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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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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정말 '미친 짓'이었다.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사이, 화려한 대중가수들의 콘서트 시즌에 책 한권 냈다고 콘서트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인가? 게다가 '싸이·김장훈의 원터치콘서트'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조국·오연호의 북콘서트'라니. 조국 교수의 '연예인급' 외모로 '비주얼'에서는 그들을 압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재미가 중요한 콘서트는 그게 다가 아니다. 아마 공연계에서는 이들의 콘서트 소식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지난 27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북콘서트'가 성황을 이룬 건 예상을 빗나간 일이다. 공연장 430석이 3일 만에 매진됐고, 갑작스럽게 눈이 내렸지만 공연 10분전, 객석은 이미 가득 찼다.

하지만 단지 객석이 다 찼다고 성공한 콘서트로 볼 수는 없다. '화려한 무대', '객석의 뜨거운 반응', '열광의 함성'과 같이 보통의 콘서트를 수식하는 단어들이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이날의 콘서트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의 재치있는 입담, 가창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진정성 담긴 노래들, 깜짝 손님의 등장까지 콘서트는 흥미롭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객석의 반응. 웬만한 콘서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래카드와 야광봉 하나 없었지만, 대신 관객들의 두 손에는 '진보집권의 희망'이 들려 있었다. 관객들은 연신 박수를 치고 머리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크게 웃으며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였다. "까르르", "푸하하" 웃음이 터질 때마다 그 '희망'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다.

<무한도전> 못지않은 '무모한 도전' 성공시킨 독자들

콘서트는 오 대표가 "<진보집권플랜> 3쇄를 하면 호프집 콘서트를 추진하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호언하면서 발단이 됐다. 책이 막 출판돼 나오자마자 "다음에는 조국 교수의 브로마이드를 넣어 달라"는 요청이 오 대표의 트위터로 빗발쳤다. 그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오 대표는 '호프집 콘서트'를 제시한 것이다.

애초에 오 대표는 "독자 50여명 정도를 모시고 시내의 한 호프집을 빌려 조촐하게 콘서트를 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진보집권플랜>의 두 저자를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마음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냥 브로마이드 하나 달라고 했을 뿐인데, '콘서트'라니... 두 저자의 열렬한 팬들은 얼떨결에 굴러들어온 복을 덥석 받아 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판을 키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독자들의 요구는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었다. 호프집이 아니라 장충체육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자는 제안까지 쏟아졌다. 소설가 공지영 작가까지 이들을 거들고 나섰다. 그녀는 "콘서트를 하면 나도 출연하겠다"며 두 저자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몰아붙였다.

사실 이런 상황을 보며 오 대표는 웃음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고집이 아닌 대중의 열망을 핑계로 조국 교수를 무대에 세울 수 있는 계획을 꾸민 것일지도. 결국 압박에 못이긴 조국 교수도 '노래 2곡'에 합의하며 콘서트가 성사되기에 이른다. 이번 콘서트가 성사되는 과정은, 마치 멤버들의 말 한마디로 알레스카의 '김상덕'씨를 찾아가게 하고,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나체로 조깅하게 만든 MBC <무한도전>을 연상케 했다. 오 대표의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무모한 도전'을 성공하게 만든 독자들의 힘이다.

여기서 안타까운 말을 하나 먼저 전해야겠다. 공연실황이 <오마이뉴스> 사이트를 통해 콘서트 다음날인 28일 녹화중계 된다는 공지와 달리 오는 1월에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제동 토크 콘서트'가 쉬는 날 하루를 빌려 무대 세트를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김제동 콘서트는 이달 31일까지 예정돼 있다.

1월까지 참지 못하겠다는 분들은 검색 몇 번 하면 객석에서 녹화한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날 공연은 다른 곳과 달리 촬영이 완벽하게 허용됐다. 이미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영상이 많이 유출된 상태다.

그럼 눈 쌓인 쓸쓸한 정동길을 소란스럽게 만든 그날의 콘서트 현장으로 가보자.

"88만원 세대, 88% 투표하면, 88% 바뀐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콘서트 기획에 참여한 트위터 독자들과 함께 피날레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콘서트 기획에 참여한 트위터 독자들과 함께 피날레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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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 참석한 <진보집권플랜> 독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 참석한 <진보집권플랜> 독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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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달린 갈색 슈즈에 청바지, 밝은 아이보리색 터틀넥에 검정 슈트상의를 입은 조국 교수가 등장했다. 20여 명의 '평화의 나무' 시민합창단 사이에 섰지만 그는 한 눈에 보였다. 반면에 또 다른 주인공 오연호 대표는 찾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패션 센스' 문제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와 검은 얼굴 때문이었다.

관객들의 시선이 두 사람을 찾는 사이 합창단의 노래가 시작됐다. 첫 곡 '동백섬'이 끝나고 두 주인공이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했다. 이어진 노래는 '그날이 오면'.

