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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연임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등 야당 청문위원들은 방송장악 시도 등에 대한 공세뿐 아니라 최 후보자 개인 비리 의혹도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3년 전 같은 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최 후보자 본인의 탈영 기록, 분당 이매동 땅 투기, 장남 군 면제 및 위장전입 등 최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많았다.

 

아파트 구입자금 대출받고 또 사업자금 대출?

 

이에 더해 16일 민주당은 최 후보자가 증여세를 떼먹은 의혹이 있는 정황들을 제시했다. 납세 등 각종 기록에 따르면 최 후보자 장남이 돈이 없는 상태임이 명백한데도 각종 사업을 벌이고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최 후보자의 '신고하지 않은 사실상의 증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최 후보자 장남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난 2000년 5월 최 후보자 소유의 분당 서현동 아파트를 담보로 3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그 뒤 회사는 파산했는데 2001년 4월 최 후보자 장남은 대출한 돈을 모두 갚았다.

 

그러나 대출금을 변제할 당시 최 후보자 장남은 회사 법인카드 200만 원을 갚지 못하는 상태여서 법원이 보증인인 최 후보자의 집을 가압류할 지경이었다. 대출금을 갚을 여력은 전혀 없었던 상태였는데도 3억8000만 원을 변제한 것은 최 후보자가 몰래 증여한 돈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 후보자의 장남은 2002년 12월 2억1300만 원에 서울 서빙고동 금호 베스트빌을 분양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2008년 인사청문회에서 '구입자금 중 1억8000만 원은 대출을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02년 12월 이 아파트 채권최고액은 1억8000만 원이다. 채권최고액이 실제 대출금보다 20~30% 높게 설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억8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2004년 7월 최 후보자 장남은 커피전문점과 빵집을 창업하게 된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보증금이 4000만 원에 월세 420만 원, 커피전문점은 보증금 4600만 원에 월세 290만 원으로 인테리어와 설비 비용까지 최소 1억5000만 원의 창업비용이 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가게의 창업자금 출처에 대해 최 후보자는 '장남 소유의 서빙고동 아파트를 담보로 1억5000만 원을 대출했고 장남 친구들과 동업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최 후보자 장남은 채권최고액 1억8000만 원이 설정됐던 서빙고동 아파트를 담보로 지난 2002년 1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아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썼다는 것이 최 후보자 답변인데, 다시 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5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만약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대출받은 1억8000만 원을 상환한 뒤 다시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이 경우에도 자금의 출처가 문제된다. 최 후보자 장남은 2001년 4월부터 2004년 5월까지 무소득을 이유로 국민연금 납부가 면제돼 있었는데 어떻게 1억 8000만 원의 아파트 구입대출금 상환이 가능했느냐는 것이다. 

 

가게 적자였는데 '수익금으로 창업' 답변, 뒤늦게 증여세 내기도

 

최 후보자 장남은 2006년 홍익대 앞에서 빵집을 여는데, 이 빵 창업자금에 대해서도 최 후보자는 서면답변에서 '2004년 창업한 두 개의 가게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창업했다'고 밝혔지만 2006년 소득신고 내용에 따르면, 이 두 가게는 약 6000만 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다.

 

적자 상태여서 가게 월세도 3700만 원이 밀려 있었는데 2006년 3월 최 후보자가 이 돈을 입금해준 것이 2008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 최 후보자가 뒤늦게 증여세 80만 원을 납부하기도 했다.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대차대조표까지 작성해가며 최 후보자 장남의 사업자금과주택 구입자금 중에 출처가 불분명한 금액을 약 5억 원 가량으로 잡고, 17일 인사청문회에서 이 부분이 최 후보자가 신고 없이 장남에게 증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 제기할 전망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  재방송은 없을듯

3년 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던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답변은 17일 인사청문회에선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의 '귀신이 곡할 노릇' 답변이 나오게 된 까닭은 서울 서빙고동 900여 평(15개 지번)의 땅이 최 후보자 장남의 이름으로 99년부터 2년간 15차례에 걸쳐 서빙고경남주택조합에 신탁 형태로 매도된 기록에서 연유했다. 당시까지 최 후보자 장남은 별다른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최 후보자가 신고도 않고 이 땅을 장남에게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후보자 장남은 서빙고동 땅을 소유한 적이 없다. 최 후보자 장남은 99년 2300만 원의 가입비를 내고 재개발이 진행되던 서빙고경남주택조합에 가입했다. 당시엔 분양 지분 매매가 불법이 아니어서 이같은 일이 가능했다.

 

재개발이 진행되던 900여 평의 땅은 조합 가입자 44명의 공동명의(명의신탁)로 서빙고경남주택조합에 팔렸다. 매도거래는 15개 각 지번별로 이뤄졌고 이 때마다 44명 공동명의자 중의 한 사람인 최 후보자 장남의 이름도 거래자 중의 한 사람으로 등장하게 됐다.

 

서빙고동 땅을 소유한 적이 없는 장남의 명의로 900여 평의 땅이 15 차례에 걸쳐 거래된 기록이 나온 것에 대한 대한 최 후보자의 반응이 '귀신이 곡할 노릇'인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지난 2008년 3월 인사청문회 당시 최 후보자는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후보자의 장남이 2008년 3월 말 경찰에 명의도용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혐의 없음'이라는 조사 내용을 회신하면서 최 후보자측도 그 간의 사정을 파악하게 됐다.

 

민주당 청문위원들도 최 후보자측의 해명내용을 접하고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제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태그:#최시중, #증여,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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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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