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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중심으로 지난 우리 역사 100년은 엄청난 사건들이 있었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1910년 우리는 국권침탈을 당했다. 1950년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1960년은 이승만독재 정권을 붕괴시킨 4·19혁명이 일어났고,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2010년 새해 첫날 KBS와 MBC는 <뉴스9>와 <뉴스데스크> 시간을 통해 이런 우리 현대사를 평가하고, 새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KBS는 11번째 뉴스인 '대한민국 주름진 100년, 새 도약 100년'기획물을 통해 "2010년은 우리 민족에게 격별한 한 해"라며 "100년 전 나라를 빼앗겼고 60년 전에는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지만 영욕의 역사를 딛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서는 기적을 일궜습니다"고 지난 100년 역사를 앵커멘트를 통해 평가했다.

 

 

먼저 "잔학한 일제에 무력하게 나라의 주권마저 송두리째 빼앗겨야 했다"며 "꼭 100년 전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국권침탈을 평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들불처럼 번진 3.1 독립 운동은 나라는 빼앗겼어도 민족혼은 결코 죽지않았음을 만방에 알렸다"며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등 수많은 독립 투사들이 상해 임시정부를 기반으로 일제에 항거했다"면서독립운동을 반추했다.

 

국권침탈과 독립운동에 이렇게 평가한 KBS는 해방 이후 정국을 "그토록 기다리던 해방. 전국 방방 곡곡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의 만세 함성으로 뒤덮다"며 "좌우 이념 대립으로 끝없는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었고, 결국 남한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대한민국 정부가 북쪽에는 김일성의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들어서고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하던 독립운동의 거목 백범 김구선생은 피살되고 말았다"고 했지만 '미군정'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승만 독재와 4·19혁명과 박정희가 주도한 5·16군사쿠데타 역시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가 우리 현대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은 안타깝다.

 

민주주의를 유리한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를 언급하지 않았던 KBS는 박정희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했다.

 

경제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산업의 쌀을 쏟아내는 포항제철의 준공으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1961년 일인당 국민소득 85달러에서 십년만에 252달러로 뛰었고 수출은 60년대 3억 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1977년 마침내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970년대 초반 강남 지역의 모습들을 지금과 비교해보면 말 그대로 상전 벽해, 한강의 기적임을 실감케 합니다.장기 독재의 막을 내린 10.26의 총성, 이어터진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은 현대사의 커다란 분수령이 됐습니다.

 

박정희 정권을 경제기적을 일으킨 정부를 칭송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5·16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수많은 민주시민들을 탄압했던일은 "장기 독재의 막을 내린 10.26의 총성"이라는 짧은 문장으로 넘어가버렸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여야 정권 교체를 이루었고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참여정부"라며 잠깐 언급한 후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세계 일류국가 고품격 국가를 향한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대한 민국. 이같은 정치적 민주화의 성공과 함께 자동차와 선박에이어 첨단 IT 제품, 한국형 원전의 수출까지 세계 10대 무역 강국으로 경제적 번영까지 이룬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자랑스런 나라입니다"면서이명박 정부를 '고품격', '세계일류국가'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추켜세우기 바빴다.

 

 

하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달랐다. MBC <뉴스데스크>는 뉴스는 22번째 기사 올 한 해 '품격 있는 사회'라는 주제에 "자신만 더 돋보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그러나, 모두가 잘 드러나지 않는 낭패를 낳았다"면서 "절대 질 수 없다는 무한의 경쟁심이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까지 끌어올렸지만, 그 치열함이 이젠 마치 승자 없는 간판경쟁처럼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 "식민지 전쟁 독재 경제발전. 쉴 새 없던 소용돌이 속에서 버텨내야 했던 절박함은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심이 돼 주변 모두를 적으로 돌려세웠는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면서 특히 이런 문제를 해결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 챙기려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꼬여 있는 실타래를 먼저 풀어줘야 할 힘 있고,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 더 챙기려 한다는 게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어서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통해 물질적 풍족함을 얻은 건 분명하지만, 치열함은 추구하되 이제는 조금 벗어날 필요가 있다"면서 "다양한 삶에 대한 인정,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힘 있는 사람들의 솔선수범까지. 경제성장에 걸맞은 배려와 정신적 여유, 우리는 그걸 품격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고 했다.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군사독재는 언급하지 않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경제 기적을 이룬 사람으로 평가하고, 이명박 정부를 "세계 일류국가 고품격 국가를 향한"정부라고 추켜올리는 <KBS>.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까지 끌어올렸지만 그 치열함이 이젠 마치 승자 없는 간판경쟁처럼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지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꼬여 있는 실타래를 먼저 풀어줘야 할 힘 있고,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 더 챙기려 한다는 게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기득권을 비판하는 <MBC>.

 

새해 첫날 KBS와 MBC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누가 진짜 품격을 말했을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태그:#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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