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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사대회는 우리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말한다.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서 충남 태안군 전역에 윷놀이 바람이 불고 있다.
▲ 윷, 하늘을 날다 척사대회는 우리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말한다.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서 충남 태안군 전역에 윷놀이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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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 곳곳에 즐비한 척사대회, 도대체 뭐지?

정월대보름이면 시골마을 곳곳에는 척사대회를 개최한다는 현수막이 마을마다 즐비하다. 비록 현수막을 내걸지 않았어도 여기저기에서 척사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OO경로당, OO마을회관, OO사무실 등에서 열리는 척사대회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인 '척사'라는 용어를 사용해 '무슨 행사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쉽다.

그러나 알고 보면 척사대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명절날 즈음에 한번쯤 해봤던 기억이 있는 우리 고유 전통 민속놀이중 하나로 반달모양의 막대 4개를 던져 도(돼지), 개(개), 걸(양), 육(소), 모(말)에 따라 말판을 움직이는 윷놀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척사는 한자로 擲柶(척사)라 하는데 여기서 擲(척)은 던지다를 뜻하며, 柶(사)는 원래는 젓가락을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윷(가락), 윷짝'으로 쓴다. 따라서 글자 그대로의 뜻만 풀면 척사(擲柶)의 뜻은 '윷짝 던지기' 즉, '윷놀이'를 말한다.

오는 28일 정월대보름에 앞서 미리 척사대회가 열린 충남 태안군 척사대회 현장을 소개한다.

윷을 만들는 방법은 일정한 크기로 나뭇가지를 토막을 내고 반달모양으로 자르면 된다.
▲ 낫과 나뭇가지 윷을 만들는 방법은 일정한 크기로 나뭇가지를 토막을 내고 반달모양으로 자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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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 직접 만들어 보기...실패의 쓴맛 맛봐야 완성

척사대회가 열리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품목은 당연히 윷이다. 두레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민족적 특징을 반영하듯 윷을 만드는 작업도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윷을 깎는다.

윷을 만드는 재료로는 주변 야산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나무가 널리 사용되며, 비교적 간단한 과정을 거쳐서 윷이 완성된다.

윷 만들기에 앞서는 한해 소망과 염원을 기원하는 대동제를 여는데 여느 고사와 마찬가지로 돼지머리와 시루떡, 과일 등을 준비해 제사를 올린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골마을에서도 윷 깎기에 앞서 대동제를 지내는 곳이 많지는 않다. 때문에 윷을 만들 재료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곧바로 윷 만들기 작업에 착수한다.

앞서 밝혔듯 윷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다. 성인남성의 손바닥보다 1.5배 정도 크기로 일정하게 자른 후 둥근 나뭇가지를 반달모양으로 절반을 자르기만 하면 된다.

만드는 과정은 쉬우나 제대로 된 윷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는 둥근 나뭇가지를 반달모양으로 자르는 작업이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나뭇결에 따라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것이 관건인 이 작업은 보통 몇 번의 실패를 맛봐야지만 가능할 정도로 손에 익지 않으면 어려운 작업이다. 때문에 넉넉한 양의 목재를 미리 구비해둬야 한다.

앞선 과정을 거쳤다면 끝으로 낫을 이용해 모서리 부분을 다듬으면 윷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지 곧바로 시험해 볼 수 있다.

척사대회에서 여자부의 경기는 남자들의 경기보다 재미있다.
▲ "윷이야" 척사대회에서 여자부의 경기는 남자들의 경기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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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월드컵 대항전 척사대회, 떨어지면 '가보윷'

대회는 월드컵과 같이 예선전을 거쳐 16강부터 진행된다. 일정한 양의 티켓을 확보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서로 갖고 있는 티켓을 걸고 1대 1혹은 2대 2 윷놀이 경기를 통해 승자가 이를 모두 갖는 식의 경기를 펼친다.

이때 사용되는 티켓은 행사 주최측에 일정금액을 주고 사는데 이렇게 모아진 금액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지출했던 각 단체나 마을의 운영비로 다시 회수된다.

경기를 통해 일정한 양의 티켓을 확보해 16강에 진출하면서부터는 티켓에 상관없이 승자승 원칙에 따라 최종우승을 가린다.

특히 16강 경기부터는 구경꾼도 늘고 나름대로 경기를 거듭하면서 익힌 자신만의 손기술 사용하는 참가자들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중에서 몸을 배배 꼬거나 손을 심하게 비트는 등 특이한 자세로 윷을 던지는 참가자들은 구경꾼들로 하여금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오게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경기(윷놀이도 몸을 움직이므로)는 승부욕 탓인지 남자들의 경기가 박진감도 넘치고 치열한데 이런 정설이 윷놀이에서는 반대다.

오히려 여자들의 경기가 긴장감도 넘치고 박진감 있다. 아마도 윷을 던질 때마다 함성도 크고, 몸동작도 격렬하게 반응하는 등 의사표현이 남자들보다 더 적극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윷놀이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명 '가보윷'이라는 것을 한다. 대게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모여 하는데, 윷의 한쪽 면에 한일자(一)를 1~4개까지 차례로 긋고 윷을 던져 이때 나오는 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르는 게임이다.

일정거리 이상 윷을 날려야 하는 이 게임은 최소거리를 나타내는 선에 닿거나 이내에 윷이 떨어지는 경우는 '낙(落)'이라고 해서 순위에 포함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윷놀이'와 '가보윷'이 끝났다면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시상식과 행운권 추첨이 진행된다. 혹시라도 뽑힐지 모르는 행운권을 손에 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회자가 호명하는 번호에 귀 기울인다. "행운의 번호는..."

일명 '가보윷'으로 불리는 게임은 윷에 한일자(一)를 1~4개씩 차례로 긋고 땅에 떨어졌을때 눈에 보이는 수를 합산해 순위는 놀이다.
▲ 뭐가 나올까? 일명 '가보윷'으로 불리는 게임은 윷에 한일자(一)를 1~4개씩 차례로 긋고 땅에 떨어졌을때 눈에 보이는 수를 합산해 순위는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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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태안군, #윷놀이, #척사대회,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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