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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새 노조 조합원들이 공정방송 사수와 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새 노조 조합원들이 공정방송 사수와 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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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홍소연, 정세진(왼쪽부터), 이광용(오른쪽 첫번째) 아나운서와 새 노조 조합원들이 엄경철 KBS본부 위원장의 파업 투쟁사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KBS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은 KBS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홍소연, 정세진(왼쪽부터), 이광용(오른쪽 첫번째) 아나운서와 새 노조 조합원들이 엄경철 KBS본부 위원장의 파업 투쟁사를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이날 KBS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은 KBS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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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밥그릇 싸움이라고 말하시는데, 밥그릇 싸움이 맞습니다."

15일 오후 3시경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이른바 '개념 광장'에 빼곡히 모여 앉은 500여명의 KBS 새 노조 조합원들의 시선이 마이크를 잡은 전라북도지부 손수희(35기 PD) 조합원을 향해 집중됐다. 

잠시 뜸을 들이던 손수희 조합원은 "다만, 큰 밥그릇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밥을 좀 더 떳떳하게 먹기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고, 조합원들은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역국에서 참석한 조합원들의 의미심장한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3차 총력투쟁 전국조합원종회'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KBS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파업"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엄경철 KBS본부 위원장이 파업 투쟁사를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 조합원 총회'에서 엄경철 KBS본부 위원장이 파업 투쟁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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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새 노조 조합원들이 '전국 조합원 총회'를 하자 KBS 청원경찰들이 조합원들을 둘러싼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KBS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이 파업 동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상협, 김태규, 오태훈 아나운서(왼쪽부터)가 총회에 참석해 북을 두드리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새 노조 조합원들이 '전국 조합원 총회'를 하자 KBS 청원경찰들이 조합원들을 둘러싼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KBS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이 파업 동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상협, 김태규, 오태훈 아나운서(왼쪽부터)가 총회에 참석해 북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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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노조의 파업투쟁이 장기화 되고 있지만 새 노조원들의 참여와 열기는 더해가고 있다. KBS 새 노조는 이날 0시를 기해 2단계 총력파업투쟁에 돌입했고, 특히 아나운서국과 라디오국 조합원들까지 전면 파업에 동참하고 나섰다.

엄경철 전국언론조동조합 KBS본부 위원장은 "3차 전국 조합원 총회지만 쌩쌩하고 열정적인 모습에 행복하다. 30차까지 할까요?"라며 총회 시작을 활기차게 열었다. 이어 그는 "파업시작 때 최전선에서 신호탄을 터트린 드라마·예능PD 뿐만 아니라 이제 아나운서와 라디오국 조합원들도 전면파업에 동참했다"며 "KBS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파업"이라고 밝혔다.

또 엄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단단한 벽이었던 KBS에 이제 균열과 틈이 생겨 우리의 공간이 생기고 있다"며 "언제까지 갈까 고민도 되겠지만 자신을 믿고 끝까지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총회에는 1980년 합동통신(현 연합뉴스) 근무 중 광주민중항쟁 보도와 관련해 제작거부운동을 펼치다가 강제해직을 당한 고승우 박사가 참석해 조합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그는 "공영방송은 정치권력과 자본에서 독립하고, 시청자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하는데, KBS는 180도 뒤집어져 있다"며 "KBS 사장은 시청자와 국민보다 청와대를 위한 방송을 위해 노심초사한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사찰과 블랙리스트는 독재정권이 언론을 탄압하고 지배하기 위해 휘두르는 두 가지 무기"라며 "아주 추악하고 괴물같은 언론장악의 망령들이 되살아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영방송을 배척하고 외면하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부당한 정권과 함께 불행한 말로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KBS 파업 현장을 찾아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KBS 파업 현장을 찾아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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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후배 언론인들에게 "언론자유는 주어지는 것이긴 하나 완결을 위해서는 현장의 언론인들이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언론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인 고 박사의 발언을 경청했다.

이어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나섰다. 우 교수는 "요즘 시민들이 '공중파는 막히고 광장은 닫혔다'면서 내 강연을 찾아와 강연장이 꽉 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 때는 언론사 기고 등 글을 썼을 때 딱 한번 문장을 고쳐달라고 요청이 왔었는데 이번 MB정부 들어서는 그런 요청이 많다"며 "그 때는 언론자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기 검열에는 외부검열과 자기검열이 있다"며 "두 가지 검열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 있었겠지만 검열 앞에서 우리의 권한을 정당하게 발휘해서 훗날 국민들이 KBS를 국민의 방송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우리는 지는 법이 없다"고 말하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쪽팔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이날 총회에서는 성상엽 강원도지부 조합원을 KBS 새 노조 초대 지역협의회 회장으로 선출했다. 성 회장은 "이번 파업이 쪽팔려서 나섰다고 생각하는데, 지역 KBS인들은 쪽팔림이 한 가지 더 있다"며 "지역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방송을 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쪽팔리지 않기 위해 조금씩 노력해 고쳐가겠다"며 "지역국의 존재이유와 역할을 고민하고 앞으로 작지만 크기도 한 싸움에 관심과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전남지부 김희수 조합원(23기 PD)은 "파업을 시작하자마자 민주주의를 위한 떳떳한 공영방송인으로 자리 잡기 위해 망월동 묘역을 먼저 찾았다"며 파업의지를 내보였다. 또 그는 "머리에서 가슴, 가슴에서 발로 가는 두 가지 여행이 있다"며 "머리에서 많이 고민해서 가슴까지 왔고, 가슴에서 많이 무르익었으니 이제 발로 뛰며 실천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가 시작되기 직전 KBS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방문한 인천대, 인하대, 인천교육대 등 인천교육대책위원회 대학생 100여 명이 출입을 저지하는 KBS 사측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학생들은 KBS 정문 안쪽에 잠시 자리를 잡았고, 심인보 조합원(보도국 기자)은 "KBS의 주인은 국민인데, 국민이 자기 집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KBS의 현실"이라며 사측을 대신해 사과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인천지역 지역 대학생들이 파업 현장을 지지방문하자 사측의 청원경찰들이 봉쇄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 파업 보름째인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인천지역 지역 대학생들이 파업 현장을 지지방문하자 사측의 청원경찰들이 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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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KBS, #KBS 새 노조, #KBS 파업, #엄경철 위원장,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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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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