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고난 지 엿새째인데 심해잠수장비도 설치되지 않았고 나흘째에야 크레인선이 요청됐는데,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대체 무슨 양심으로 초기 대응이 잘됐다고 말하는가."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초동대응이 잘됐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이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민간어선이 어군탐지기로 찾는 것을 최첨단 장비를 갖춘 군이 찾지 못한 상황에서 국방부와 대통령은 초기대응이 잘됐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는가."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

3월 31일 오후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연단에 오른 안규백(민주당), 김창수, 임영호, 박선영(이상 자유선진당), 이정희(민주노동당), 조승수(진보신당) 의원은 공통적으로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초동대처는 잘됐다"고 평가한 이명박 대통령과 군을 비난했다.

박선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만"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자료사진)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선영 의원은 천안함 수색에 동원된 해군 잠수대원들이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예산이 없어 200만 원짜리 '드라이수트'(건식 잠수복) 대신 30만 원짜리 '웻수트'(습식 잠수복)를 해주고 있고, 잠수대원이 140명인데 감압챔버가 1개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OECD국가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고 G20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나라, IT강국에, 원자력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예산 몇 푼 때문에 사랑스런 아들들과 특수요원들을 죽음의 골짜기로 몰아넣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하루 전 이 대통령의 백령도 현장방문에 대해 "과연 수색작업에 도움이 됐겠느냐"며 "청와대는 '대통령의 첫 백령도 방문'이라 홍보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문 시기에 대해 죄송스러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안보관련 장관회의를 4번이나 하면 뭘하나.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비서실장, 국정원장 이런 사람들이 둘러 앉아서 해군관계자 한 명 착석시키지 않고 사고 엿새째에 크레인 한대 현장에 동원하지 못한 이런 한심한 현실을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북한 개입설 최근 부각되는 이유 뭐냐"

조승수 의원은 지금까지 발표된 사고 발생 시각조차도 제각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금 국민들은 내용 없는 정부 발표보다 민간 전문가와 떠도는 추측에 더 많은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국방·안보 상의 이류로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지키면서 정보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정부는 북한 함정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고 사고 해역에 접근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 최근엔 북한이 어떤 짓을 해놓고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는 등 북한의 개입 가능성도 강하게 언급하고 있다"며 "주한미군도 북의 개입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데 한·미간 판단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점과 관련해선 임영호 의원도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정보를 차단하면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대통령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지만 공개된 자료는 단편적인 것 뿐이고, 사고 생존자와 부상자를 사회와 격리시키고 있다"며 "무엇이 두려워서 그러느냐. 사실을 왜곡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2일 긴급현안질의 예정...군소정당 배제, '수박 겉핧기' 우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긴급 현안질의 등 야당의 요구를 당초 거부했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긴급 현안질의 등 야당의 요구를 당초 거부했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날 본회의에서는 성범죄자 처벌 및 관리 강화와 관련된 법안이 처리됐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과 5분자유발언을 신청해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과 사고수습 과정을 비판하면서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아침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의에 따라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국회의 진상규명 활동은 다음달 2일 본회의 긴급현안보고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의원 7명(한나라당 3명, 민주당 3명, 비교섭단체 중 1명)이 각각 15분씩만 질의하도록 한정돼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군소정당 및 무소속 의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아 반발을 사고 있다.


태그:#천안함, #국회, #박영선, #이정희, #임영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