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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참사와 쓰나미에 따른 원전방사능 유출로 수많은 일본인이 고통당하고 있다. 일본의 재앙을 통해 전 세계는 원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전부터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주장하던 개인이나 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전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일 평화 콘서트 -'Dangerous 核發電 !! かんばれ 日本人!!!'라는 한·일 평화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일평화콘서트
▲ 포스터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일평화콘서트
ⓒ 아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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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일과 3일, 4일 서울과 성남과 안성에서 각각 열리는 이번 행사는 '1923한일재일시민연대'와 '일본 NPO법인 Ahimna Peace Builders',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등이 주최 및 주관이 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평화콘서트와 함께 일본 대지진 재난 현장과 핵발전소의 위험과 관련된 사진전시회도 열릴 계획이며,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음악가들의 출연료와 후원금 전액을 '1923 한일재일시민연대'를 통해서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는 재일교포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본 카미노세키 핵발전소 건설저지행동을 지지하는 서명에 동참하기,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는 한국시민단체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활동에 직접 후원하기,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기 등이다.

"너 또 사고 치는구나?"

지난 3월 4일(금), 그러니까 11일 일본대지진과 쓰나미가 오기 전이었다. '1923항일재일시민연대' 한국대표 김종수 목사에게 일본에서 손님이 오셨는데 회의장소를 하나 물색해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인즉, 일본 카미노세키 핵발전소 건설저지를 위해 활동하는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아직은 그들의 주장이나 목소리가 일본 사회에 먹혀들지 않고 있어 한일간에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너 또 사고 치는구나?"

그랬다.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 친구는 중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동기동창이며 같은 교단의 목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는 늘 일을 꾸미고, 꾸리고 분주하게 살아간다. 이젠 좀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도 그게 자신을 위해 사는 길이라고 한다.

회의를 마치고 그들이 돌아갈 때에도 크게 생각하질 않았다. 그런데 그들이 돌아가고 일주일 뒤에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고, 그로 말미암아 핵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그들이 회의 때에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고 있었다. 무서웠다.

"너, 곱창전골 아니? 까락빰빠는?"

'곱창전골'로 잘 알려진 사토 유키에
▲ 사토유키에 '곱창전골'로 잘 알려진 사토 유키에
ⓒ 사토 유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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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곱창전골 아니? 까락빰빠는?"

난데없는 질문에 "그게 뭔데? 술안주?"했다. 뮤지션들인데 이번에 한일평화콘서트를 할 때 무료로 출연해 주기로 했단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 오지랖 넓은 친구가 또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이고 있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행사 뒤에 행사비 메우려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걱정되었다.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장의 역할만 하고 살아가기도 벅찬데 그 친구의 관심은 늘 바깥에 있다. 절친한 친구로서 조금은 가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더니만 4월 2일, 3일 약속을 잡지 말라며 도움을 줄 사람들이 여러 방면에서 연결되었으니 콘서트에 참석만 해달라고 한다. 연결된 단체들과 개인과 단체들을 보니 그 일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을 그 친구의 노고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번 콘서트의 진행을 맡아주었다.
▲ 홍순관 이번 콘서트의 진행을 맡아주었다.
ⓒ 홍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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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콘서트는 그동안 정신대 할머니 돕기 공연과 기후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 공연 등 의미 있는 공연들을 많이 열었던 홍순관씨가 진행을 맡았다. 초대가수로는 카미노세키 핵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음악 활동으로 공사 지연을 이끌고 있으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평화운동을 하는 그룹 SKATY와 1999년 한국 최초 일본인 락 그룹 '곱창전골'로 데뷔. 이번 대지진의 현장에 있었으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다수의 초청공연에 함께했던 사토유키에씨 등이 함께한다. 이 밖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다수의 뮤지션이 참여할 예정이다.

부탁이 있다, <오마이뉴스>에 홍보 좀 해주라

그냥 편안하게 와서 콘서트만 봐주면 된다고 하더니만 전화가 왔다. 조금 심각한 목소리다. 부탁이 있단다. 그 부탁은 홍보, 그것도 <오마이뉴스>에 홍보를 해달란다. 난 거절을 했다. 본인과 관련된 홍보성 기사는 정식기사화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였고, 친구의 하는 일을 소재로 기사를 쓴다는 것이 조금은 낯 간지러웠던 것이다.

"너도 시민기자 아니냐? 네가 직접 하지?"
"그게 말이야, 낯 간지러워서……. 그래도 너는 한 다리 건너니까 좀 덜하잖니."

그랬다. 아무래도 그 친구보다는 내가 조금은 덜 간지러울 것 같다.

한국은 안전한가?

좌로부터 김종수(아힘나), 허영구(홍보), 양재성(기독교환경연대), 김시권(안성지역주관), 사토 유키에, 조진경(총괄)
▲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 좌로부터 김종수(아힘나), 허영구(홍보), 양재성(기독교환경연대), 김시권(안성지역주관), 사토 유키에, 조진경(총괄)
ⓒ 아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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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재난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경제적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국의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점검과 투명한 자료공개를 통해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대응은 "아무런 문제없다"라는 식의 답변 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일본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이 우리나라에까지 왔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할 뿐이다.

이번 일본의 원전사고로 일본인들은 방사능 유출 가능성에 대한 사실을 다른 국가 타지역사람들보다도 더 늦게 알게 된 일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핵(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일본인은 일본정부와 전력회사의 핵(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있었다가 방사능 오염으로 수돗물조차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어서야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은 안전한가? 한국도 이러한 상황이 남의 나랏일이 아니고 또한 타지역에서 일어난, 나와는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더는 핵(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홍보 영상에 의존할 수 없으며, 유럽인들이 핵(원자력)발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도 핵(원자력)발전에 지대한 관심과 개발에 열심을 내고 있다. 이제, 한국은 우리의 원전사고로 말미암은 위험성보다도 중국 산둥 지방에서의 원전사고로 노출되는 위험성이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이번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핵(원자력)발전소의 문제는 편리함만을 위해 달려온 인류문명의 반성, 불편하더라도 최소한 회복 가능한 에너지에 의존하여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인간에 대한 돌아봄 등을 통해 새로운 문화, 새로운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일평화콘서트'일정 안내


서울공연 / 4월 2일 (토) 오후 4시  장소: 홍대 클럽 500 (2호선 홍대역 5번출구, 상수역 1번출구)   
사무국 / 02-711-8905

성남공연 / 4월 3일 (일) 오후 4시 장소 : NHN 그린팩토리 커넥트홀(분당 정자역 3번출구)       
사무국 / 031-753-5515

안성 반핵 이야기마당 / 4월 4일 저녁 7시  장소 : 백성교회 마당     
사무국 / 010-9329-5826

4월 2일 첫 행사가 열리는 홍대 클럽 500
▲ 4월 2일 행사장 4월 2일 첫 행사가 열리는 홍대 클럽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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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서트의 사무국은 아힘나운동본부( www.ahimna.org 031-674-9137)에 두기로 하였으며, 일본 이재민돕기 후원계좌는 [농협 237075-51-032314 / 예금주 1923한일재일시민연대]로 개설하였다.


태그:#일본대지진, #원전사고, #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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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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