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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네
함박눈인 양 날리네 깔리네
 
꽃이 달빛에 졸고
봄달이 꽃 속에 졸고
꿈결 같은데
별은 꽃과 더불어
아슬아슬한 모하수 만리 꽃사이로 흐르네
 
꽃이 지네 꽃이 지네
뉘 사랑의 이별인가
이 밤에 남 몰래 떠나가는가
 <답수귀>중-'한하운'
 
 
'봄을 알리는 전령사'. 주변을 온통 환하게 만드는 벚꽃은 대표적인 봄꽃 중 하나다. 부산의 동래 온천은 따뜻한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봄에는 동래 벚꽃이 더 유명하다. 정말 한하운 시인의 시구처럼 동래 온천 벚꽃 속에는 봄달이 졸고 있는 듯 하다.
 
동래는 천년의 역사가 호흡하는 고장이다. 그 옛날은 부산의 중심지. 그 오랜 세월만큼 벚꽃나무들의 수령도 오래 되어, 그 깊은 뿌리가 피우는 벚꽃 장관은, 벚꽃만 구경하러 동래 온천와도 여행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옛날부터 유명한 벚꽃…. 
 
 
사실 예년보다 부산의 벚꽃이 늦게 피고 있다. 동래 온천 벚꽃 가로수들은 따뜻한 온천의 땅 기운 탓일까. 어느 동네보다 일찍 만개한 것이다. 차창 밖으로 눈처럼 환하게 핀 가로수 벚꽃 구경, 스쳐 지나는 게 너무 아쉬워 퇴근길에 무작정 버스에서 내렸다.
 
 
어제 내린 봄비로 꽃잎이 떨어져 쌓인 온천천변의 예쁜 오솔길 하나도 만날 수 있었다. 온천변의 벚꽃 가로수 길을 걷다보니, 벚꽃나무 사이로 하늘이 흐르고 하얀 뭉게 구름이 흘러간다.
 

 

 
벚꽃의 어원은 스미듯 번져나가는 버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벚꽃은 원래 산벚꽃이고, 연초록 봄산에 벚꽃은 마치 분홍 물감을 찍어 놓은 듯 하다. 벚꽃은 개나리와 철쭉꽃처럼 꽃이 함께 피는 나무꽃이다.
 
 
부산은 가로수가 대개 벚꽃이다. 동래 온천 벚꽃도 유명하지만, 해운대 달맞이길의 벚꽃 구경도 명품이다. 그러나 지난 겨울 유독 매서운 해풍에 시달려서인지 작년만 해도 만개했던 벚꽃이 만개하려면 일주일은 기다려야 할 것같다.

부산은 아파트 주변의 조경수로 대부분 벚꽃을 심어서, 아파트 단지 내 벚꽃 축제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에 있는 남천 아파트 벚꽃 축제는 동래 벚꽃 축제와 부산 벚꽃 축제의 명성을 높혀 준다 하겠다. 
 

 

벚꽃 나무는 속설에 의하면 실학자 홍양호가 일본 통신사로 가는 조엄에게 부탁하여 일본 벚꽃의 묘목을 얻어다가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주도나 남해 섬의 벚꽃나무 고목의 경우는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설도 있다. 이런 설을 두고 보면 벚꽃을 두고 일본 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다. 사람들이 벚꽃에 어떤 의미를 주든 벚꽃은 벚꽃이다.

 
 

나무 중 가장 사랑스러운 벚나무
지금 가지 따라 만발한 꽃을 걸치고
부활절을 맞아 흰 옷을 입고서
수풀 속 승마 길 옆에 늘어서 있네.
활짝 핀 꽃 보기에
50개의 봄도 너무 적으니
수풀 있는 곳으로 나는 가야지
눈처럼 피어 있는 벚꽃을 보러.
<나무 중 가장 사랑스런>-'A.E. 하우스먼>
 

 


태그:#벚꽃, #가로수, #동래, #온천장,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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