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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의 중고등학생들에게 '프리패스 안성점' 사장님을 아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안다고 대답한다. 이유가 뭘까.

 

5년 전부터 '교복 공동구매 업체'로 나서다

 

5년 전, 안성의 초등학교 졸업생 자녀를 둔 주부 50여명이 중학교 교복 공동구매를 위해 교복업체 선정에 나섰다. 그들이 선정한 교복업체와 교복점이 바로 여기였다. 이렇게 해서 5년 동안 안성시의 다수 중학교 교복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해왔다. 올해부터는 안성시 소재 고등학교 8개교도 이에 동참했다. 이젠 명실상부한 안성의 교복 공동구매의 메카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러다 보니 안성의 웬만한 중고등 학교 학생들은 이 가게를 들르게 된다. 물론 학부형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겨울엔 동복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여기를 다녀갔고, 요즘 (4월말부터 6월까지)은 하복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다녀가고 있다.

 

안성 시내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야, 프리패스 사장님이다"라며 아는 척 해오는 학생들이 있다. 그럴 때면 홍성복 사장은 미안하다. 자신은 그 아이들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흡사 연예인들이 팬의 얼굴을 다 모르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30년 가업, 아들이 함께 하기로

 

이 가게가 유명한 이유는 또 있다. 작년부터 가정기업이 되었다. 홍성복 사장의 아들 김영규씨가 부모님의 가업을 잇기 위해 교복점에 합류했다. 그럼 남편은? 사실 남편 김기수 사장이 이 가게의 원조다. 30년 전부터 양복 맞춤을 해오다가 하향세가 되는 바람에 돌파구로 맞춤 교복점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집은 남편은 맞춤형 서비스 담당, 아내는 판매 담당, 아들은 물량 정리 담당이다. 세 명 모두가 사장이고, 세 명 모두가 직원이다.

 

이러다보니 이 집만의 장점이 있다. 교복을 사면 학생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기수 사장의 양복 맞춤 30년 기술로 단박에 맞춤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웬만한 교복 또한 A/S가 가능하다.

 

안성 사람들에게 이 집에 왜 가느냐고 물으면 "가격 저렴하고, 품질 좋고, 사후 서비스 잘되고"다. 3박자가 잘 맞아 돌아가는 집이다.

 

30년 전 풍속, 지금은 이렇게 달라져

 

거기다가 남편 김기수 사장의 30년 맞춤 경력은 이 집만의 자랑이다.

 

교복은 8만원 할 때부터 시작했다. 당시 물가대비해서 교복 값이 아주 비싸다보니 교복 물려주기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교복 값이 물가대비해서 저렴해진 데다 '공동구매' 형식으로 사다보니 웬만하면 교복은 구입해서 입는 편이란다. 현재 25만 원 가량 하는 동복인 경우 12만 원 정도의 '공동구매가'이니 할 말 다했다.

 

옛날엔 교복도 유명브랜드를 선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품질 면에선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대를 선호할 뿐이다. 그래서 이 시대에 '공동구매'라는 형식이 주부들에게 '어필'될  수 있었던 게다.

 

또한 30여년 맞춤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이 있다. 과거에 다른 옷들은 간혹 맞춤복을 안 찾아 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교복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왜냐하면 교복은 학교에서 당장 입어야 하니까.

 

"교복 '공동구매' 형식으로 팔면, 남는 게 별로 없지 않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성복 사장은 "그래도 사람 많이 오니까 좋죠. 그리고 가게를 널리 알리고, 이미지 좋아져서 좋고"란다. 원래부터 '사람 사는 집엔 모름지기 사람이 많이 들락날락 하는 게 좋다'는 마음으로 살았다는 강 사장. 그러면 그렇지 '교복 공동구매' 판매 아무나 할까.


태그:#교복 공동구매, #교복, #프리패스, #프리패스 안성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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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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