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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다복한 돼지의 풍요로운 삶 속에서 보살핌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한 사진 작품이 눈길을 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아트랩'에서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대전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영상예술전공 8명의 학생 작가들이 의기투합해 '인터미디어 아트(INTER MEDIA ART)'전을 열고 있는 것.

 

이들은 작품을 통해 디지털시티, 휴식, 고독과 슬픔, 공간적 입체감, 끝없는 시간, 다복한 돼지 삶을 통한 인간의 무의식, 할머니 주름 의미 등 정감 넘치는 다양한 작품 소재를 선보였다.

 

최선영씨는 작품 'Pig-let'을 통해 어미 품에 자라는 새끼 돼지의 여유로움을 표현했다. 1일 오후 6시 '갤러리 아트랩' 전시장 오프닝 행사에서 만난 그는 "돼지는 다산과 다복, 풍요로운 삶을 의미한다"면서 "아직 어미 품에서 자라는 아기 돼지의 모습에서 평화롭고 포근함,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품 이면에는 보살핌과 과심을 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무의식과 풍족하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려했다.

 

작품 'Digital City'를 선보인 이주광씨는 도시의 복잡함을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대비시켰다. 그는 "빼곡히 늘어진 교통, 쉴 새 없이 바쁜 도시, 자로 잰 듯 치밀한 계획에 의해 세워진 건물들은 마치 컴퓨터 세상을 연상케 한다"면서 "수많은 자동차 행렬과 길게 늘어진 불빛은 금방이라도 과부하가 걸릴 듯한 인터넷 트래픽 갖게 느껴지고, 가지런히 늘어선 건물들은 컴퓨터의 칩들을 보여주는 것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바로  'Digital City'는 사이버 세상과 현실을 동시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박상민씨의 작품 '休'는 사람들의 휴식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는 "세상에 찌들고 일에 찌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휴식은 누구나 주어진다"면서 "하지만 그 휴식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라는 의미에서 '휴식'이라는 단어와는 반대적이고 부정적인 상황을 연출한 작품"이라고 피력했다.

 

최진희씨의 작품 '牲'은 할머니 주름을 통해 인간사를 조명한 작품이다. 그는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희생이 깊어지면서 거친 주름으로 나타난다"면서 "멀리 있는 자식과 손자 등의 생각들이 얼굴에 묻어나, 걱정과 그리움이 교차하면서 눈이 촉촉해진 할머니의 희생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현주씨의 'Untitled'는 휠체어에 갇혀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고독과 슬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가민경 씨의 'Shape'은 건물에서 느낄 수 있는 틀에 갇힌 딱딱한 모양을 표현했다. 이혜미 씨의 'Space'는 선으로 이루어진 공간의 입체적 형태의 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경희 씨의 'Landscape'는 끝없는 수평선으로 끝없는 시간을 표현했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서 작품을 지도한 문성준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부 교수는 "이번 전시회는 학생 작가 스스로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작품전이었다"면서 "재학 4년간 각자가 노력한 결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작품을 관람한 이제혁 경원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강사는 "부족한 면도 있지만 학생 작가 각자가 열심히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면서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도 있다"고 전했다. 

 

학생 작가 8명이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인터미디어 아트'전은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영상예술전공 졸업을 앞둔 학생작가들의 졸업전시회로서 이번이 9회째이다. 특히 전시작품은 졸업논문으로 대신한다.


태그:#배재대 공연영상학부, # 인터미디어 아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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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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