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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김없이 저를 TV로 이끄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공부의 신' 입니다.

 

이번 공부의 신 13화에서는 길풀잎(고아성 분)의 눈물에

 20대 청년의 눈물샘을 자극하였습니다.

 

공부의 신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는 현실에서 조금씩은 빗겨간다'는 공식을

깨버린 그런 드라마로 처음 저의 머리속에 인식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이 지금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이는 곧 높은 시청률에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를 잘만나야 대학도 잘가는 교육의 현실

 

'공부의 신 13화'에서 김풀잎은 어머니가 가출을 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가주인에게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풀잎이는 어머니가

다시 집에 찾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그리고 배려심에서 집을 떠나지 않으려고

상가 주인에게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풀잎이를 화장실에서 괴롭혔던(?) 이예지(고주연 분)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그 상가주인집에서 과외를 받고 있던 이예지를 목격하게 되고 이예지는

과외선생님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선생님 세상은 참 불공평 한것 같아요. 부모의 부와 학벌이 학생의

성적과 비례한다잖아요. "

 

그 옆에 있던 남학생은 옆에서 이렇게 거듭니다.

 

 

"앞으로 점점 더할걸요. 에휴 부모 잘 만나야지.."

 

 

공부의 신에서는 우리 입시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어 내고 있습니다.

학생의 성적이 부모의 부와 비례해버리는 세태를 풍자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2009학년도 서울대 신입생중 23.4%는 특목고 출신이라고 합니다.

사실 특목고 출신들이 서울대에 많이 입학한다고 해서 이상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특목고 출신들의 성적이 높은 것은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에 많이

진학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특목고라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험들 그리고 특목고에

다니기 위한 학비와 기타 유지비들을 감당해 낼 수 있는 계층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어쩌면 부모를 잘 만나야 특목고에도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이렇게 부모를 잘 만나서 들어간 특목고에서 좋은 대학을 가는 현실

 

과연 우리 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의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있을까요?

 

드라마로 돌아와 봅시다.

길풀잎이 그동안 공부를 못했던 것은 길풀잎이 공부를 안 해서 그런것일까요?

풀잎이가 공부를 할 수 없는 여건 때문에 못하는 것일까요?

 

풀잎이가 그동안 공부를 못했던 것은 공부를 할 수 없는 여건 때문이었고

또한 공교육에서 이를 보완해 줄 수 없었기 때문에 풀잎이가 공부하지 못했나 싶습니다.

현재의 학교가 단지 가르치지 않고 평가하는 장소로만 계속 존재한다면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평가받는 지금의 현실이 계속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를 잘 만나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우수한 학생이 되어

명문대에 진학할 것이고 부모를 못만나 학원을 못다니면서 학교에서도 교육받지

못한 일반 학생들은 대입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겠지요.

 

"대학을 가는것이 큰 죄인지 몰랐어요"

 

풀잎이는 부유한 부모를 만나지 못해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우리 학생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풀잎이는 운이 좋은 케이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석호 변호사의 눈에 띄어 특별반에 들어가서 제대로된 교육을 받으니 말입니다.

 

풀잎이의 이 절규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어쩌면 이런 풀잎이가 대학생이 되면 또다른 절규를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 말입니다.

과연 풀잎이가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대학교를 가면 무엇이 달라질는지요?

대학교의 등록금은 낼수나 있을는지요?

풀잎이에겐 공부를 잘해서 대학을 가는 것 또한 큰 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요?

 

"대학을 다니는 것이 큰 죄가 되는지 몰랐어요"라는 절규 말이죠.

 

등록금 천만 원 시대, 어느새 이 땅의 대학생들은 대학을 다니는 것이

고통과도 같은 하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등록금 고지서에 놀라는 학생들

이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끊어야 했던 부모님들

하지만 부유한 사립대학들

그리고 우리나라 등록금이 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이렇게 대학을 힘들게 마치고 난 뒤 남은 건 등록금 빚더미와 '백수'라는 타이틀

 

이런 현실을 풀잎이는 알긴 알까요?

차라리 이런 현실을 풀잎이는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풀잎이가 대학을 갈 때 이런 현실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큰 죄인지 몰랐어요"라는 풀잎이의 절규가

"대학을 다니는 것이 큰 죄인지 몰랐어요"라는 절규로 바뀌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대학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는 우리 대학생들

그리고 부모님들에게 얼굴에 웃음꽃이 필 날을 기대해 봅니다.


태그:#공부의 신, #대입문제, #입시, #대학등록금,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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