"내형제 빛나는 두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줄기 강물로 흘러 고된 땀방울 함께 흘러 /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진보집권'의 그 날을 꿈꾸는 이날 콘서트 전체를 꿰뚫는 노래였다. 객석에서도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장엄한 노래가 울려 퍼지자 콘서트는 처음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란히 선 두 사람의 수다가 시작됐다.

평범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다 객석에서 웃음이 '빵'터진 것은 조국 교수가 <한겨레> '하니TV'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욕타임즈' 출연을 고사한 이유였다. 오 대표가 "왜 인터뷰를 거절했냐"고 묻지 조 교수는 "김어준씨가 '조국 교수의 성생활'에 대해 질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안 되겠다 싶어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피했다니 더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잘 생기고, 키 크고, 옷도 잘 입고, 공부까지 잘하는 그에게 '신도 공평하다면 무엇인가 부족함을 줬을 것'이라는 '루저'들의 호기심이 가득 찼다. 뭐, 여성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 대표는 그 질문을 대신 해주지 않았다. 다만 "(책 홍보를 위해) 그 인터뷰를 꼭 하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역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각각 <진보집권플랜>에서 자신이 꼽는 한 문장을 나누기도 했다. 오 대표는 "왕이 되기를 포기한 행복한 영주가 되지 말자"라는 문장 꼽으며 "10년 전 <오마이뉴스>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왔고, '어느 정도 영향력 있는 매체로 됐으니 이 정도면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보게 됐다. 뜨끔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리가 성찰을 하더라도 비관과 절망으로 가지 말고, 낙관과 희망으로 가야한다"는 문장을 꼽았다.

이날 두 사람은 <진보집권플랜>에서 세대 간의 연대를 중요하게 다뤘던 만큼 386세대로서 20대들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하이힐을 사려다 <진보집권플랜>을 샀다는 일명 '하이힐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객석의 절반 가까이를 채운 20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회사 송년 회식 때문에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한 '하이힐녀'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것은 이필용씨(25, 대학생)이었다. 이씨 또한 "법전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진보집권플랜>을 사게 됐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인물이다. 일명 '법전남'이다. 그는 무대에 나란히 선 조국 교수에게 이 시대 20대를 향한 조언을 구했다.

"교수가 된 이후에 매년 20대를 만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저의 고객은 항상 20대죠. 그래서 그 상황을 많이 알고 있는데요, 2010년 현재 한국의 20대는 단군 이래에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오 대표는 대학 때 영어 못했습니다. 영어 다 할 줄 알고, 컴퓨터도 잘 다루고, 해외여행도 다 다녀와서 국제적 식견도 높습니다. 단군 이래 현재 20대 보다 스펙이 높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살고 나왔지만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20대의 불행입니다.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개인적인 역량을 위해 노력하되, 절망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도적 변화를 위해 나서라는 것입니다. 현재 20대를 두고 88만원 세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88만원 세대가, 88% 투표하면, 세상은 88%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노력뿐 아니라 제도변화에도 20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조 교수의 말에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조 교수는 법전 대신 <진보집권플랜>을 샀다는 이씨에게 법전을 선물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오 대표도 콘서트 전에 '하이힐녀'를 직접 만나 감사의 표시로 하이힐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훌륭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담긴 노래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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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콘서트에서 조 교수는 두 곡을, 오 대표는 한 곡을 불렀다. 조 교수는 평소에 즐겨 부르던 이정선씨의 '나들이'를 처음에 불렀는데, 아무래도 20~30대 젊은 층은 낯선 노래라 호응이 뜨겁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가 노래를 시작하자 객석에서는 약 100여대의 스마트폰이 켜졌다.

두 번째 곡은 선곡부터가 빛났다. 조 교수는 "음악을 하는 친구에게까지 자문을 구해 이 노래를 선택했다"고 한다. 바로 프러포즈 곡의 대명사 가수 이적의 '다행이다'. 게다가 무반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노래는 <진보집권플랜> 독자들과 시민들을 향한 조 교수의 프러포즈였던 셈이다.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는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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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00만 송이 장미'를 부른 오 대표의 노래는 어땠을까?  두 사람이 주인공인데 너무 한 사람에게만 비중이 쏠리는 것 같아 굳이 평을 하자면, 영화 <와일드카드>(2003, 김유진 감독)에서 '100만 송이 장미'를 '100만 번 반복해서 부르는' 배우 정진영과 똑같았다. 영화를 보지 못해 쉽게 이해가 안 된다면, 그냥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 평범한 아버지가 부르는 노래였다. 그런 점에서 투박하고 거친 그의 목소리도 매력적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두 명의 손님이 초대됐다. 과거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 노래패 '조국과 청춘' 출신의 가수 손병휘씨와 소설가 공지영 작가가 그들이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가수 손병휘가 열창하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서 가수 손병휘가 열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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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콘서트에 참여한 유일한 프로 가수였다. 그는 기타를 치며 김남주 시인의 '그날이 오면'이란 시에 곡을 붙인 '나의 노래가 - 우리의 노래가 이 땅에 햇볕 한줌 될 수 있다면'과 '나란히 가지 않아도'를 열창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 소설가 공지영씨가 참여해 이야기를 풀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 기념으로 27일 저녁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에 소설가 공지영씨가 참여해 이야기를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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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는 두 저자와 한 동네에 살며 친분을 쌓아왔다. 이날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은 오 대표가 셋 중 학번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 노회찬 전 의원 등과 동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처럼 관객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트위터에서는 '공지영81, 조국82, 오연호83'이란 멘션이 떠돌아 다녔다.

