위원회는 현행법상 반드시 법령에 근거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관합동 위원회를 법령이 아닌, 대통령 훈령으로 만들면 위법"이라며 "위법으로 만들어진 위원회가 활동을 하면 불법이다, 따라서 '민관위원회'는 불법단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위원회의 설치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지난 노무현 정권을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공격했던 한나라당이 위원회의 설립을 엄격하게 하기 위해 정부입법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렇게 자신이 만들어 놓은 법도 '세종시 수정'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무시할 수 있는 이 정권이 입만 열면 '법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은 고스란히 국민부담"

 

이 총재는 정운찬 총리가 재계 인사들을 만나 세종시 투자를 권유한 것에 대해 "정운찬 총리는 요즘 기업 총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상당수준의 행정적·재정적·제도적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재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개발독재시대에나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유경제체제를 수호해야 한다며, 피해계층이나 피해를 보게 될 산업분야는 외면한 채 자유무역을 외치며 각종 FTA를 쉴 새 없이 체결하는 이 정권이, 국내 경제계에 대해서는 마치 토끼몰이를 하듯이 '어떤 인센티브라도 마련해 줄 테니 세종시를 채워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원안이 아닌, 수정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제공하고자 하는 모든 특혜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세종시에 이전할 기업들에게 법인세나 소득세를 3년 간 면제해 줄 경우, 세수는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고, 정부는 결국 일반 국민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또 "정부가 세종시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주면 줄수록 이미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 등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또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그 피해 때문에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반발을 하면 그 지자체를 무마하기 위해 이 정부는 또 다른 특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세종시는 "수도권 과밀해소, 국토균형발전, 국가경쟁력 제고를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이라는 윈-윈 게임"이라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기존가치 이전을 통한 제로섬 게임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다시 한 번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법치주의를 짓밟고 원칙을 훼손하며, 국민적 신뢰를 저버리는 독선을 부리지 말고 세종시 수정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충청인의 힘과 절개를 총 결집해 세종시 원안추진을 반드시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간담회를 마친 이 총재는 대덕테크노밸리 내 대전국제학교 이전 신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한 다음, 한남대학교 사회과학대에서 '국가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태그:#이회창,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자유선진당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