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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성민복지관 지하 강당에서 학교 밖 청소녀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경제적 자립을 돕는 '노원 늘푸른 자립학교'의 개교식이 열렸다.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와 사단 교육법인 '청소년내길찾기'가 공동으로 설립한 늘푸른 자립학교는 가출이나 성매매 피해 등으로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녀들의 자기탐색과 검정고시 학습을 지원하고, 직업탐색과 체험과정을 운영하여 이들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단기 자립형 대안학교다.

 

서울시는 작년 9월 마포에 늘푸른 자립학교 1호를 설립, 올해 2월 18명의 1기 졸업자를 배출했다. 마포 1호 학생들의 96%가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대안학교가 부족한 노원에 2호를 개교, 서울 북부지역 청소녀들의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노원 늘푸른 자립학교는 6월부터 현재까지 13명이 입학했고 앞으로도 수시 지원을 받는다.

 

개교식에는 윤혜린 늘푸른여성지원센터장과 이미화 늘푸른 자립학교장, 윤준병 서울시 가족보건기획관 등 학교 설립에 관여한 각 단체장들이 참석했고, 1기 자립학교 학생들과 '꿈틀' 대안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아이들이 잠재력 발견해 자기 삶 찾을 수 있기를"

 

이미화 늘푸른 자립학교장은 환영사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성장과 복지제도 마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교육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학교 밖 소녀들은 심각한 기회의 상실과 되돌리기 어려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장은 "늘푸른 자립학교는 민관협력의 한 장으로서, 어려움에 노출된 10대 소녀들을 위한 학교"이며 "이 곳에서 소녀들이 스스로 잠재력을 발견하고 삶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격려사에서 "우리는 '위기의 청소년'이라는 표현을 잘 쓰는데, 이는 앞선 세대의 잘못을 우리 아이들에게 미루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김 노원구청장은 "여기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도 국영수 성적만이 아닌 다양한 잠재능력이 있다. 그러한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앞선 세대의 도리이며 이 자립학교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푸른 자립학교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조언자 '드림멘토' 수여식이 있었다. 드림멘토에는 박경림 방송인과 김상임 CJ푸드빌 상무, 최창규 SK네트워크 사업전략팀장, 오석근 사진작가 등 7명이 위촉됐다. CJ푸드빌과 SK네트워크는 늘푸른 자립학교 학생들의 직업교육과 인턴십 등을 도울 예정이다.

 

박경림씨는 "서울시에서 늘푸른 자립학교 일을 제안 받고 나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모두 다르겠지만 한번씩은 '왜 내가 속한 환경만 이러지'하고 생각할 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나중에 여러분들을 더 크게 만들 것임을 믿는다"며 "이 목소리를 하고도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저를 보십시오. 별밤지기가 꿈이었던 제가 별밤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분들도 꿈을 이룰 수 있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자립학교 온 뒤 하고 싶은 일도 찾고 검정고시도 합격"

 

허소원 마포 늘푸른 자립학교 1기 동창회장도 "자립학교에 오기 전에는 하는 일도 없이 집에서 시간만 보내면서 지나다가 자립학교에 와서 하고 싶은 일도 찾았고 검정고시도 합격했다"며 "앞으로 학교에 다닐 친구들도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를 소개하는 짧은 영상과 청소년내길찾기 소속 '꿈틀' 대안학교 학생들의 악기연주, 합창 등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자립학교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비행기로 접어 무대 위에 날리는 것으로 개교식은 끝이 났다.

 

개교식이 끝난 뒤 백경호 청소년내길찾기 이사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식의 대안교육이 더 많이 생겨나도록 앞으로 잘 해야지요"라고 말했다.

 

박경림씨는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연예인이라고 얼굴 한번 내비치고 가는 게 아니라, 앞으로 여기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얘기하려고 한다. 언니 같은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한편 개교식에 참가한 노원 늘푸른 자립학교 친구들은 이번 행사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기자가 꿈이라는 고현주양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앞으로 학교에서 보컬 체험을 받으러 가는 데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늘푸른 자립학교, #대안학교, #자립학교, #노원, #늘푸른여성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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