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을 재검토하자 장애인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지역 장애인계 숙원인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을 천안시가 미루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창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천안시는 장애인 단체들 의견을 수렴해 최적안을 도출하겠다는 입장.

만약 창단 보류를 결정하면 천안시는 지난 3년여간 공언한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 약속을 스스로 지키지 못해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직장 체육팀 신설, 3년 전부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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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체육 가운데 한 종목인 좌식배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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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여건에서 운동에 전념하고 싶은 것은 모든 직업 선수들의 바람. 장애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충청남도에 따르면 2008년 11월 기준 천안에는 배구와 농구, 탁구, 축구, 테니스 등 13종 종목에 남자 113명, 여자 20명 등 133명 장애인 선수가 살고 있다. 충남도 전체 장애인 선수의 28.2%를 차지한다.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도 있지만 직업선수는 드물다. 생계와 운동을 동시에 해결하는 실업팀이 천안은 한 곳도 없는 탓.

그래서 지역 장애인계에서는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오랜 염원이었다. 2008년 6월 천안시 유량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988㎡ 규모의 천안시장애인종합체육관이 신축되면서 실업팀 창단 요구는 더욱 높아졌다.

2009년 1월에는 천안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종목에 비장애인 6개 종목 외에 '장애인 운동경기 1개 종목'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관련 조례도 개정됐다. 민간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천안시부터 장애인 직장체육팀을 만들어 확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창단 종목을 두고 장애인계 내부에서 일부 이견이 표출됐지만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신설은 예정된 사업처럼 보였다.

실제 천안시는 올해 본예산에 장애인 직장체육팀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1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작년 말 시의회 예산 심사 자리에서 담당 과장은 시의원이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을 2010년에 신설할 계획이냐고 묻자 "예"라고 답변했다.

2010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는 1개 종목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을 명시했다. 7월 종목 선정위원회 구성 확정, 8월 감독 및 선수 선발, 10월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이라는 추진 계획도 짰다.

천안시,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 계획 재검토

계획은 아직까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대신 시는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 계획을 재검토, 최근에 새로운 안을 내놓았다.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은 유보하고 기존 장애인 체육팀 지원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는 것.

변경사유로 천안시는 사업 효과성을 거론했다. 장애인 직장체육팀 1팀을 창단해 지원하기 보다 기존 천안시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체육팀에게 훈련비 및 대회 출전비 등을 지원하면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

박진서 천안시 체육정책팀장은 "종목별 지원을 우선해 장애인체육회를 구성하고 나중에 장애인 직장체육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며 "장애인단체들과 어떤 방안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지 의견을 나눠 이달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계 입장은 다르다. 종목별 지원은 필요해도 그것을 명분삼아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창단을 지연하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주장한다.

지역 8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천안시장애인단체협의회 수장을 맡고 있는 한창석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천안시지회장은 "천안은 충남 수부도시이지만 장애인체육분야 예산 투자가 그동안 다른 시·군보다 부족했다"며 "예산투자 확대와 더불어 실업팀도 창단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 제정을 주도한 안상국 시의원도 시청 장애인 직장체육팀 신설은 처음 계획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천안시 같은 규모의 자치단체에 장애인 직장체육팀이 1개팀 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장애인 직장체육팀은 장애인체육 활성화는 물론 장애인들 취업과 생활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