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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오키나와현을 방문, 답사 2일째 오전에 우리는 하에바루문화센터와 육군병원동굴을 갔다. 먼저 하에바루문화센터에서 전쟁 당시의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상과 전쟁 유품들을 견학하였다.

문화센터 현관에 들어서니 먼저 눈에 띈 것은 충혼탑이다.

 

이 충혼탑을 누가 세웠을까? 전쟁이 끝난 후 다른 곳에 세워졌던 것을 이곳 문화센터로 옮겨온 것 같다. 잘 보자. 일본군을 상징하는 별표 밑에 '忠魂塔'이라고 새겨져 있다. 아마도 오키나와 사람들의 작품은 아니다. 일본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들 조상의 희생이 천황을 위한 충성이라고 여기고 세운 듯하다.

 

일본군 위안소 배치도가 눈에 들어온다. 조선의 어린 처녀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러나 오키나와 현지에 와서 실제 일본군 위안소가 존재하였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전쟁 당시의 잔해가 보인다. 구멍 뚫린 철모와 탄피, 그리고 부상병을 치료하였던 주사기며 약병들이다.

 

 

이곳 하에바루문화센터는 오키나와전 당시 육군병원동굴에 보낼 음식을 만들던 곳이란다. 이곳에서 음식을 준비하여 언덕 넘어 육군병원동굴로 운반하였다. 여기서 보낸 음식은 주로 일본군 간부들의 것이고, 병원동굴에서 치료받는 부상병들은 현지에서 간단히, 아주 간단한 음식만 준비했다고 한다.

 

자, 이제 육군병원동굴로 가볼 참이다. 이 병원동굴은 천연동굴이 아니다. 사람 손으로 만든 동굴이다. 이 작업에 동원된 대부분 사람들은 오키나와 현지 주민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선에서 징용당해 여기까지 와서 강제노역을 하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 있다.

 

전쟁이 끝나고 폭격으로 입구가 막혀버린 동굴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풍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지금은 아크릴로 보호하고 있었다.

 

동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동굴 내부에는 빛이 없다. 반드시 손전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 안전을 위해서 안전모 착용은 필수이다. 손전등은 빌리는데 유료이고, 안전모는 무료이다.

 

이제 정말 동굴로 들어갈 참이다.

 

동굴에 들어서자 손전등이 아니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입구에 의약품이 보인다.

 

손전등 불빛이 있다고는 하나 더 이상 사진을 찍기가 어려울 정도의 어둠이다. 그냥 안내인의 설명을 듣는다.

 

동굴에는 수술장, 의약품 보관소, 병상 등이 있다. 동굴의 크기는 서서 겨우 걸어갈 정도이다. 일행 중 185센티미터의 장신이 있었는데, 답사 내내 허리를 펴지 못하였다. 병상은 2단 목침대로 되어 있다. 처음 부상자가 적을 때 사용되었다. 나중에는 그저 맨 바닥에 방치되다시피하였다고 한다. 마취약이 없어서 동원된 어린 여학생들이 붙들고 자르고, 째고하였단다.

 

전세가 험악하여 육군병원의 철퇴명령이 내려지자 중환자들에게 청산가리를 배포하여 자결을 강요하여 많은 부상 일본군이 사망하였단다. 모처럼 맛있는 냄새가 나서 부상병들은 꿀처럼 맛있게 죽을 마셨다. 그러나 그 죽에는 청산가리가 섞여 있었다. 청산가리가 부족하여 목숨이 남아 있는 병자들은 확인 사살하였단다.

 

왜 그랬을까?

 

말로야 천황을 위하여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세뇌하였지만, 실은 후퇴한 후 미군에게 포로가 되었을 경우에 비밀 누설이 두려웠던 것은 아닐까?

 

중상을 당한 일본군 병사들은 집단으로 학살당했던 것이다.


태그:#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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