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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근육장애 1급 장애인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린다는것을 알고 휠체어를 이용하더라도 참가가 가능한지를 물어 참가신청을 하고 참가비도 냈습니다. 그러나 대회를 10여일 앞두고 전화로 장애인 보장구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참가할 수 없다며 통보해 왔습니다. 장애인으로 태어난게 비참하고 정말 후회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지난 10일 대구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자 신청을 냈으나 대구시체육회로부터 참가를 불허한다는 통보를 받은 장애인들은 그저 서러움만 가슴에 삼켜야 했다. 그래서 인권위에 진정을 내기로 했다.

 

11일 오전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시행 3주년을 맞아 대구지역 장애인들이 처한 차별을 증언하고 이의 시정을 위해 56건의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2011년 성공적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기원하는 국제마라톤대회가 사상 최대의 규모로 개최되었지만 그 축제의 자리에서조차 장애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구시가 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고민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도 시민이고 당당한 권리의 주체라고 밝힌 이들은 장애인에 대한 인권개념을 상실한 대구시의 천박한 인권수준에 대해 규탄하고 더 큰 목소리로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릿돌장애인자립센터 류재욱 소장은 "마라톤 대회 불참요구를 통보받고 내가 이 하늘아래 같이 사는 사람인가하는 자괴감이 들었다"며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 이렇게 비참하고 후회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권운동연대 서창호 활동가는 "어제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려던 장애인들이 대구시가 막아서는 바람에 참담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정박상문 사무국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장애인에 대한 진정서가 2008년, 2009년에 비해 2010년에는 월평균 140건 이상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은 장애인 차별에 대한 실천적인 활동을 통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차별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박상문 사무국장은 "장애인차별에 대한 진정을 해도 처벌받는 사례가 없다"며 장애인차별 예방활동에 국가인권위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날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낸 56건 중에는 장애인 보장구 이용 등을 이유로 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거부당한 18건, 국제마라톤대회 홈페이지의 시각장애인 접근성 미비 1건 등 국제마라톤대회와 관련한 진정서가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나 접근성 미비 등의 진정이 다수를 이루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치부해 온 기존의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4월 20일을 장애인 생존권을 확보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기 위해 대구지역의 장애, 인권, 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구성한 연대체다.

 


태그:#장애인차별 집단진정, #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가인권위, #진정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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