<진보집권플랜> 북콘서트가 전국 순회를 하려면?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는 그렇게 빈틈없이 꽉 채워졌다. 끝으로 관객들이 입장 전에 메모지에 남긴 조 교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유독 그의 외모를 좋아하는 글이 많았지만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도 꼬리를 이었다.

조 교수는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나"라는 단도진입적인 질문에 "노동과 복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치분야에서는 검찰개혁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객석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큰 박수가 나왔다.

콘서트가 끝나고 로비로 나온 두 사람은 한동안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기념사진촬영과 사인공세에 시달렸다.

관객들은 만족하는 반응이었다. 윤세호(26, 대학생)씨는 "트위터에서 콘서트 소식을 보고 신청하게 됐다"며 "정말 재밌었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 콘서트였다. 진보집권을 위해 앞으로 일상에서 내가 할 수 있을 고민하게 됐다. <진보집권플랜2>를 독자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했는데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명화(30)씨는 "평소 좋아하는 조국 교수를 실제로 보고 노래까지 듣게 돼 행복하다. 노래도 참 잘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한 트위터리안이기도 한 <시사인>의 고재열(@dogsul) 기자도 "김제동씨와 친해서 그 '보다 더' 재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만큼' 재밌었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오연호, 조국이 주는 희망의 재미가 있었고, 그 희망에 대해 논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원적인 근거들을 제시해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관객들 가운데는 이번 북콘서트가 상업적 성공도 가능하다며 '전국 순회 콘서트'를 열자는 제안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진보집권플랜> 3쇄를 해서 이 정도 콘서트를 열었다면, 전국 순회 콘서트를 하기 위해서는 한 30쇄 정도는 찍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진보집권플랜은 4쇄까지 나온 상태다. 과연 조국-오연호의 지방순회 콘서트도 볼 수 있을까?

[스팟 인터뷰] 조국 "내년 4월부터 무브온 같은 활동 하겠다"
콘서트가 끝나고 두 주인공은 트위터를 통해 모인 콘서트 준비위원회 사람들과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준비위원회는 오연호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콘서트를 함께 기획할 사람들을 모집했고 이에 응한 사람들이다. 30여 명이 함께한 뒤풀이 자리는 28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무모한 도전'을 무사히 마친 두 사람의 소감을 들어봤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기획자로서 이번 콘서트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참 망설이다가) 개인적으로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첫 기획부터 끝까지 독자들과 함께했으니 참가자들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 콘서트로 책 판매가 늘어 날 것 같나?
"책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명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즐겁게 신명을 세우는 자리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즐겁게 하는 것이 보여준 힘을 믿는다."

- 무대 진행이 꽤 능숙했다. 떨리지는 않았나?
"몹시 떨렸다. 강의만 해봤는데 이런 토크쇼는 처음이다. '430석이 이렇게 크구나' 생각이 들었다. 두려웠지만 재밌을 것 같고 신명나지 않을까 해서 무모하게 시도했다.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만 하자고 달려왔다"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

- 무대에서 노래 부른 것은 처음인가? 자신의 노래에 점수를 매긴다면?
"50점 주고 싶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른 건 처음이다. 오 대표의 장난이 너무 커져버렸다. 하지만 대중들과 만남 자체는 정말 즐거웠다. 진보집권을 낙관하고 희망하는 것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 <진보집권플랜> 출간 이후 인기를 실감하나?
"강의를 할 때도 그런 게 약간 있었지만 지금은 팬덤이 형성되는 게 느껴져서 어색하다. 하지만 컨텐츠 없이 이미지만 가지고 얻은 인기는 다 거품이기 때문에 내용과 메시지를 활용해야 한다. 잘생긴 교수로 인식되는 것은 힘을 받기 어렵다."

- 재미는 있었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못한 것 같단 관객 반응이 있었다.
"콘서트 취지 자체가 가볍게 이야기를 하며 노는 자리니까 진중한 주제를 다루기는 어려웠다. 콘서트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진보집권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관객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았는데 시간상, 자리 특성상 어려웠다. 지금 나와있는 <진보집권플랜>이 마스터 플랜이라면 이제는 '액팅플랜(행동계획)'이 나와야 한다."

- 앞으로 행보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 지금은 마스터플랜을 내놓으셨는데 액팅플랜에도 참여할 생각인가?
"2011년은 진보집권을 위해 아주 중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당장 4월 재보선부터 미국의 무브온 같은 활동을 하려고 한다. 정당정치는 아니지만 시민정치운동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 나는 진보집권의 희망을 도가니에 넣고 열심히 끓일 것이고, 떠먹는 것은 정치인들의 역할이다."


태그:#진보집권플랜, #조국, #오연호, #오마이뉴스,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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