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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해안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참가자 단체사진 참가자들이 해안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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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 황토갯벌 용산마을 영농조합' 주민들과 '생태지평연구소'는 3월 21일부터 4월 2일까지 제주도에 '생태관광 및 주민참여형 마을 만들기 사례 답사'를 다녀왔다. 이 행사의 목적은 무안의 갯벌을 보전하고 동시에 살기 좋은 용산마을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와 배움을 얻는 것이다. 이 글은 이전 글 "제주도의 '살기 좋은 생태마을 만들기'를 배운다"에 이어지는 글이다.... 기자 주

4월 1일 둘째날 오후에 도착한 곳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에 위치한 '용왕난드르 마을'이다. 마을의 이름은 마을을 품고 있는 '군산'을 동해 용왕 아들이 만들었고,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드르)이라 하여 '용왕난드르마을'(이하 마을)이라고 한다.

마을에는 240여호의 560여명이 농산물로는 마늘과 감귤을 재배하며, 바다에서는 소라, 전복 등을 잡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 역시 환경 친화적인 농촌전통테마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마을 만들기의 핵심 주체인 용왕난드르 영농조합 이권홍 의원장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용왕난드르마을 향토음식점 및 향토음식 체험장 전경
▲ 향토음식점 용왕난드르마을 향토음식점 및 향토음식 체험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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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용왕난드르 영농조합 이권홍 위원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 강연 듣는 참가자들 참가자들이 용왕난드르 영농조합 이권홍 위원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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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 위원장에 의하면 마을의 주요 사업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향토음식점 및 민박의 운영이다. 용왕난드르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은 다른 마을들과 비교해 봤을 때 종류도 다양했으며, 내용 또한 탄탄했다. 마을에 오면 테우(제주 특유의 뗏목 배) 낚시, 소라잡기 체험 등의 바다생태체험, 마늘꿀탕 만들기, 마늘장아찌 가공 등의 농사체험, 감물염색, 소라양초 만들기, 감귤비누 만들기 등의 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도시인과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작지만 중요한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지금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도시에서 살아가며 자연과 함께 뛰어 노는 경험을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러한 체험들은 소중하다. 동시에 이는 마을 주민들에게는 활기찬 마을 분위기의 형성과 소득 보전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점차 젊은 사람들이 줄어드는 농어촌 마을에 활기와 소득 보전은 공동체의 재생산에 필수적인 것이다.

양초 등의 공예품 만들기 체험
▲ 공예품 양초 등의 공예품 만들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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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소라젓갈과 마늘꿀탕 만들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 소라젓갈과 마늘꿀탕 만들기 체험 ▲ 참가자들이 소라젓갈과 마늘꿀탕 만들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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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요한 사업은 향토음식점과 민박의 운영이다. 음식점의 중요한 메뉴는 '보말수제비'와 '마늘강된장 비빔밥'이었다. 보말수제비는 마을 앞바다에서 나는 보말(아주 작은 고둥류)과 미역이 듬뿍 담긴 수제비이다. 마늘강된장 비빔밥은 마을의 중요생산물인 마늘과 보말을 된장에 섞어 만든 강된장으로 비벼 먹는 비빔밥이다.

이러한 메뉴는 올레꾼들과 체험장을 찾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도 주민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고 한다. 향토음식점의 경우 2009년 한 해만 10,4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또한 민박은 영농조합 소속의 주민들이 10호를 운영하고 있으며, 체험이나 관광하러 온 사람들을 돌아가며 묵게 한다고 한다. 민박의 수익금은 영농조합과 해당 주민이 나눠 갖게 된다.

향토음식점과 민박은 마을의 특산물과 그것을 이용한 체험 및 관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향토음식점은 방문자들에게 마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효과를 가지며 다른 관광자원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음식점 건물의 2층이 몇 가지 체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 건물은 마을 만들기의 핵심거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식점은 영농조합 주민들에 의해 공동으로 운영된다.

