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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지난 20일 축제에 참가한 마을주민과 관광객들이 인디밴드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지난 20일 축제에 참가한 마을주민과 관광객들이 인디밴드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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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 왔다. 하지만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언제 들어도 마음 행복해지고 가슴 설레는 캐럴송도 듣기 어렵다. 구세주의 탄생 소식은 언제나 사랑과 소망, 평화와 기쁨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때, 크리스마스 축제를 여는 마을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것도 외지인까지 초청해서 하는 마을축제다. 나주평야가 한눈에 보이는 병풍산 자락에 자리 잡은 농촌체험 마을인 전라남도 나주시 노안면 양천리 계량마을이 그곳. 축제 이름도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축제'로 붙였다.

'이슬촌'은 새벽이슬을 맞으며 친환경농업을 일구는 주민들의 근면성을 대변하고 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 2004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시인들의 농촌체험을 돕고 있다. 마을의 어린이들도 부모들의 심성을 닮아 티 없이 자라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트리를 닮아 한없이 평화롭기만 한 이 마을의 주민은 기껏 60여 가구 150여 명이 전부.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게 특징이라면 특징. 마을에는 100년이 넘은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 노안성당은 나주시 문화재 44호로 지정돼 있다.

이슬촌 가는 길. 도로변에서 마을까지 불을 밝힌 트리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슬촌 가는 길. 도로변에서 마을까지 불을 밝힌 트리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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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이슬촌은 온통 트리로 장식돼 있다. 지난 20일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트리 사이를 걷고 있다.
 크리스마스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이슬촌은 온통 트리로 장식돼 있다. 지난 20일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트리 사이를 걷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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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대다수가 천주교 신자인 점에 착안해서 3년 전부터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성탄을 함께 기뻐하며 구세주가 세상에 전한 사랑을 서로에게 나누는 자세로 주민들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이슬촌 마을 운영위원회와 함께 축제를 준비해 온 이영선 노안성당 주임신부의 말이다. 축제는 지난 2007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주민들은 축제를 앞두고 도로변에서 마을까지 200m도 넘는 벚나무 길을 형형색색의 트리로 꾸몄다. 성당으로 가는 길목엔 은하수 터널로 만들어 불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조명 사이사이엔 산타와 루돌프 형상의 트리를 만들어 놓았다. 여러 나무에 예쁜 '트리옷'을 입혀 '트리나무존'으로 이름도 붙였다.

무대 주변 텐트에선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무농약 농산물로 떡국을 끓이고 김치전을 부치고 있다. 이 음식은 마을 방문객들에게 실비로 제공된다. 마을에서 생산된 농특산물 판매코너도 마련돼 있다. 겨울밤의 한기는 군데군데 피워놓은 모닥불과 군고구마 내음으로 녹이며 겨울 농촌의 풍경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지난 20일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찾은 슬비와 예슬이가 산타우체국에서 성탄카드를 적어 접수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찾은 슬비와 예슬이가 산타우체국에서 성탄카드를 적어 접수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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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찾은 예슬이가 성탄카드를 적어 산타우체국의 우체통에 넣고 있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찾은 예슬이가 성탄카드를 적어 산타우체국의 우체통에 넣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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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축제는 지난 19일 성탄 트리 점등식과 문화콘서트 '난장'으로 시작됐다.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축제기간 날마다 산타 거리 퍼레이드가 세 차례 펼쳐진다. 중간중간 선보이는 재즈 라이브와 통기타 스페셜도 볼거리다.

마을 가운데 차려진 중앙무대에선 23일까지 퓨전국악과 인디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 24·25일엔 여자가수 정경화의 콘서트로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26·27일엔 펑크록 밴드인 타카피의 공연이, 28일엔 퓨전국악과 인디밴드의 공연이 각각 준비된다.

29일부터 사흘 동안은 '천년의 사랑'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가수 박완규가 출연하는 희망콘서트가 마련된다.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지난 20일 관람객들이 인디밴드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일부 관람객들은 장작불 옆에서 추위를 녹이고 있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지난 20일 관람객들이 인디밴드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일부 관람객들은 장작불 옆에서 추위를 녹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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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소원을 새긴 나만의 특별한 양초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만든 여러 개의 양초로 소원길을 만들어보는 것도 별난 재미가 있다.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한 그루 만들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산타우체국에서 부모나 친구, 연인에게 카드를 써서 보내는 체험도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김성님 이슬촌 운영위원장은 "다른 계절에는 지역축제가 많지만 겨울엔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인데, 겨울에도 낭만과 추억을 즐길 수 있는 마을단위 축제가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축제"라면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성탄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아름다운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20일 밤 풍경이다.
 이슬촌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 20일 밤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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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촌을 수놓은 트리. 이 마을에선 오는 31일까지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연다.
 이슬촌을 수놓은 트리. 이 마을에선 오는 31일까지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연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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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이슬촌은 무안-광주간 고속국도 나주 나들목에서 자동차로 2∼3분 거리에 있다. 나주 나들목으로 나가자마자 우회전하면 왼쪽으로 마을이 펼쳐진다. 밤에는 마을로 가는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어 금세 알 수 있다. 서해안고속국도를 탔을 경우엔 무안 분기점에서 무안-광주 간 고속국도로 바꿔 타면 된다. ☎ 061-335-0123



태그:#이슬촌, #크리스마스축제, #나주, #계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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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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