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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올해 산하 기관인 한국전파진흥협회(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에 1억 원짜리 '3D TV 표준화 동향 연구 및 생체 영향 조사'를 수의 계약으로 맡겼다. 문제는 3D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협회 회장사와 회원사로 참여한 마당에 3D TV 생체 영향 조사 결과의 객관성을 보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에 2억 원을 주고 맡긴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및 관리방안 연구'도 마찬가지다. 회장사인 SK텔레콤을 비롯한 KT, LGU+, 삼성전자, LG전자 등 회원사들이 모두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방통위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 올해만 27억 원

 

7일 이용경 창조한국당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가 올해 발주한 연구 용역 가운데 이처럼 실제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연합회나 협회에 발주한 것이 31건, 금액으로는 2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맡은 '양방향 방송광고 활성화를 위한 규제 제도 개선방안' 역시 해당 단체가 규제 개선시 수혜 당사자였다. 이밖에 클라우드서비스협회의 '클라우드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인증제도 도입방안 연구',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정보통신부문 실적공사비 적산제도 연구' 등도 대표적 문제 사례로 거론됐다.  

 

이용경 의원실은 "해당 기업연합체는 전문연구기관도 아니며 관련 업계의 이해 반영을 위해 설립된 단체이므로 관련 산업 통계 등을 제외한 실무적 용역 이외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한 국가계약법 제27조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국가계약법상 5000만 원 이하의 용역에 한해 '수의 계약'이 허용됨에도 방통위에서 이를 위반한 사례가 올해에만 19건, 18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시절이던 2006년과 2007년 수의 계약 비율이 0%였다가 방통위가 출범한 2008년 37.9%, 2009년 50%, 2010년 51%로 점차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경 의원 "이익단체 연구용역은 모럴해저드 넘어 위법 소지"

 

이용경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방통위가 150억여 원의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수의계약 비율이 50%가 넘고, 관련 이익단체에게 연구용역을 위탁한 것은 모럴해저드를 넘어 위법 소지도 크다"면서 "방통위 연구용역 사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 점검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아래 문방위) 방통위 결산 보고에서도 이용경 의원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상대로 연구 용역 편법 발주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경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에선 수의계약 비율 문제에 대한 답변은 따로 문서로 제출하기로 했고 유관기관 연구용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2011년부터는 이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태그:#방통위, #수의계약, #이용경, #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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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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