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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감시센터와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 3일 오전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대금 출처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최측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위원회가 오는 16일 회의를 개최하여 하나금융지주가 신청한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승인하려 하고 있다"면서 "승인심사를 할 것이 아니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산업자본 여부를 우선적으로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자금 출처와 2011년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용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의 자금출처도 조사해야 한다"며 "만일 금융위가 자금출처와 투자자에 대한 조사 없이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문제를 처리한다면 '제2의 론스타게이트'를 잉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하나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대금 출처를 조사하지 않는다면 '현대건설' 인수 때와 비교해서 형평성 논란과 특혜 의혹에 휩싸일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많은 주식 배정 ..."페리 캐피털은 악질적인 헤지펀드"

3일 금융위 앞에서 열린 '외환은행 인수대금 출처조사 촉구 기자회견'
 3일 금융위 앞에서 열린 '외환은행 인수대금 출처조사 촉구 기자회견'
ⓒ 투기자본감시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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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하나금융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가 장기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가 아니라 단기간의 투기자본이라며 내세운 근거들이었다.

먼저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외국업체는 사모펀드와 헤지펀드가 대부분"이라면서 "500만주를 배정받은 페리 캐피탈은 악질적인 헤지펀드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때 일종의 사기수법을 통해 떼돈을 번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상품 시세가 내려가야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상품에 투자한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상품을 설계한 회사 주식을 사서 그 회사를 망하게 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헤지펀드가 하나금융지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 자료를 보면, 페리 캐피탈(Perry Capital)은 최근 하나금융 증자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배정받은 외국인 투자자로 나타나 있다. 그 다음으로는 210만주를 배정받은 '오크-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Och Ziff Capital Management Group LLC)'.

주최측은 오크-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 역시 "리먼브러더스가 망하면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에 투자했고, 리먼브러더스를 망하게 하기 위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렸다고 고소를 당해 있다"며 "이런 펀드들은 자신들의 수익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다. 이들에게 공공성이 요구되는 금융기관을 맡길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유상증자 참여 KTB자산운용 ...'초단기 먹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제공한 하나금융지주 유상증자에 참여한 헤지펀드 목록. '페리 캐피탈'과 '오크-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가장 많은 주식을 배정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제공한 하나금융지주 유상증자에 참여한 헤지펀드 목록. '페리 캐피탈'과 '오크-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가장 많은 주식을 배정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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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불발과 비교하여 "당시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서 대출받았다는 1조2천억 원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예금에 대한 증빙 자료를 요구했고, 결국 현대그룹을 탈락시켰다"며 "이와 같은 원칙을 이번 하나금융지주 유상증자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2011년 2월에 진행된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금융지주는 1조335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현대그룹보다 더 큰 금액"이라며 "더구나 건설이 아니라 공공성이 생명인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자금인 만큼, 그 출처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는 국내 9곳과 외국업체 27곳으로, 국내 해외 가릴 것 없이 '먹튀'(먹고 튀었다)가 시작되고 있다"며 "642억 원 규모로 참여한 KTB자산운용은 배정받은 전체 150만주 중 일부 물량을 상장도 되기 전에 공매했다가, 상장이 유예되자 주식을 빌려 겨우 결제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최 측은 "2월 21일 자금납부를 하고 2월 25일 공매도 했으니, 불과 4일 동안 투자자에 불과하다. 이것은 초단기 먹튀 자본"이라면서 "KTB와 다른 투자자의 공매도와 '먹튀'를 조사해야 한다.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KTB자산운용 "사실과 다른 주장"

투기자본감시센타는 지난 달 16일부터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론스타 '먹튀'계약 파기 촉구 및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장화식 운영위원장 모습
 투기자본감시센타는 지난 달 16일부터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론스타 '먹튀'계약 파기 촉구 및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장화식 운영위원장 모습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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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주최 측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을 우선 심사할 것과 2003년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자금 출처조사를 촉구하면서, "2003년 론스타 펀드에 투자한 한국인 투자자, 일명 '검은 머리 외국인'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주최 측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펀드(LSF) Ⅳ 중에서 한국인이 투자한 펀드가 조세피난처인 버뮤다에서 만들어졌다. 이는 결국 론스타 펀드에 투자한 한국인을 숨기기 위해 이렇게 한 것"이라며 "이제라도 론스타 펀드에 있는 33%의 한국인 투자자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악질적인 헤지펀드가 참여했다는 주장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일정상 비교적 단시간에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았고, 그 중에서 중장기 보유 성향의 투자자를 물색했다.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KTB자산운용 측도 전화통화에서 "배정 받은 주식 일부를 판 것은 맞지만, 그것은 펀드 특성에 맞춰 매매를 한 것"이라며 "그런 것에 대해 '초단기 먹튀'라고 주장할 이유는 전혀 없다.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태그:#하나금융, #김승유, #외환은행, #론스타, #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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