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기서 판 벌여!"

 

1분도 안 돼 뚝딱뚝딱 접이식 책상을 조립하고 요구안을 올려놓고 피켓을 장착해 전열을 갖춘다. '프리 허그'를 진행하고 있는 친구들을 지나쳐 20대 정치 참여 캠페인팀 '휴먼파탈'이 자리 잡은 곳은 명동역 6번 출구 앞. '예수천국 불신지옥', '프리 허그' 등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지는 캠페인의 성지 명동에서 17일 '휴먼파탈'의 7차 캠페인이 진행됐다.

 

참여연대 제5기 인턴 정치캠페인팀 '휴먼파탈'은 지난 1월 29일부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시내 번화가에서 20대의 요구안을 받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연대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대학생 5명(김나래(21), 박고은(24), 방준호(25), 손민정(23), 이미혜(26))으로 이루어진 '휴먼파탈' 2010년 6월 2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무모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활동무대가 마련되자마자 일단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바리케이드를 쳐 약 5분간의 일종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차저차 시작된 캠페인. 이전 캠페인에서는 땅거미가 내린 후 시작해 팀원들은 쑥스러움을 잊고 들이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벌인 7차 캠페인은 해가 지지 않은 오후 5시에 시작한 터라 밝은 명동거리와 빵빵한 노랫소리에 압도돼 움츠러들었다.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둘째가라면 서러운 명동의 거리. 캠페인팀의 참여 인원도 7차례에 걸친 캠페인 중 최고 수준이라 이내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명동 캠페인에는 참여연대 자원봉사자 정효선(18), 최성호(24)씨도 함께 참여했다.

 

압도된 분위기를 이겨내고 예의 "20대 이신가요?"란 질문으로 포문을 열었다. 질문 10번에 2번은 외국인이라 어색한 미소를 띠며 "쏘리, 스미마셍, 띠부치"를 거듭 소리쳤다. 하지만 명동에 나온 엄청난 20대 덕에 "이대로만 요구안을 받으면 2시간에 200장은 거뜬하다!"고 '휴먼파탈'의 김나래(21)씨는 외쳤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장소를 옮겨 사람과 함께 차도 많이 다니는 가톨릭회관 앞으로 캠페인팀은 활동무대를 옮겼다. 명동역 6번 출구 앞에 비해 20대 시민들은 현저히 감소했다. 20대 시민은 줄었지만 동안 외모를 가진 30대 이상의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고 캠페인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진행된 캠페인을 라디오방송 '미국의 소리'가 취재했다. 취재할 때만 캠페인팀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나타났다. 또 캠페인 도중 아프리카 TV에도 출연했다.

 

예비 20대로 캠페인에 참여한 정효선씨는 "추운 날씨였지만 모두들 유쾌하셔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동시에 "20대 뿐 아니라 언젠가는 10대도 30대도 60대도 정부를 향해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얘기했다.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진행된 캠페인에서 '휴먼파탈'이 받은 요구안은 총 146장. 차가 많이 드나들어 위험한 상황이었고,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했지만 많은 20대가 요구안을 작성했다.

 

 

 

등록금 인하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눈에 띄는 요구안은 다음과 같았다.

 

24살 안성원, 평택시장에게 말하다. "사회복지기관 질 높여주세요"
22살 김가현, 안양시장에게 말하다. "100층 빌딩... 꼭 지어야 하나요?ㅠ"
22살 박병석, 서울시장에게 말하다. "논리도 명분도 없이 마구 들어서는 고층빌딩이 싫어요."
27살 김윤선, 부천시장에게 말하다. "생리대 사기 너무 비싸요. 생리대 값 좀 줄여주세요."
20살 최창규, 사천시장에게 말하다. "노동 임금 학생 차별 없이 균등히 좀 주십시오!!!"

20살 이신웅, 군포시장에게 말하다. "추워요 밤에 술집 말고 갈 곳 좀 만들어줘요!!"

21살 탁건규, 서울시장에게 말하다. "사람들 금연으로 유도해주세요."
20살 이승미, 서울시장에게 말하다. "이상한데 돈쓰지 말고 얼른 서울시 빚 갚고 시민을 위해 돈 써주세요.."

 

'휴먼파탈'의 김용진(23)씨는 "많은 20대들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가 등록금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도 20대들이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태그:#휴먼파탈, #명동, #캠페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