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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질을 형상화한 청소년 성문화센터 교육장 입구.
 여성의 질을 형상화한 청소년 성문화센터 교육장 입구.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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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바람피울 수도 있지. 안 피우면 그게 남자야?"

일부 남자 세계에선 묘하게 바람을 자랑삼는 경향이 있다. A와 B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쨌든 자고이래로 바람은 연구대상이다.

'바람=남자' 타령을 했던 A와 B는 외도를 심심찮게 감행했다. 게다가 바람이 자랑이라고 한 술 더 떴다.

"허구한 날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글만 쓰지 말고, 쟁점이 되는 글도 좀 써라. 인터넷을 후끈 달구는 논쟁이 있어야 재미도 있지. 욕도 먹어봐야 글쟁이지, 안 그래?"

앉아서 뺨 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이름만 밝히지 않으면 상관없다"며 소스를 줬다. 남자를 아는 것도 아픔을 방지하는 지름길일 터. 먼저 A의 사례를 소개한다.

남의 떡이 커 보여 사창가 기웃거린 남자

"접대 술을 먹었지 뭐야. 그날따라 자정이 넘어가니 얼큰하고 기분 좋더라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즐겼다."

A의 말에 B, 갑자기 입을 헤~ 벌리며 "너도? 어떻게 질렀는데…" 하며 맞장구를 쳤다.

A : "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고 한 번 가자고 했어. 그랬더니 싫다는 사람이 없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재미삼아 사창가로 몰려갔지."
B : "호~ 이것 봐라. 괜히 룸에서 양주 마시고 2, 3차 가서 돈 많이 드는 것보다 몇 만원 하는 사창가가 백배 낫겠다. 그거 좋은 아이디언데."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왜 몰랐을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면서 한 번 이용하겠다나.

B : "나도 거기 한 번 가 봐야겠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A : "일인당 5만 원 주고, 네 명이서 즐겼지."

아예 작정을 했는지 장단이 척척 들어맞았다. 그들의 이야기가 대충 끝이 난 후 A에게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외도하는 남자의 뻔뻔함과 알 수 없는 세계

- 아내가 눈치 못 채던가?
"여자가 눈치 채면 그게 바람이고 외도인가? 몰래 피워야 바람이고 외도다. 집에 가면 각시는 자고 있으니 별 탈 없다. 다음 날도 취한 척 하면 그만이다."

아주 뻔뻔한 강심장이었다. 하기야 그렇지 않고 어찌 외도를 할까마는.

- 외도 후 아내에게 죄책감이 들지 않는가?
"죄책감? 좀 미안하긴 하다. 그런 마음까지 없으면 그게 어디 사람인가? 하지만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육신 즐기는 게 무슨 죈가."

- 앞으로도 외도를 계속 할 생각인가?
"어디 닳아지나? 그런다고 티가 나나? 세상을 즐기며 사는 게 인생의 맛 아닌가."

바람, 너에겐 장난, 나에겐 폭력.
 바람, 너에겐 장난, 나에겐 폭력.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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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에서 양주 마신 후 아가씨와 2, 3차 간 남자

A에 뒤질세라 B도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룸에서 양주 마시고 2, 3차를 갔는데 백만 원이 훌쩍 넘더라고. 양주 3병에 90만원. 맨 정신에 바로 갈 수 있어? 2차 후 3차 팁까지 더하니까 그리 돼대."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노래 가사가 생각났다. 허~ 없는 살림에 바람은 무슨 바람이람. 하지만 B는 신바람 내며 말을 이었다.

"3차를 가던 중 아가씨가 돈이 급하다는 거야. 들어보니 사정이 딱하대. 얼마가 부족하냐? 물었지. 그랬더니 꼭 갚겠다면서 100만 원이 필요하대. 바로 현금인출기에서 100만 원을 찾아 줬어."

A : "그 아가씨 뒤에 또 만나지 않았어? 100만원을 핑계로 계속 만났을 것 같은데…."
B : "그런 거 없어."

B는 웃음을 씩~ 날렸다. 백만 원까지 선뜻 쥐어준 걸 보면 몸이 달았다는 소리였다. 세상에 공짜란 있을 수 없는 법.

A : "그러지 말고, 뒤 이야기도 좀 해봐."
B : "연락은 왔는데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

그러면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러했다.

"한 번 준 거 애초에 받으려고 생각지도 않았어. 또 만났다간 물리기 십상이지. 요걸 잘 구분해야 뒤탈이 없어."

설마 이렇게까지 하리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단수였다. B에게 아내의 반응 등에 대해 물었다.

"눈 똑바로 보고, 바람 피운 적 있는지 말해"

- 남편의 외도를 아내는 아는가?
"알면 안 된다. 그게 바람과 외도의 기술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없을쏘냐. 그의 아내도 느낌이 있을 텐데 확증이 없어 가만있지 않을까, 싶었다.

- 지나가는 말로도 반응이 없었는가?
"한 번 있었다. 지나가는 투로 자기 눈을 똑바로 보고, 바람 피운 적 있는지 말하라고. 그 소릴 들으니 뜨끔했다. 그렇다고 각시 눈을 똑바로 볼 수도 없고 해서 안 그런 척 딴청을 부렸다. 그런 일 없다고 딱 잡아뗐다. 바람은 여자가 모르는 게 상책이다."

그래도 속이 있어 눈을 쳐다보진 못했다니 찔리긴 했나 보다.

- 평상시 외도하는 남편에 대한 아내 생각은 어땠는가?
"다른 여자하고 관계할 때 아이고 뭐고 이혼이라고, 잘라 버리겠다고 했다. 자기는 그런 꼴 못 본다고."

바람이나 외도로 인해 헤어지는 사람들을 익히 봐온 터라 고자질(?) 할 수도 없는 노릇. 그러니 바람피우는 남자 심리를 아는 것도 예방 방법 중 하나일 터.

그나저나 남자 세계, 참 알 수 없다. 바람피우고 외도하는 남자, 그 뻔뻔함의 끝은 어디일까?(착한 남자가 더 많으니 오해 마시길….)

생각해 보면, A와 B의 외도는 가족들이 몰라 망정이지 이를 알았다면 자칫 가정이 파괴되었을 게다. 또한 '남자가 바람 피울 수도 있다'는 이런 잘못된 인식은 성폭력 등 왜곡된 윤락 문화를 낳는다. 외도에 대해 세상의 매섭고 따가운 질책이 필요한 이유다.

인간 상품화는 폭력이며, 인권침해.
 인간 상품화는 폭력이며, 인권침해.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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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바람,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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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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