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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9일 구제역 소를 매몰한 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한 구제역 소 매몰지.
 지난해 11월 29일 구제역 소를 매몰한 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한 구제역 소 매몰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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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정부 주장과는 달리 베트남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부는 국내 구제역 발생이 베트남을 다녀온 축산농의 방역 소홀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2월 임시국회에서 격론을 예고하고 있다.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 베트남과 관계 없어"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제 식량농업기구 구제역 공식표준실험실의 유전자 검사 결과,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는 베트남이 아닌 2010년 홍콩과 러시아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99%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와 근접한 10개 유전자 중에서 베트남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하나도 없었다. 또 안동 바이러스 유전자 트리(Tree)에서도 베트남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2010년 4월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 국제표준 연구소는 국제수역사무국(OIE) 및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 구제역 진단을 공인한 실험실로 우리나라도 구제역 바이러스 확인을 의뢰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이었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생이 공식 확인된 지 이틀 만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베트남에 여행을 다녀온 축산 농민이 방역을 소홀히 해 구제역이 발행한 것처럼 주장해 왔다. 

정부 알고도 베트남 여행 농민 탓했나... 2월 국회 격론 예고

구제역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장관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과 함께 설을 앞두고 구제역 방역 대책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구제역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장관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과 함께 설을 앞두고 구제역 방역 대책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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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1일 국회에서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돼지농장 주인에게 연락해 공항에서 구제역 검사 및 소독을 받을 것을 통지했으나 불응했다"고 했고 올해 1월 20일 농수산식품부의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양돈단지 농장주가 베트남을 여행한 후 국내 입국시 소독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 농장의 구제역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O형으로 베트남 바이러스와 99%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일 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지난해 동남아에서 구제역이 상시적으로 번창했는데 특히 베트남이 그랬다"며 "축산인이 단체로 여행을 갔다 오니까 구제역이 상시로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은 "정부는 구제역 발생에 대한 모든 책임을 축산농에게 전가하고 보상금을 삭감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제표준연구소의 보고서를 숨긴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제역 백신에 대해서도 '물 백신'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등 구제역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며 "2월 국회에서 구제역 창궐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반드시 가려낼 것"이라고 공세를 예고했다.


태그:#구제역, #이춘석, #유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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