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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의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 양식농가가 그 원인을 "한파로 생긴 동사(凍死)"로 규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해 전국의 소와 돼지 53만여 마리가 '살 처분' 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구제역 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확산 방지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구제역의 원인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역학조사반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정확한 발생원인은 정밀역학조사가 완료되면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구제역 발생 시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다. 다만, 예방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따라 예방접종 실시 여부, 혈청형 종류를 결정하여 시행한다. 축산 농장에서는 철저한 차단방역과 주기적 소독과 유사증상이 발견되는 즉시 신속히 신고하는 것뿐이다.

 

한우로 유명한 횡성 등이 초토화 되었는데도 치료방법이 없다는 게 의아할 뿐이다. 그래 설까, 25년 동안 장어 양식을 운영했던 엄철수(54)씨가 보다 못해 연락을 해왔다. 구제역에 대한 그의 진단은 간단 명료했다.

 

"구제역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날씨 한파로 생긴 동사(凍死)다."

 

지난 29일, 엄철수씨를 만나 구제역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인터뷰다.

 

 

구제역에 대한 정부 대책은 '무용지물', 적당한 온도 필요

 

- 내게 제보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구제역 소식을 듣고 관련 정부 부처에 편지를 보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언론에 알리는 게 더 빠를 것이라 여겼다. 이 글을 정부에서 보고 구제역 대책을 제대로 세웠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또 정부에서 하는 대책을 감히 아니라고 말할 여건이 아니다. 소독도 좋지만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

 

- 구제역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구제역은 우리 선조들이 소 등을 키울 때는 없었다. 옛날에는 소 등을 키울 때 토담으로 싸고 바닥에는 볏짚을 깔았다. 여기에서 생기는 열로 가축이 체온을 유지하며 겨울을 날 수 있었다. 또 날이 추우면 볏짚으로 옷을 만들어 소에게 입혀주었고, 소밥을 줄 때 가마솥에 끓여 따뜻하게 줬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

 

현재 소들이 병이 난 건 옛날 방식이 사라져서 그런 걸로 추측된다. 축산농가가 대규모로 기업화 되다보니 관리 범위를 넘어서서 그렇다. 지금 구제역에 비상이 걸린 곳들을 봐라. 따뜻한 남쪽은 없고, 대부분 추운 지방에 몰렸다. 이로 보면 짐승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구제역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날씨 한파로 생긴 동사(凍死)다. 때문에 정부의 대책이 무용지물이라는 거다."

 

- 구제역을 동사로 규정하는 다른 이유라도 있는가?

"중국 북부 등 소나 양을 키우는 유목민들이 겨울이면 170Km씩이나 되는 먼 거리의 남쪽으로 이동시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한 걸 알아야 한다."

 

- 정부가 세운 구제역 예방 대책은 차단 방역과 예방접종, 그리고 축산농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살처분'뿐이다. 이 대책이 틀렸다는 것인가?

"구제역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한파로 생긴 동사다. 그런데 정부는 바이러스로 보고 있다. 그러니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잘못된 진단이다. 이로 인해 50여만 마리의 엄청난 가축이 죽어가는 현실에 가슴 아플 뿐이다."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한파 대비 시설 시범 시행해야

 

- 구제역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소 등의 동사를 막으려면 하우스 시설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보온시설을 설치해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 기름이 비싸 관리비가 많이 들 경우에는 15℃ 되는 지하수를 끌어 올려 보일러 시설처럼 따뜻한 물을 회전시켜 주면 보온 효과가 있을 것이다. 5천여 년 동안이나 가축을 키워 온 우리네 역사에서 가축들이 허무하게 죽는 예는 없었다."

 

- 어떻게 구제역의 원인을 살펴보게 되었는가?

"TV에 나오는 방역이나 살처분 등을 보니 애가 타더라. 나는 올해로 25년이나 장어양식을 한 사람이다. 장어와 소 등이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생명을 키우는 원리는 무엇이든 같기에 원인을 짚어본 것이다. 물론, 이는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이다. 나도 그동안 장어를 키우면서 많이 폐사시켰다.

 

이는 장어가 샐 수 있는 온도와 습도를 맞추지 못해서였다. 이로 볼 때, 축산농가가 영세하다보니 사료만 많이 주고 빨리 돈을 벌려고 하니까 관리에 소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소 등을 키울 여건이 안 된 상태에서 무질서하게 키우다 보니까, 올해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대책이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 싶다."

 

- 이 진단을 축산 농가들이 받아들일 것 같은가?

"모르긴 몰라도 직접 가축을 키우는 분들 10명 중 5명은 '맞다'고 이해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구제역으로 인해 1조여 원의 비해가 발생했다. 지금 당장은 못하더라도 내년에는 시설이 보완 돼서 구제역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특히 정부 시책도 시설 보완 쪽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믿기 어려우면 일부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한파 대비 시설을 설치해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나랏돈을 두고 헛돈 쓰는 걸 막는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구제역, #엄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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