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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셨소?" (어디서 오셨어요?의 전라도 사투리)

인구주택총조사요원인 강아무개(42· 여)씨가 방문할 때마다 번번히 듣는 소리다.

통계청에서 나왔다는 말을 몇 번을 설명하다가 결국은 군이나 면에서 나왔다면 '째깍' 맞아주는 시골의 인구주택총조사.

강씨는 지난 10월 사이버교육과 군내에서 실시한 조사원 지침교육을 통해 인구주택총조사 요원으로 발탁되어 11월 1일부터 전남 장성 지역 120세대를 맡아 방문면접조사를 했다.

올해로 18회째 맞고 있는 인구주택총조사는 1925년에 시작하여 매 5년마다 실시되고 있으며, 주택총조사 또한 1960년 이후 5년마다 실시하여 제10차에 이르고 있다.

강씨가 조사하는 항목은 인구, 가구, 주택에 대한 19항목의 기본특성을 묻는 전수조사와 아동보육, 교통수단, 경제활동 등 심층적인 31항목의 표본조사로 분류되어 총 50문항의 세부조사를 한다.

얼마 전 언론매체를 통해 "인터넷조사에 참여한 가구가 전국적으로 당초 목표 30%를 초과하는 40%를 넘겨 수백억의 예산이 절감되고, 세계 최고의 참여율로 IT강국의 인프라를 공공행정에 접목한 좋은 사례"라는 보도가 있었다.

강씨가 인구주택조사를 하고 있다.
▲ 인구조사하는 모습 강씨가 인구주택조사를 하고 있다.
ⓒ 조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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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씨는 이번 주택총조사 요원으로 활동하며 생각보다도 더 열악한 지역민의 어려움을 말한다.

보일러가 있어도 기름값이 무서워 전기장판으로 온기를 대신하고, 형광등에 들어가는 전기요금을 아끼려 TV만 켜놓는 집이 얼마나 많았던지 강씨는 "아무리 시골이라지만 이정도일 줄을 몰랐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없는 형편이라 지방자체단체에 도움을 요청해도 자식들의 재산이 서류상 어르신들 앞으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도와 줄 수 도 없는 안타까은 처지였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의 "방에 누워있으나 산에 누워있으나 똑같구만" 하는 말들이 오가고 있어 한겨울의 추위가 시작된 이지역 행정과 어른공경에 경각심을 갖게 했다.

보통의 시골 인심을 생각했던 강씨. "집 한 채와 농사로 짓는 논밭은 적을지라도 먹고 살기는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방문조사는 강씨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씨는 "봉사도 많고 사랑의 손길도 많은 요즘 정작 필요한 곳에 미치지 못하는 행정에 안타깝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활동을 통해 "이곳에서 10여년을 살아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사원 활동을 통해 주민의식을 고취시키고 지역민들의 실생활까지 알게 된 것 같아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태그:#인구주택조사, #인구조사, #시골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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