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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부도 중 특이한 형태의 부도. 화산대사사리탑이다.
 선암사 부도 중 특이한 형태의 부도. 화산대사사리탑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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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양으로 서있는 부도

선암사에는 부도전이 세 곳 있다. 선암사 들어오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나는 부도전은 최근에 입적하신 스님들을 모신 곳이다. 조금 더 걸어 들어오면 깔끔하게 단장된 선암사 대표 부도전이 나온다. 이곳에는 4마리 사자가 탑을 받치고 있는 '華山大師舍利塔'도 있다. 부도치고는 특이한 형태다.

퉁방울 눈이 부라리는 목장승 한 쌍도 만난다. 승선교, 강선루를 지나 선암사로 들어가지 않고 모퉁이로 돌아서면 산길에 숨어있는 서부도전을 만난다. 서부도전은 가장 오래되었지만 절집 뒤에 있다보니 단장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고 고풍스런 풍경을 만들어 준다.

선암사 목장승. 친근하고 익살스런 표정이다.
 선암사 목장승. 친근하고 익살스런 표정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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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서부도전
 선암사 서부도전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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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서 오솔길로 들어서면 돌담 울타리 위로 부도탑 머리들이 고개를 내민다. 부도전으로 들어서면 10여기 정도의 부도들이 모양도 제각각 모여 있다. 부도전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여러 가지 동물문양을 만난다.

호암당 부도 아래에는 사자와 거북이가 마주보고 있고, 또 다른 부도에는 꼬리가 길게 늘어진 사자도 있다. 향서당 부도에는 몸돌 머리 네 귀퉁이에 마치 사람처럼 큰 눈과 코를 세운 채 바라보는 귀면화 된 용머리 조각도 있다.

부도 네 귀를 장식하는 문양. 마치 사람 모습이다.
 부도 네 귀를 장식하는 문양. 마치 사람 모습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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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전 울타리 밖에 자연석으로 된 사리탑. ‘性允首座舍利塔’이라고 새겨 놓았다.
 부도전 울타리 밖에 자연석으로 된 사리탑. ‘性允首座舍利塔’이라고 새겨 놓았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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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전 울타리 밖에는 보통 부도 형태가 아닌 자연석에 '性允首座舍利塔'이라고 새긴 것도 있다. 이것도 부도라고 볼 수 있나? 이 사리탑의 주인은 18세기 불화를 그린 화원으로 스님이 아니기 때문에 울타리 밖에 부도탑 형태가 아닌 자연석에 모셨다고도 한다.

살아서는 화려한 그림만 그렸는데, 죽어서는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사리탑으로 남았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어 맨다. 자연석 부도로 남아야 하는 사연이 있는 돌로 남아서….

대승암 가는 길

선암사에는 암자가 4곳이 있다. 절집 뒤로 따라가면 만나는 운수암, 조계산 오르는 길에 만나는 대각암과 비로암, 오늘 찾아갈 대승암이다.

대승암 가는 길
 대승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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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암자 대승암.
 깊은 산 속 암자 대승암.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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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를 벗어나 대승암으로 향한다. 길이 넓다. 작은 차 한 대 다닐 정도다. 하늘을 가린 키 큰 나무들 사이로 길은 이어지고, 나무 아래는 산죽들이 싱그럽다. 호젓한 산길을 걸어간다. 자연스럽게 구불거리는 끝으로 절집이 보인다.

담도 없고 울타리도 없는데 대문은 크게 만들었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ㄷ'자 형태의 절집이 하나 있다. 단청도 없고 밋밋한 절집에 대승암(大乘庵)이라는 현판 하나 붙었다. 대승암은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제법 큰 규모의 암자였는데, 쇠락했다가 최근에 지은 요사채와 산신각이 전부인 아주 소박한 암자다.

대승암에 활짝 핀 매화
 대승암에 활짝 핀 매화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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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을 둘러본다. 스님은 출타중인지 인기척이 없다. 처마밑 기둥에는 '환귀본처(還歸本處)라는 글을 써 붙였다. 요사 옆으로 매화가 활짝 폈다. 매화향이 진하다. 봄비 사이로 배어나오는 향기에 취한다.

홍매화가 활짝 핀 금둔사

홍매화가 보고 싶다. 선암사를 나와 낙안으로 향한다. 상사호를 구불구불 따라간다. 이곳도 시내버스가 다니나보다. 버스정류장이 군데군데 있다. 정류장 바로 위로는 집이 한두 채. 외롭게 살아간다. 한적한 길을 30여분 달리니 오금재를 만나고 바로 아래 금둔사다.

입구를 들어서면 선암사에서 만났던 장승을 다시 만난다. 똑같이 생긴 장승이 왜 이곳에도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선암사 주지스님이셨던 지허스님이 지금의 금둔사를 복원했단다.

깊은 계곡 위로 걸쳐있는 홍교를 지나면 대웅전. 바로 옆으로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빗속에 반짝거리듯 피어있는 매화가 화사하다. 대웅전에 인사를 하고 뜰에 있는 싱싱한 청매도 본다. 몇 송이 피기 시작한 청매는 싱그럽다. 푸른빛이 뚝뚝 떨어질 듯 피어있는 매화. 너무나 다른 느낌이 나는 매화를 본다.

금둔사에 활짝 핀 홍매화.
 금둔사에 활짝 핀 홍매화.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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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피기 시작하는 금둔사 청매화
 하나 둘씩 피기 시작하는 금둔사 청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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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를 지나 옛 동림선원터로 오른다. 신라9산의 사자산문 동림선원터는 철감국사와 제자 징효대사가 수행한 곳이란다. 높다란 축대 위에 뭔가 있을까 하고 갔는데, 마른 잡초만 가득하다. 걸어가기도 힘들어서 되돌아 나온다. 한때 고승들이 불법을 쌓았던 곳에는 세월의 무게만 쌓여있다. 내려오면서 금둔사 보물인 삼층석탑과 석불비각도 본다.

덧붙이는 글 | 대승암은 선암사에서 왼편 길로 들어서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올라가면 나옵니다. 한적한 산길을 걷고 싶으면 한번 걸어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금둔사는 선암사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낙안읍성 바로 위 금전산 아래에 있습니다.



태그:#선암사, #대승암, #금둔사, #부도,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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