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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봄마중 나무심기' 행사 참가자들이 둘레길 안내판 제막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9일 '봄마중 나무심기' 행사 참가자들이 둘레길 안내판 제막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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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거 심으면 나중에 꽃 피나요?"
"여기, 흙 뿌려. 발로 밟으면 안 되고, 소연아, 여기, 여기 비었네."

아빠와 딸의 대화가 마냥 예쁘게 보인다. 가족이 함께 나무를 심는다는 것, 흔할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임에 분명하다. 낯선 모습은 또 있다. "상무님"에게 "땅 파달라"고 삽질을 요청하는가 하면, 한 여직원에게는 과감히 "삽질 종결자"란 별명을 선사한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지난 9일, 화창한 봄날,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이다. 이날 북한산 둘레길에서는 하나투어 임직원 가족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산초나무 및 국수나무 100여 주(株)를 심어 훼손된 숲길을 복원하는 '봄마중 나무심기' 행사가 열렸다. 하나투어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차원에서 기획한 행사다.

그렇다고 '식목 봉사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에코백을 함께 만들고 북한산의 생태와 역사 이야기도 듣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일종의 당일 봉사여행 프로그램으로 하나투어 측은 '패밀리 볼런투어'라 부르고 있다. 재미를 높임으로써 자발적인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기획인 셈이다.

"가족이 함께 나무를 심으러 온 것은 처음"

(왼쪽) 아빠와 딸의 '봄마중 나무심기' (오른쪽) 행사에 참가한 하나투어 직원들
 (왼쪽) 아빠와 딸의 '봄마중 나무심기' (오른쪽) 행사에 참가한 하나투어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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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참가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 도연군과 함께 온 김태훈 과장(남·39)는 휴일을 손해 본 것 같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가족이 함께 나무를 심으러 온 것은 처음"이라며 "휴일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참 좋다. 보람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삽질 종결자'로 불린 김민경 대리(여·29)의 답 역시 비슷했다. 그는 "내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아니냐"는 짧은 답으로 대신했고, 상무님에게 땅을 파 달라고 요청했던 '간 큰 신입사원' 이예지(여·23)씨는 "거리감이 훨씬 줄어드는 것 같다. 틀에 안 박혀 훨씬 좋다"고 말했다.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묻어나는 답도 나왔다. 입사 2년째를 맞는 조규식 사원(남·29)은 "이와 같은 활동을 하는 회사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타 회사보다 CSR 활동이 훨씬 많다는데 자긍심을 느낀다"면서 "그러다 보니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진국 상무는 "평소 등산을 좋아하는데, 숲이 많이 훼손됐음을 느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면서 "하나투어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와 같은 기업 차원의 활동으로 환경 보호에 나설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도 '국립공원 1사 1둘레길' 업무 협약

행사에 참여한 하나투어 직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하나투어 직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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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봄마중 나무 심기' 행사에 앞서 '둘레길 안내판 제막식'도 열렸다. 북한산 둘레길 중 10구간인 내시묘역길을 탐방객들에게 안내하는 고유의 기능은 물론,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하나투어가 잘 가꾸겠다는 뜻을 밝히는 안내판이다. '1사(社) 1둘레길' 프로그램이다.

제막식에서 손동호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 소장은 "다른 지역에도 여러 좋은 둘레길이 있지만, 거리가 멀어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북한산은 년 167만명이 다녀가는 서울시민의 허파와 같은 산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둘레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하나투어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국립공원 1사(社) 1둘레길' 자원봉사 참여 및 명품마을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었다. 앞으로 하나투어는 북한산 내시묘역길 관리에 필요한 시설을 지원하고, 임직원 및 가족들의 참여를 통해 둘레길을 가꾸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투어 측은 "또한 국립공원을 목적지로 하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홍보하는 등 지역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고 협력하는데 뜻을 모았다"면서 "이로써 사회공헌 활동을 환경 분야로 확대하게 됐다.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사회공헌 활동을 한층 강화해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북한산 행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까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필수'인 시대다.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업의 특성'을 사회공헌 활동에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단순한 일회성 봉사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걷기 열풍을 감안하면 하나투어의 '1사 1둘레길' 참여 활동은 '업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켰다고 평가할 만 하다. 동시에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날 하나투어의 '북한산 둘레길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태그:#하나투어, #CSR, #사회공헌, #북한산, #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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