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시민사회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대연합'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한다. 다음 달 정당 후보군 초청 토론회를 시작으로 진보·개혁세력의 힘을 모아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시민사회단체는 이달 말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기자회견에서 진보·개혁세력의 '선거연합' 등을 위한 원칙과 틀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각 정당 후보자 초청 정책토론회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토론회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세종시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에 대한 심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민주당·창조한국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 4당은 진보대연합 또는 민주대연합 등 선거 연합과 관련한 물밑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창당에 전념하고 있는 국민참여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가세하는 분위기다.

인천, 선거연합 시금석 될 가능성 높아

인천에서는 지난 9월부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다. 현재는 야 4당이 가세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성과로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이달 말 민주대연합 성사를 위한 원칙과 기본 틀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시민사회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을 교체하기 위해 야당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또한 정책 연대와 연합을 기초로 민주대연합까지 이끌어나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 경선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 방법과 경로까지 밝힐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모아진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에서는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 모두 가능하다"면서, "전국적인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논의를 통한 합의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군 '도토리 키 재기'

현재 전국 상황을 봤을 때, 민주대연합 등의 선거연합이 성사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은 호남 이외 지역에서는 '민주대연합'을 할 수 있다는 태도다. 두 번의 재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기득권을 얼마나 놓을 수 있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민주대연합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최근 밝혀 시민사회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울산·거제·창원 등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국민참여당이 가세하면 수도권과 영남의 선거연합 분위기는 반전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인천이 선거연합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분위기는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한겨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을 제외한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군들의 지지율은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물음에 송영길 최고위원이 2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문병호(7.2%), 유필우(6.2%), 김교흥(6.0%), 이기문(5.6%)씨의 지지율은 거의 비슷했다.

이런 결과는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송 최고위원의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여론인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군들의 경쟁력에 분별력이 없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송 최고위원을 빼고는 지지율이 고만고만하지만, 2명으로 압축하고 시민사회에서 진행되는 민주대연합이 구체화되면 후보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들과 정책 연대와 연합을 위한 구체적인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민주당 당직자는 "송 최고위원이 1년 가까이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오히려 다른 후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면서, "인천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지 않는다면 불출마를 공식화하고 다른 후보들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