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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9일 오후 5시 25분]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한 소통에 나섰지만, 되레 정치권은 꽁꽁 얼어붙었다. 야당들은 대통령과의 대화를 '일방적 통보'로 못박고 사실상 '반정부 투쟁' 의지를 더욱 굳혔다. 야당 일각에선 대통령의 인식을 두고 "탄핵감"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야당들은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한 반론권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국민 설득에 실패... 되레 '국민 분열' 계기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29일 잇달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4대강 살리기 사업' 강행 의지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과의 대화'를 두고 "국민을 설득하려고 만든 자리였던 것 같은데 설득에 실패했다"며 "국민 통합이 아닌 '국민 분열의 계기'가 됐다"고 깎아내렸다.

 

정 대표는 "원내에서 철저하게 예산안 심사를 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백지화 등 이명박 정권의 국정 운영 실정에 대해서 철저하게 따지겠다"고 별렀다.

 

또 정 대표는 두 사안과 관련해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들은 물론 한나라당 내 박근혜 전 대표 등 '친박' 진영과도 공조를 시도할 뜻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사안별로 정책연대·연합 등을 통해 범 야권이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을 적극 해나가고 특히 '행정복합도시특별법'에 대해서는 야당을 포함해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등의 힘을 모아서 여권의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무위로 끝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진당] 이회창 총재 "고집과 편견,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였다" 맹비판

 

이회창 선진당 총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대통령을 맹비판 했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이 대선 때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것처럼 말한 데 대해 사과했지만, 여전히 수정 강행 뜻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은 세종시와 관련해 '부끄럽고 후회스럽다'는 표현을 썼지만 시늉이었을 뿐 자신이 가진 고집과 편견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였다"고 일갈했다.

 

또 이 총재는 '대통령과의 대화'를 두고 "자신의 거짓과 말 바꾸기를 합리화하는 말잔치였다"며 "진심은 없고 오직 자신의 주장만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의원 17명 전원 사퇴 결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세종시 수정을 위해 행정부처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불복종·저항운동'을, 국회에서도 원안수정으로 가는 방향의 입법은 이뤄지지 않도록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거듭 못박았다.

 

"MB, 사실 왜곡했다"... 조목조목 반박

 

정세균 대표와 이 총재는 특히 이 대통령이 세종시에 대해선 '수정 추진'을,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속도전'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공무원들이 점심 먹는 음식점은 되겠지만 저녁에는 다 서울로 퇴근할 것"이라며 자족도시가 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대전을 보더라도 소속 공무원 중 89%가 이전해 살고 있고 행정도시법에 따르더라도 세종시는 행정부처 이전 외에 별도의 자족기능이 복합해 건설되는 도시"라며 "대통령의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수도분할'로 못박은 것을 두고도 "매우 잘못된 편견"이라며 "(세종시가) 수도분할이 아니라는 것은 행정도시법에 대한 헌재 결정에서 이미 판가름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언급까지 했다. 김창수 '선진당 세종시백지화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으로서 헌재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야말로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대통령 취임선서를 위반하고,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탄핵감"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대표도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도 각각 43조여 원, 87조여 원 등을 들여 재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며 "(그때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야당을 비판한 점을 도마 위에 올렸다.

 

정 대표는 "참여정부 당시의 '신 국가 방재시스템 구축 방안'은 4대강 만이 아닌 전국의 재해예방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에 갖다 붙이는 것에 통탄해 마지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 "국민들, 긍정적 평가가 더 높아"... 여론 '반전' 기대

 

야당들의 반발이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거세지자, 한나라당은 잠재우기에 나섰다. 또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밝히며 여론 반전을 시도했다.

 

정몽준 대표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통령을 감쌌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간담회를 통해 "대통령께서 이렇게 진심으로 고민을 털어놓고 다함께 머리를 맞대서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을 하셨는데, 야당에서 정략적인 공격을 계속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정 대표는 야당들을 향해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어떻게 보면 정치인들이 만든, 정치인들을 위한 논쟁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장광근 사무총장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종시 문제, 4대강 사업, 향후 경제 전망치, 사회문제·각종 복지정책, 심지어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진솔하게 속마음을 드러내 보여 국민의 이해의 폭이 대단히 커졌다"고 추어올렸다.

 

장 사무총장은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한나라당 두뇌집단인 여의도 연구소에서 2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장 사무총장은 "결과를 보면 대통령이 방송을 통해 정책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소통하려고 시도한 데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각각 49.8% 대 42.3%였고,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이해를 당부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선진당, 당리당략 사로잡힌 소아병적 발상"

 

장 사무총장은 두 정책에 대한 세부 여론조사 결과도 내놨다.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해선 "'자족 수정안'이 약 50%, 원안은 약 39.3%로 나왔고,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 6월 13일 조사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38.6%, 부정적 평가가 53%였는데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찬성이 49.6%, 반대가 42%로 찬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쟁점에 대한 여론조사는 질문 내용에 따라 수치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러면서 장 사무총장은 야당들을 향해 "민주당이 바로 장외투쟁을 선포하고 선진당은 의원직 사퇴 협박을 운운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 금치 못한다"며 "당리당략에 사로잡힌 소아적 발상"이라고 몰아붙였다.

 


태그:#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정세균, #이회창, #장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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