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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는데 도지사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1차 산업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재해는 구제 장치가 마땅치 않아 대책없이 당하고 있다. 장차 제도적 대비는 물론 이번 피해로 인한 농어민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위해 올해가 가기 전에 정리해 볼 계획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30일 세밑을 맞아 태안군을 방문하고 올해 9월 불어닥친 사상 최악의 태풍 곤파스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서산, 태안 백수피해농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산, 태안의 농민단체 17명과 수협관계자, 도, 서산시, 태안군 농정담당 등 40여 명이 참석해 백수피해와 관련한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신랄한 토론회를 가졌다.

 

특히 이종범 태안군 쌀연구회장은 ha당 110만 원을 지급한 대파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해지수 300, 847평 이하 소작농가의 재해에 대해서는 대파대 등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소작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건의해서 소작농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과 일부 국지적인 특별재해의 경우에는 도차원의 지원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한 이 회장은 "벼 백수피해 특별지원금 42억 원의 도와 시군간 재원 부담률(3:7)이 시군에 너무 부담을 준다"면서 "충남도의 부담비율을 5:5 또는 4:6으로 상향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안 지사는 정부의 피해보상의 구조적 결함을 지적하며 "공공부문에서의 지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부처와 협의하여 피해농가들이 최대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백수피해에 이어 수산 피해와 관련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는데, 임병구 당암어촌계장은 "태풍으로 인해 어류 폐사는 물론 가두리 전기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메인 전기박스로부터 양식장까지 1.2km의 전기선을 연결해야 하는데 1200만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돼 손도 못대고 있어 내년 사업을 포기한 상태"라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도 수산담당이 "이와 관련해 행전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요청했지만 사유시설이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답하자, 안 지사는 "사유시설이 아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화훼농가의 경우에는 태안군이 충남 화훼의 43%, 전국 8% 수준인 점을 강조하며 "태풍으로 인해 50% 이상의 화훼농가가 시름하고 있다"며 "화훼피해의 경우에는 5천만 원으로 한도가 제한되어 있는 것을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피해 최고지원 한도액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하였다.

 

이에 안 지사는 "자연재해에 대해 정부에서 무한보상이 안 되도록 되어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한 뒤 "내년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정혁신위원회를 꾸려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으며, 도 농정과장도 내년 사업시 피해입은 농가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힘을 합쳐서 큰 목소리 낼 때"

 

한편, 백수피해 농민들과의 대화를 마친 안 지사는 다음 일정으로 태안읍에 있는 서해안 유류사고지원본부로 자리를 옮겨 충남 6개 시군 유류피해대책위 연합회장들과의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1월 중 개최 예정인 국무총리 주재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를 통해 삼성중공업 출연기금 1천억 원과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대책 등을 강력하게 건의해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안 지사는 "이제는 중앙정부차원에서의 해결만을 의지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힘을 합쳐서 큰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역설하면서 "유류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나도록 피해 보상 등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고, 피해지역이 우리 도뿐만 아니라 전북과 전남 등에 걸쳐 있어 중앙정부차원의 단일한 대응이 나오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라서 도지사로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심각히 고민해 왔다"고 말하며 피해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비지원 등을 정부에 재차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군 연합회장들은 안 지사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국응복 태안군 연합회장은 원유 유출 3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데 유감을 표시하며 "특별환경복원비 삭감, 유류극복전시관 예산 미반영 등 유류사고 관련 예산이 정부예산안에서 전반적으로 삭감됐다"고 도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또, 연합회장들은 삼성중공업 출연기금 1천억 원에 대한 도지사의 입장과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정부 용역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연합회에서의 자체 용역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당진군 지경석 연합회부회장은 내년 1월 3일자 인사발령과 관련해 "온 지 얼마 안 된 총괄본부장을 또 다시 인사발령 낸 것에 대해 재검토해달라"며 "국토해양부도 관련 담당자가 5명이나 바뀌어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안 지사는 삼성출연기금에 대해 "1천억 원의 실체를 확인해야 하는데 확인 절차가 없었고 기업의 책임을 할당해줘야 하는데 누구하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고 전제한 뒤 "가해기업이 얼마 준다고 해서 달려드는 꼴인데 도지사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책임 범위, 구체적인 요구사항 등 논의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IOPC펀드의 손해사정 결과가 중요하다며 "기각된 걸 봐야 조치를 취하고, 정부에도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며 "취임 이후 MB에 세차례 건의한 바 있고, 1월 중 열리는 특별대책위원회에서도 강력하게 요구해 약속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도지사 취임 이후 직제개편에 따라 도지사 권한으로 한 첫 인사"라고 전제한 뒤 "어느 부서나 다 중요하고 이번에 인사발령 나면 (맡은 자리에서) 성과내기 전에는 절대 움직일 생각마라는 다짐을 받으려 한다"며 "유류피해대책, 농정, 내포이전본부 등은 도지사의 3대 핵심부서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답해 인사발령 재검토는 없을 것과 유류피해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백수피해 농민, 유류단체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안 지사는 폭설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소원면의 벧엘요양원을 방문해 노인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태안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안희정, #백수피해, #유류피해연합회, #태안원유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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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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