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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실종되었다가 이듬해 3월 산불이 나면서 유골로 발견되었던 정경식(1959~1987, 실종 당시 28세) 노동열사에 대한 장례식이 오는 9월 8일 열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정경식 열사 장례식을 '전국민주노동자장(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1980년대 민주노조 건설 투쟁의 힘찬 발걸음을 알려낼 것"이라며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관련 조직과 연대해 대규모 장례식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정경식 열사는 1984년 창원 소재 옛 대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DST)에 입사했다가 '민주노조' 활동을 벌였다. 그는 노조 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회사측 사원과의 폭행시비에 휘말렸다. 이후 1987년 6월 8일 폭행사건 합의를 위해 회사에서 외출한 뒤 실종되었다가 1988년 3월 2일 창원 불모산에서 산불이 나면서 유골로 발견되었다.

 

당시 검찰은 자살로 내사종결했다. 어머니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장례도 치르지 않고 유골을 함에 넣어 한동안 집에 보관해 왔다. 그러다가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이 유골함을 모란공원 납골장으로 옮겨 임시 안치해 왔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해 왔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4년 6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10년 6월 각각 '진실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지난 23일 정경식 열사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것이다.

 

유가협 사무실(한울삶)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 김을선(78)씨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에 '전국민주노동자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으로 제안했고, 민주노총이 이를 결정한 것이다.

 

장례식은 9월 7일 오전 10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사 유골 모시기'부터 시작된다. 유골함은 운구차에 실어 이날 오후 민주노총 4층 회의실에서 설치되는 분향소로 옮겨진다. 이후 각계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발인제는 8일 오전 8시30분 추도사와 추모곡 등의 순서로 열린 뒤 운구행렬이 시작된다. 노제는 고향인 창원(옛 마산) 진동마을과 창원 두산DST 공장 부근에서 열린다. 정경식 열사의 장지는 부산․경남․울산지역 노동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양산 솥발산역사묘역이다.

 

장례위원장(공동)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고 정경식 열사는 이번에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되어 환영한다, 하지만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아 유감이며 안타깝다"면서 "장례식은 경건한 가운데, 열사의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정경식 노동열사, #민주노총, #민주화운동 관련자, #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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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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