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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태양볕이 가장 뜨거운 8월, 고즈넉하기만한 추사고택이 여느 때와 다른 열기에 휩싸였다. 진원지는 고택문화체험을 온 어린이들. 충남 예산지역 어린이들과 예산군 자매결연 도시인 경기 과천시 어린이들 4개팀이 격주로 2박 3일 동안 고택 안채에서 생활하며 '하늘천 따지 문화체험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추사고택 안채 마루가 서당이 됐다. 명심보감을 읽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추사선생이 들으신다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실듯.
 추사고택 안채 마루가 서당이 됐다. 명심보감을 읽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추사선생이 들으신다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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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서 솟아나는 물 한바가지로 날리는 여름 더위. 등목 해본 사람만 아는 그 짜릿한 맛.
 땅 속에서 솟아나는 물 한바가지로 날리는 여름 더위. 등목 해본 사람만 아는 그 짜릿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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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적어 풍등을 날리는 시간. 어떤 소원을 적었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질색을 한다. "부정타요! 노코멘트예요"
 소원을 적어 풍등을 날리는 시간. 어떤 소원을 적었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질색을 한다. "부정타요! 노코멘트예요"
ⓒ 무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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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고택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 참가 어린이들이 예산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추사고택의 역사와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 참가 어린이들이 예산군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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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만 들어서는 까먹기 십상. 고택 해설을 들으면서 열심히 메모하고 있는 어린이들.
 설명만 들어서는 까먹기 십상. 고택 해설을 들으면서 열심히 메모하고 있는 어린이들.
ⓒ 무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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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체험 가운데 직접 요리하는 시간은 세 번. 첫날 수제비와 둘째날 칼국수, 어죽 만들기. 먹어는 봤어도 만들어본 적은 없는 어린이들이 태반이라 매우 흥미롭게 과정을 즐긴다. 사진은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반죽을 빈병으로 밀어 펴고 있는 모습.
 고택 체험 가운데 직접 요리하는 시간은 세 번. 첫날 수제비와 둘째날 칼국수, 어죽 만들기. 먹어는 봤어도 만들어본 적은 없는 어린이들이 태반이라 매우 흥미롭게 과정을 즐긴다. 사진은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반죽을 빈병으로 밀어 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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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묘 옆 솔밭에서 수제비를 직접 만들어 먹은 아이들이 합창을 한다. "정말 맛있어요"
 추사묘 옆 솔밭에서 수제비를 직접 만들어 먹은 아이들이 합창을 한다. "정말 맛있어요"
ⓒ 무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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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예절교육 시간, 안채 마루에서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둘째날 예절교육 시간, 안채 마루에서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
ⓒ 무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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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높은 대청마루에 벌러덩 누워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기분. 이런게 진짜 피서지.
 한옥의 높은 대청마루에 벌러덩 누워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기분. 이런게 진짜 피서지.
ⓒ 장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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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댓돌위엔 신발들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있어야 제격이다. 비록 옛 사람들이 신던 짚신이나 비단신, 가죽신이 아니더라도.
 역시 ‘댓돌위엔 신발들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있어야 제격이다. 비록 옛 사람들이 신던 짚신이나 비단신, 가죽신이 아니더라도.
ⓒ 무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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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초롱불 산책은 어렵겠다”는 주최측의 설명에 “그래도 하자”며 적극성을 보이는 어린이들. 결국 우산 쓰고, 초롱불 들고, 짧은 구간 걸어 소원풀이.
 둘째날 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초롱불 산책은 어렵겠다”는 주최측의 설명에 “그래도 하자”며 적극성을 보이는 어린이들. 결국 우산 쓰고, 초롱불 들고, 짧은 구간 걸어 소원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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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뭐래유? 고택 마루에 모기장 치고 누우면 시원한 잠이 쏟아진다. “새벽에는 추워서 이불 덮어야 돼요”
 열대야가 뭐래유? 고택 마루에 모기장 치고 누우면 시원한 잠이 쏟아진다. “새벽에는 추워서 이불 덮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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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관람용이던 추사고택을 개방해 숙박과 문화체험을 실시한 첫 해 호응은 좋다.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만족도도 그렇거니와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12일, 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낸 주호성(문원초 6) 군에게 언제 옛날 집이라는 걸 느끼냐고 물으니 "막힌 벽이 없어 바람이 잘 통하니까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시원할 때, 그리고 밤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불편한 걸 느낄 때요"라고 말했다. 호성군은 또 "오늘 물고기를 직접 잡아서 어죽을 끓였는데,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음식인데도 너무 맛있고 새로웠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최정아(문원초 4) 양은 "엄마는 보고싶지만, 재미있어서 질릴 때까지 있고 싶어요. 담에 가족들이랑 와서 내가 잔 집을 보여줄 거예요. 그리고 책에서는 낯선 곳에서 잠이 잘 안 온다고 했는데, 첫날밤부터 곯아 떨어졌어요"라며 신기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훈장님께 배우는 명심보감과 예절교육, 수제비 만들어 먹기, 물고기 잡아 어죽요리, 추사체 탁본체험, 초롱불 산책, 소원 담은 풍등날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고단함이 쌓이는지도 모른 채 시간이 흘러간 것.

간식도 찐감자, 옥수수, 수박 같은 자연식만 제공되는데, 군소리 하나 없이 뚝딱 먹어치운다. 아침밥을 빼고는 식사준비도 조별로 나눠 직접 하니 잘 안 먹던 메뉴도 꿀맛같을 수밖에.

12일 추사고택에서 만난 한 가족단위 관광객(대전시 거주)은 "역시 사람이 살아야 집도 산다"면서 "다른 지역 고택들에 가보면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꾸 활용해야 좋을 것 같다"며 안채 마루에서 예절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한참동안 함께 따라해보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추사고택담당 직원들과 문화관광해설사들은 혹시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어린이체험단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느라 여름휴가도 미룬 채 번갈아 숙직을 서고 있다.

박문수 추사고택 관리담당은 "첫 해 행사라 부족한 것들도 눈에 띈다. 내년에 잘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행히 참가 어린이들이 즐거워하고, 관광객들도 활기있어 좋다는 반응이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과천시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자 결연 활동의 하나로 재래시장 주부 방문단의 화답을 약속했다. 주부 80명으로 구성된 과천시재래시장 방문단은 오는 30일 예산오일장을 찾을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무한정보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추사고택, #고택체험, #예산군, #여름방학, #방학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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