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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으로 표출된 우리 사회의 보수화 흐름 가운데 한국인의 이념적 성향과 생활현황 및 정치의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와 공동으로 '국민의 생활현황 및 정치의식 패널조사'를 실시했다. 그 조사결과와 분석을 5회에 걸쳐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말]
한나라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권위적이고 늙었지만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가장 보수적인 정당이다. 민주노동당은? 복지를 중시하는 진보 정당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한마디로 '존재감 없음'이다.

주요 정당에 대한 이미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보수정당도 진보정당도 아니다. '성장 중시'는 한나라당에, '복지 중시'는 민주노동당에 잠식당한 채, 이도 저도 아닌 '중도적' 이미지 속성만 어렴풋이 떠오르는('형성 중'인) 단계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스파트너스'와 '한백리서치'에 의뢰해 공동조사한 '국민의 생활현황 및 정치인식 조사'(이하 국민정치인식 조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표본의 모집단은 온라인 패널리서치 전문기관인 '패널인사이트'에 패널로 가입되어 있는 84만여 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표본수는 1000명으로 허용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한나라당은 권위적이고 늙은 보수당, 민주당은 이도 저도 아닌 당?

전문가들에 따르면, 패널조사에서 통상적으로 어떤 정당이 이미지 속성별로 15% 이상 지목을 받으면 지목받은 이미지가 '형성 중'인 것으로, 20% 이상 지목을 받으면 해당 이미지를 '확보'한 것으로, 30% 이상 지목을 받으면 해당 이미지가 '고착'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좋건 나쁘건 ▲권위적(71.3%) ▲보수적(63.6%) ▲늙은(56.6%) ▲성장 중시(38.5%)라는 뚜렷한 이미지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권은 야당 전체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미지 형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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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중에서는 유일하게 민주노동당만이 ▲진보(27.2%)와 ▲복지 중시(25.0%) 이미지를 선점(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 다음으로 ▲진보(17.1%) 이미지 속성이 '형성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어느 항목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이미지 속성을 획득하지 못해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해석을 할 수 있는 15% 이상 지목을 받은 속성 항목은 ▲중도적(16.3%) 이미지뿐이었다.

특히, 심각한 지점은 ▲늙은 이미지와 ▲중도적 이미지 속성에서 자유선진당(14.1%, 13.3%)과 민주당(13.0%, 16.3%)을 비슷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신생 정당인 국민참여당은 어느 항목에서도 유의미한 이미지 속성을 획득하지 못한 가운데 ▲젊은 이미지(17.8%)만 '형성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 '보수화'(66.3%)... '진보적으로 변화해야'(66.4%)

한편, 정당의 ▲민주적인 운영과 ▲현실적 정책 대안 제시 항목에서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지배적인 가운데 어느 정당도 유의미한 결과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큼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 본인의 이념 및 정치적 성향에 가장 부합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3.7%로 지배적인 가운데 ▲민주당(16.0%) ▲한나라당(13.9%) ▲민주노동당(8.6%) ▲국민참여당(8.5%) ▲진보신당(4.4%)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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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정당 지지도와는 차이가 나는 이런 조사결과는 e-메일 패널조사의 특성상,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55세 이상 세대를 모집단에서 배제한 탓으로 보인다. 다만, 한나라당의 경우, 정당 지지도는 높지만 본인의 이념 및 정치적 성향과 맞다고 지목하는 응답률이 낮은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정치성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보수화'되었다는 인식이 확연한 가운데, 본인의 정치적 성향은 다소 진보적이고, 한국 사회의 지향점으로 진보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응답률이 높았다.

우선, 본인의 정치성향을 '다소 진보적'(43.6%)으로 인식하는 층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보수적'이라는 인식은 34.9%였다.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계층은 대구/경북, 40~50대, 고졸 이하, 자영업자, 전업주부, 주택소유자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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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지향점도 기업보다 노동자 중시(64.2%), 성장보다 분배 중심(48.6%) 

현재 한국 사회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모든 계층이 '보수'(66.3%)로 확연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향후 지향해야 할 정치사회적 성향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치성향과 연령, 직업에 관계없이 66.4%가 '진보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응답해 주목된다.

이 같은 결과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급속하게 진행되어온 보수화에 대한 경계 심리와 변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의 이념적 성향에 대한 검증을 겸한 정책 지향점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48.6%가 '분배 중심'의 정책지향을 선택했고, '성장 중심'의 정책지향은 30.2%에 머물렀다. 또 응답자의 64.2%가 '노동자 중시'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기업 중시'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11.5%에 불과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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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vs. '분배'에 관한 정책 지향과 관련, 연령별로는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분배정책을 선택했고, 개인의 이념적 성향에 따른 분포에서는 보수적 성향은 성장(36.7%)≒분배(37.4%)의 균형적 입장을, 진보적 성향은 성장(21.8%) < 분배(63.1%)의 경향을 보였다.

이에 반해 '기업 중시' vs. '노동자 중시'를 묻는 질문에서는 전 계층이 노동자 중시 정책 지향을 선호했는데 보수성향의 응답자도 기업 우선(14.9%)보다는 노동자 우선(55.1%) 정책을 선호했다. 이는 MB 정부 집권 전반기의 '친기업 정책' 노선이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태그:#국민정치의식조사, #한백리서치, #정치이미지, #정치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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