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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한강 위에는 많은 다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 다리이지 무표정하게 쌩쌩 달리는 차량들과 무심히 흐르는 강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저 삭막한 차도일 뿐이였지요. 그런데 작년 11월부터 한강 다리 위를 자전거 타고 혹은 걸어서 지나가기 좋아졌습니다. 바로 다리 위에 전망좋은 카페와 쉼터가 있기 때문이죠. 현재 광진교, 잠실대교, 한남대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등에 이런 곳이 있답니다(전망쉼터 안내 홈페이지 주소는 http://hangang.seoul.go.kr).

한쪽은 차량들이 지나가고 다른 한쪽은 한강의 풍경이 펼쳐지는 이채로운 전망쉼터가 양화대교 양방향으로 두 곳 있습니다.
 한쪽은 차량들이 지나가고 다른 한쪽은 한강의 풍경이 펼쳐지는 이채로운 전망쉼터가 양화대교 양방향으로 두 곳 있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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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함을 벗는 한강다리들

서울 영등포구와 마포구를 이어주며 저를 비롯한 많은 자전거족이 애용하는 양화대교 위에도 그런 전망좋은 쉼터가 있습니다. 그동안은 한강을 넘어가기 위한 길다란 콘크리트 통행로에 지나지 않았던 양화대교에 이런 쉼터가 생기니 삭막하게만 느껴지던 한강다리에 한결 정이 갑니다.

수도권 전철 2호선 당산역에서 양화대교 방향 한강둔치로 도보 10여분 거리에 앙증맞게 생긴 엘리베이터가 보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양화대교로 올라가기 위해 만든 것인데 전에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했던 곳으로 세상이 많이 편리해지고 있음을 실감하여 엘리베이터에 애마 자전거와 함께 타고 올라갑니다.

2호선 전철 당산역에서 한강둔치로 들어오면 양화대교로 올라가는 앙증맞은 엘리베이터가 나타납니다.
 2호선 전철 당산역에서 한강둔치로 들어오면 양화대교로 올라가는 앙증맞은 엘리베이터가 나타납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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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위에 편안하게 올라서서 다리 북단 방향인 마포구를 향해 달려갑니다. 해질녘 한강다리는 멀리서 보기엔 조명 불빛으로 멋있어 보일지 모르나, 오늘처럼 바람 부는 저녁이면 그 위를 달리는 자전거족들에게는 차들의 시끄러운 엔진소리와 함께 어둡고 황량한 느낌 밖에는 안 들지요.

그런 사막같은 건조함뿐인 한강 다리 위에 갑자기 따듯하고 환한 불빛이 보입니다. 산 속에서 민가를 만난 것마냥 노란 형광 불빛의 카페가 반갑고 집처럼 포근합니다. 하루 일과에 지친 사람이라면 카페 안에 들어가 의자나 쇼파에 편안히 앉아 차를 마시며 바깥 강변 경치를 즐겨도 좋겠습니다. 아니면 카페 밖에 바닥이 나무 데크로 되어있고 길다란 쇼파가 놓여져 있는 쉼터 겸 버스 정류장도 있으니 여기 앉아 한강을 바라보며 잠깐 쉬어가도 좋겠구요.

카페 옆에는 버스 정류장을 겸한 야외 쉼터가 있어 한강을 조망하며 잠시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카페 옆에는 버스 정류장을 겸한 야외 쉼터가 있어 한강을 조망하며 잠시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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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 작은 공간에 마련한 카페와 쉼터지만 조화로운 배치와 디자인이 찾아온 사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유리창을 크게 터서 사방의 전경이 눈앞에 보이니 더욱 그런 기분이 드는 것 같네요. 양화대교 양방향으로 하나씩 두 개의 전망쉼터가 있는데 똑같이 디자인을 하지 않고 조금 다른 컨셉트로 지은 것도 특색있습니다.

한강 다리를 따라 길쭉하게 만들어진 카페 안에 들어서니 벽면 한쪽의 동그란 창을 통해 한강이 보이고 다른 한쪽으로 차량들이 바쁘게 지나가는 것도 보입니다. 그런 벽면을 따라 의자와 쇼파가 놓여져 있으니 마치 편안한 기차에 타서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이곳에는 버스 정류장도 있습니다. 다리 위에 서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니 조금 이채롭네요. 차량의 주차는 안 되므로 양화대교 밑 한강 둔치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자전거야 전망쉼터 빈공간에 세워 놓으면 더욱 낭만적으로 보이지요.

어찌보면 한강위를 지나는 자전거족에게 가장 잘 맞는 곳 같기도 합니다. 야외 쉼터의 쇼파에 앉아 해질녘 한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가기 좋고, 카페의 벽이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의 도난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등 장점이 많네요.

한강다리를 따라 길쭉하게 지어진 아담한 카페안에 있으려니 마치 기차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한강다리를 따라 길쭉하게 지어진 아담한 카페안에 있으려니 마치 기차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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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전망쉼터 옆에는 산책하기 좋은 선유도 공원 입구가 이웃하고 있어서 더욱 좋네요.
 양화대교 전망쉼터 옆에는 산책하기 좋은 선유도 공원 입구가 이웃하고 있어서 더욱 좋네요.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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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강다리는 진화해야 한다

한강 전망도 좋고 사시사철 산책하기 좋은 선유도 공원이 전망쉼터와 가까이에 있어 더욱 좋습니다. 선유도 공원과 이 전망쉼터에 오기 위해 양화대교 위로 사람들이 점점 많이 보이니 반갑네요. 이러다보면 넓다란 차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좁기만한 인도도 넓어지겠지요. 대부분의 한강다리들처럼 양화대교도 인도에서 사람이 마주치면 서로 살짝 비켜가야할 정도로 좁으니 참 인도적이지 못한 인도길이죠.

한강 둔치길을 따라 방화대교 방면의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아직도 몇 개의 한강 다리들을 더 만들고 있더군요. 이제 차량들을 위한 교통용 다리만 짓지 말고 사람들을 위한 도보용 다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걸어서 한강위를 건너가는 다리. 얼마나 낭만적이고 멋있겠습니까!

한강위의 저 많은 다리들중에 도보 전용 다리가 생긴다면 참 낭만적이고 멋있겠습니다.
 한강위의 저 많은 다리들중에 도보 전용 다리가 생긴다면 참 낭만적이고 멋있겠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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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양화대교 전망쉼터는 2호선 전철 합정역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이며, 2호선 전철 당산역에서는 10분거리의 한강둔치에 양화대교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됩니다. 전화는 02)3667-7345



태그:#한강, #양화대교, #전망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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