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섬지역의 생필품 값이 뭍보다 최고 50%까지 비싸다. 섬으로의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섬지역의 생필품 값이 뭍보다 최고 50%까지 비싸다. 섬으로의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전잠 신안군 흑산도와 대둔도 등 외딴섬에선 라면 40봉지가 들어있는 한 상자가 3만2000원에 팔린다. 뭍에서는 2만2000원이면 살 수 있는 것이다. 밀가루 3㎏들이 한 포대는 섬에서 6000원을 받는다. 뭍에선 4100원이면 거뜬하다. 설탕도 3㎏들이 한 포대에 섬에서는 5500원에 팔리지만 뭍에선 3600원에 팔린다.

뿐만 아니다. 화장지 24롤 한 묶음에 뭍에서 1만4000원에 파는 것을 섬에선 2만원에 판다. 간장도 1.8ℓ들이 한 병에 섬에선 1만1000원을 받지만 뭍에선 7000원을 받는다. 소주(2홉)도 뭍에서 1000원 하는 것을 섬에서 1700원, 맥주(3홉)는 뭍에서 1150원 하는 것을 섬에선 2000원, 콜라(1.5ℓ) 역시 뭍에서 1430원 하는 게 섬에선 2300원을 줘야 살 수 있다.

외딴섬의 생필품 값이 이처럼 육지보다 30∼50% 비싼 것은 섬으로의 운송비 부담이 주된 이유다. 섬지역의 이 생필품 값이 앞으로 육지 수준으로 낮아진다. 농협의 유통망을 활용, 지방자치단체에서 유통비용을 부담하고 도매가격으로 섬지역의 소매점이나 마을 영농회 등에 생필품을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전남도와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22일 전남도청에서 섬주민 생필품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남도와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22일 전남도청에서 섬주민 생필품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전남도와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는 22일 오후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섬주민 생필품 물류체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지난 2006년 섬주민 여객선 운임지원, 지난해 전국 최초로 섬과 육지와의 LPG 가격 차이를 없앤 '섬 주민 LPG 운송비 지원사업'에 이어 섬주민 정주여건을 위한 이번 생필품 물류비 지원사업도 조기 정착시켜 모든 섬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도와 농협의 이같은 협약은 섬 지역에서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비싸게 팔리는 쌀, 식료품, 채소, 과일 등 생필품 값을 육지와 같은 가격에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공산품 가격 안정대책의 하나다.

이날 협약에 따라 섬지역에서 운영 중인 하나로마트를 생필품 물류센터로 지정하고 이곳을 섬지역 생필품 도․소매점으로 활용해 물류비용을 절감한다. 섬지역 하나로마트가 물류비용을 우선 부담해 육지 도매가격으로 인근 섬지역 소매점에 생필품을 공급함으로써 섬 주민들이 육지와 같은 가격으로 생필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각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쌀, 밀가루, 라면을 비롯한 섬주민들의 수요가 많은 13개 품목에 대해 농협 입점가격(도매가)에 외딴섬 소매점에 공급하고, 섬 지역 소매점에서는 적정이윤을 붙여 육지 판매가와 차이 없이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전남도는 이런 방식으로 하나로마트가 쌀과 부식류, 과일, 채소, 육류 등 생필품을 우선 공급하고 이후 생필품 공급에 소요된 추가 물류비를 해당 시·군에 청구하면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지원할 방침이다.

공급 대상품목은 쌀을 비롯 밀가루, 라면, 식용유, 세제, 샴푸, 설탕, 소주, 맥주, 음료, 간장, 물엿, 화장지 등이다. 시범사업 대상지는 여수, 완도, 진도, 신안 등 전남도내 8개 시·군의 읍·면소재지에서 떨어진 165개 외딴 섬마을이며, 대상지의 인구는 1만 가구 2만여 명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13억 원이다.

이에 대해 섬주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신안군 흑산면 상태도에 사는 오갑현(48)씨는 "이번 생필품 물류비 지원사업은 섬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섬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섬지역에서도 생필품을 뭍에서와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사진은 도시 대형마트의 신선채소 판매코너 모습이다.
 앞으로 섬지역에서도 생필품을 뭍에서와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사진은 도시 대형마트의 신선채소 판매코너 모습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현재 공산품과 가공식품은 공동구매 방식을 통해 섬지역에서도 육지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마트에서 개별 구매해 판매하는 쌀, 과일, 채소 등은 섬까지의 물류비가 포함돼 육지보다 비싸다. 운송비용을 자체 부담하는 일반 소매점에서 파는 모든 생필품 가격에도 운송비용을 포함해 생필품 가격이 육지보다 비싸 섬주민들이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겪어왔다.

이에 앞서 전남도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전남도내 226개 모든 유인도서에 사는 섬 주민들이 육지와 같은 가격에 LPG를 구입해 쓸 수 있도록 LPG 운송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돈삼 기자는 전남도청에서 홍보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태그:#섬지역 물류체계 개선, #섬주민 생필품 지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