용왕난드르마을의 향토음식점의 보말수제비와, 마늘강된장 비빔밥
▲ 보말수제비와 마늘강된장비빔밥 용왕난드르마을의 향토음식점의 보말수제비와, 마늘강된장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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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난드르 영농조합원이 운영하는 한 민박집 전경
▲ 민박집 용왕난드르 영농조합원이 운영하는 한 민박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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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이러한 자원들을 바탕으로 2005~2008년 기간 동안 여름 이벤트 3회 개최로 5820명, 소비자 농장체험 18회로 2만780명이 참가하는 등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이러한 호응을 바탕으로 2007년 전국 농촌전통테마마을 분야 "우수" 마을로 선정되었고, 환경친화형 농촌주거모델 "우수" 농가로 선정되었다. 위원장에 의하면 사업 이후 도시민들과의 교류 증대로 인해 마을에 활기가 생겼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음식점의 수익 외에도 2009년 한 해에 농산물 판매 1,900여만 원, 민박 및 체험 4,5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는 성공적인 성과이다.

제주도 특유의 돌담이 돋보이는 용왕난드르마을의 길
▲ 마을길 제주도 특유의 돌담이 돋보이는 용왕난드르마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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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과를 거둔 이면에는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의지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영농조합의 끊임없는 노력이 숨어 있다.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지원 또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권홍 위원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의지를 가진 주민들의 교육이 중요함을 지적했다. 용산마을 주민들이 용왕난드르마을에 배우러 온 것처럼, 용왕난드르마을 주민들 또한 끊임없이 함께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들의 지향점이 단순히 주민들의 '소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살고 싶고 찾아오고 싶은' 친환경적인 마을 육성이라는 점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이권홍 위원장에 따르면 영농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 만들기의 과정에서 주민들 간에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소득'만이 우선시 될 때 이러한 갈등은 해결될 수 없으며, 마을 만들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영농조합의 미래지향적인 지향점에 기반하여 끊임없는 논의를 통해 합심하고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용왕난드르마을 역시 동백마을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미래지향적 가치와 주민들의 소득 보전의 조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특히 소득 보전의 경우에는 일단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며, 전망 또한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연을 들은 참가자들 또한 마늘꿀탕과 소라젓갈 만들기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이러한 체험들은 주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라남도 무안 용산마을에서 새롭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 대안 모델의 성과는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는 것이다.

다음날 참가자들은 '가파도'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가파도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속한 섬으로써 제주도와 최남단의 마라도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로 겨울철에는 보리, 여름철에는 고구마를 재배한다. 때마침 가파도에서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 '바닷물결과 청보리물결이 어우러지는 섬'이라는 모토로 '제2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를 개최하고 있었다. 18만 평에 이르는 청보리밭은 가파도의 명물이다. 마라도는 최남단으로 유명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지만 가파도를 찾는 사람은 드물었다고 한다. 가파도 주민들은 이에 청보리라는 자원을 내세워 가파도를 알리려고 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섬을 가로질러 넓은 청보리밭을 거닐었다. 넓게 펼쳐진 청보리밭과 제주도 특유의 돌담, 그리고 가파도 특유의 고인돌과 저너머에 보이는 바다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바다 건너 어렴풋이 보이는 제주도는 또 다른 묘미였다. 도착했던 항구의 반대쪽 항구에 있는 음식점은 해녀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것인지 '장사'에는 미숙한 듯 보였지만, 활기차게 손님을 맞아 음식을 바삐 내오는 모습이 가파도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청보리밭 너머 바닷가와 제주도가 보인다.
▲ 가파도의 청보리밭 청보리밭 너머 바닷가와 제주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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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의 김동욱 이장은 한 인터뷰에서 가파도를 차가 8대밖에 없는 "슬로우 시티"로 칭하며, 다른 섬들과는 달리 개발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의 순수함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개발과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것이 아닌 생태마을을 만들어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다면 그것은 과도한 해석일까? 용왕난드르마을과 가파도가 지향하는 미래가 용산마을의 미래,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미래가 되길 기대해본다. '생태적인 친환경 도시·마을의 재구성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생태사회'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생태지평연구소 홈페이지(ecoin.or.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용왕난드르마을, #제주도, #생태지평연구소, #생태,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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