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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공사가 아산시를 우습게 보는 것을 넘어 일방적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

 

아산신도시 문제와 관련 LH공사가 무책임하다 못해 안하무인적 태도로 일관, 아산시민들이 폭발했다. 27일 오전, 면담을 위해 눈으로 뒤덮인 험한 길을 헤치고 경기도 성남시 소재 LH본사를 찾은 아산시 방문단을 홀대하며 주민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

 

이날 방문단에는 복기왕 아산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아산시의회 의원, 지역언론사 기자들, 그리고 아산신도시 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탕정지역주민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방문 목적은 아산신도시 2단계 건설과 소각장 건설비 지원 등을 약속했던 LH공사가 최근 일방적인 사업축소에 이어 이번에는 소각장 건설비 부담금 지원마저 유보한 데 따른 것.

 

방문단은 LH공사 이지송 사장을 면담하고 사업축소에 따른 주민피해와 손실을 설명한 뒤 보상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날 방문단은 문전에서부터 무시당하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지송 사장은 만나지 못했고, 대신해 녹색도시이사를 만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자리에는 LH아산직할사업단 오세진 단장도 함께 배석했다.

 

당초 복기왕 시장은 방문단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면담을 하려 했으나 LH공사가 거부했다. LH공사측은 방문단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복 시장과 주민대표 등 6∼7명만 사무실 입실을 허락했다.

 

그러나 방문단은 LH공사로부터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렸다. 복 시장은 녹색도시이사와 1시간여의 면담을 마친 뒤 나오며 주민들에게 "미안하게 됐다...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며 사과의 말을 건넸다.

 

주민들을 비롯한 방문단은 당초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홀대의 정도가 심하자 격앙된 모습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며 고조된 분노를 대신 표출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복 시장은 간단한 브리핑을 통해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를 느끼고 나왔다, LH공사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부분만 토로하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여전히 눈 감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LH가 당당하다면 (사장이)우리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해당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장이 직접 올라오는데도 면담을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힐책했다.

 

이어 "아산시는 (향후)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건의하고, 국토부와 정치권에 요청할 생각"이라며 "면담 결과는 부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복 시장은 "아산신도시 2단계 2차지구 전체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나왔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한 뒤 "특히 농토를 다 빼앗긴 (탕정면)매곡리 지역 주민들에 대한 대책에 대해 수차례 언급을 했고, 주민 대표들도 말을 했지만 여전히 재정적인 어려움만 토로하고 귀 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아산시 "주민 피해 심각한데 LH는 돈 버는 데만 눈 멀어있다" 

 

한편 아산시는 "아산신도시가 국가정책에 의해 1994년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6년간 사유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해당지역 주민들이 보상을 기대하며 금융기관에서 얻어 쓴 빚도 1200억 원에 달해 논, 밭 등 터전을 모두 내줄 위기에 처해있다"고 현 실정을 전했다.

 

또한 "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가 제척될 경우 도시지역에서 관리지역, 농림지역 등으로 용도가 환원됨에 따라 토지가격 폭락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데도 "아무 죄 없는 주민들만 피해를 입게 하고, 이리저리 재며 수익성을 따진 LH만 돈을 벌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LH는 아산신도시 2단계 지역 내 탕정개발사업 2차지구 1764만2000㎡ 가운데 70.7%인 1247만3000㎡를 축소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아산시 '배미동 폐기물처리시설' 기반시설 부담금을 "낼 수 없다"는 일방적인 통보도 보내와 아산시민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시설은 하루 처리용량 200톤 규모로 사업비 1169억여 원 가운데 384억 원을 LH가 부담키로 하고 1단계 사업을 시작하면서 151억 원을 부담한 상태. 그러나 LH는 아산신도시 2단계 사업지구 조정을 이유로 당초 선납키로 한 부담금 233억 원을 납부하지 못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를 근거로 아산신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포함해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처리시설 건설 계획을 수립(소각능력 일일 200톤), 현재 90%의 사업진행을 보이고 있으며, 2011년 5월4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LH의 이번 결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LH가 직접 폐기물처리시설을 시공하는 경기도 파주 운정지구 소각장의 경우 사업지구를 축소조정 중에 있음에도 계획대로 비용을 집행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복 시장은 "LH의 이 같은 갑작스러운 행보는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아산신도시 축소검토 시 발생되는 기반시설 및 손실보상 대책 수립과 국가시책으로 추진하는 아산신도시 164만6000㎡(49만8000평)에 대한 사업비는 반드시 집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LH공사, #아산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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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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