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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연화리, 아름다운 섬(죽도)가 있어 예로부터 풍광이 뛰어난 기장 8경의 2경
 포구, 연화리, 아름다운 섬(죽도)가 있어 예로부터 풍광이 뛰어난 기장 8경의 2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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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남부 해안의 포구여행 길은 해운대역에서 시작해서 송정 해수욕장에 닿아 다시 공수마을을 지난다. 이 길의 이름은 '기장해안도로'. 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10분 가량), 눈길을 잡아끄는 '연화리 마을'이란 큰 글씨의 이정표를 만난다.

기장군 8경의 2경 연화리 죽도

이 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을 따라 진입하면, 푸른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섬(죽도) 하나가 길 위의 나그네 가슴에 선물처럼 안겨온다. 연화리에 당도한 일행들은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의 절경에 매혹되어 약간 넋이 나간 표정들이다.

연화리 바다 가운데 떠있는 유일한 섬(죽도)이라 기장 8경의 2경에 해당한다.
 연화리 바다 가운데 떠있는 유일한 섬(죽도)이라 기장 8경의 2경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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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기장읍에 소재하는 연화리 마을은 기장8경의 하나다. 오래 전부터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아주 먼 옛날, 시랑이라는 벼슬을 가진 다섯 명이 기장에 와서 유배 생활을 하는데 거의 날마다 이곳에 찾아와 이곳에 시를 짓고 술과 가무를 즐긴데서, '오랑대'라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연화리 마을, 붕장어 마을

연화리는 풍광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관광명소가 된 것은 연화리 고장이 아니면 도저히 맛볼 수 없는 '붕장어 먹거리맛' 때문이라고 하겠다. 연화리의 붕장어 먹거리는 근처 칠암마을와 함께 유명하다. 이곳 해안의 대부분 횟집들은 거의 붕장어를 재료로 한 붕장어 전문 음식점 간판을 달고 있다. 

연화리 등대
 연화리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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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온 일행들은 아침식사를 든든히 먹고 출발했음에도 모두 눈치가 그 유명한 연화리 붕장어회맛을 보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표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행 중 누군가 성큼 붕장어 전문 식당으로 성큼 들어갔고 이어 모두 우르르 식당 안에 따라 들어갔다.

붕장어회를 장만하는 시간 동안 사진을 몇장 찍고 돌아오니 붕장어회는 이미 한 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식당 주인은 붕장어 회맛도 보지 못한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아이고... 손님요. 우리 연화리 붕장어 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기라에..."

연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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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이제 남성만의 것이 아닌 여성 어부들의 것...
 바다는 이제 남성만의 것이 아닌 여성 어부들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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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 식당 안주인의 말을 빌리면, 연화리 붕장어회는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아 회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일단 맛을 보고 나면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붕장어 회를 즐기려면 초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으면 고유의 맛이 나지 않는단다. 이곳에서 나온 붕장어회는 모두 자연산이라고 식당 안주인은 매우 강조한다. 그런데 붕장어회 한점도 시식하지 못해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다. 언제 시간 내서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연화리 붕장어'맛, 그 붕장어 맛을 보기 위해 꼭 찾아야겠다....

기장군 12경의 하나 연화리(죽도)
 기장군 12경의 하나 연화리(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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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기슭에 서면/ 포말치는 파도는 밀려와/ 얼굴이며 머리털을 적시었다.
낙일은 빨갛게 연연히 불길을 서쪽에 태우고/ 바람은 무섭게 소리쳤다.
떠들썩하던 바다 갈매기들은 육지로 달아났다.
나는 소리 질렀다./ 아아 나의 생명은 괴로움에 가득 차 있다.
쉴 새 없이 일하여 이런 거친 광야에서 누가 과실이며 황금색 쌀알을 주워 볼 수 있으라?
내 그물은 여기저기 찢겨 구멍투성이지만/그래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기다렸다./그때 보라 홀연한 아름다움을
내가 괴로와하던 과거/ 세상 검은 물속에서/ 희디흰 손이며 발이 은색으로 반짝이며
올라오는 것을 찾아 냈다.
- <신생> O. F.O.W. 와일드

연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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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리
 연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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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리에서는 붕장어축제가 해마다 열리는데 이번에는 연화리에서 열지 않고 근처 칠암 마을에서 개최한다고 한다. 연화리는 근처 공수마을에서 길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의 마을로, 근처에는 절경의 용궁사와 시랑대, 그리고 연화리 오랑대와 함께 기장군의 최고의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동해 남부 해안 제일 명승지 연화리의 죽도(섬)과 오랑대가 있는 이 포구의 등대들도 다른 어촌에서 보기 드문 예술품처럼 다가왔다.

아름다운 포구
 아름다운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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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세상의 더러움과 상처를 씻는 정화의 공간이고, 새롭게 늘 태어나는 신생의 공간이라면, 풍경이 아름다운 연화리 마을은 작은 포구지만 넓은 바다를 품은 어머니와 같은 포구였다.  

아름다운 연화리 해안
 아름다운 연화리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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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17일 다녔왔습니다.



태그:#연화리, #포구, #오랑대, #유배, #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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