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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를 뛰는 모든 '선수'들이 승패는 "투표율에 달렸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재미있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지난 17일 재보선 예정지역 10곳에 거주하는 유권자 881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1%가 "꼭 투표하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총선 때 같은 조사에서 51.8%, 지난해 지방선거 때 54.8%에 비해 10%p 정도 높은 수치다. 재보선을 대상으로 이같은 조사를 한 것은 처음이지만 선관위도 "적극투표층이 다른 때보다 높게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세대별 '적극투표 의향층'은 40대가 67.5%로 가장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어  50대(66.6%), 60대(65.9%), 30대(60.2%), 20대(57.7%)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분당을(68.1%), 김해을(65.8%), 강원도(63.0%), 순천(55.9%) 순이었다.

 

'불법콜센터' '특임장관실 수첩' 문제가 선거 막판 변수로 등장한 상황에서 이번 선관위 조사결과가 실제 투표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분당을] 강재섭 "당 대 당 구도 정립 성공" vs. 손학규 "MB정부 평가로 봐"'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측 모두 승패 예측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측 관계자는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당 자체조사 결과는 긍정적이지만, 외부 조사는 여러 가지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당 색깔을 빼려 했지만 양측 선거운동원만 1000명이 넘는 등 우리 의도대로 당 대 당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우리 쪽 표결집이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주당이 손 대표 홀로 뛰는 선거 전략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신들에게 말렸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처음에는 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었으나, 대선주자인 손학규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분당을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좌파와 낙동강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세력 대결 전략으로 바꿨다. 여기에는 지역의 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은 "분당을은 워낙 화제가 되다보니, 부동층이 최소화하고 양측이 가능한 최대한의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어 더욱 더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손학규 후보와 9번이나 선거를 함께 치렀다는 한 관계자도 "지금은 정말 모르겠다, 내일 오전 투표상황을 보면 젊은층이 얼마나 투표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감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선거 전략은 그게 아니었는데,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MB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당 대 당 구도를 만들려고 했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념에 호소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구도를 피했다"고 평가했다. '중산층' 공략이 성공했다는 것이다.

 

"투표율과의 싸움" 양상이 되면서 투표 당일 비가 오느냐 여부에도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40대 서울 출근자가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강원도] 엄기영 "우리가 조금 앞서" vs. 최문순 "숨은 표 감안하면 이미 역전"

 

역시 관전 포인트는 '불법 콜센터' 문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사건이 터진 22일 민주당은 판세를 바꿀 계기로 봤고, 한나라당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오히려 우리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놨다.

 

사건 4, 5일 지난 현재, 양쪽 모두 승리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의 최수영 특보는 "썩 낙관하지는 않지만 이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콜센터 사건의 파급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최 특보는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세 기조를 유지했다"며 "후보 개인 브랜드가 좋았고 일꾼론이 먹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문순 민주당 후보쪽 판단은 정반대다. 우상호 대변인은 "선거 초반에는 최문순 후보가 낮은 인지도 때문에 20%p 가량 격차가 나면서 고전했지만 공격적인 선거운동, TV토론에서의 선전으로 지금은 (양쪽 지지도가) 딱붙었다"며 "여기에 '콜센터 사건'이 동해안과 전통적 약세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강원도 특유의 숨은 표를 감안하면 이미 역전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해을] 김태호 "전혀 모르겠다, 민주당 움직임 중요" vs. 이봉수 "초박빙 우세"

 

경남지사를 두 번 지내고 총리 후보까지 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가 '인물론'을 앞세워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의 코앞까지 쫓아갔다는 것에 대체적인 의견이 일치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특임장관실 수첩' 문제가 터졌다.

 

그러나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쪽 관계자는 "수첩에 별 내용이 없기 때문에 큰 영향은 끼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그는 "승패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겠다"면서도 "이 후보는 '노무현 계승론', 우리는 '지역발전론'으로 양측의 선거구호가 뚜렷이 엇갈렸지만, 우리 전략이 먹혔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김 후보 측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민감해 했다. 김해을은 민주당이 호남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25%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후보를 돕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이 나서지 않을 뿐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 지지자 75% 이상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이게 진짜 표로 연결될지는 모르겠는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본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이 후보 선대위의 천호선 대변인은 "초박빙 우세"라고 평가하면서 '특임장관실 수첩사건'에 대해서는 "반대쪽이나 관망층의 표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젊은층과 직장인의 투표동기를 높이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수첩사건으로 이재오 특임장관이 부각되면서 '박근혜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순천을] "도심은 야권단일후보, 시골장터는 순천 발전 시킬 후보 강세"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 순천이 '야권단일후보'를 받아들이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야권 전반의 도움을 받으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7일에 정동영 최고위원, 23일에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의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들이 김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에 반대했고, 순천선거공동선대위원장도 거부했기 때문에 그의 지원유세는 파장이 컸다고 한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상태"라고 밝히고 있지만, 다소간 여유가 느껴진다.

 

민주당계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최대 장애물은 '야권단일후보' 문제다. 조순용 후보는 "내가 이길 것"이라며 "민노당 후보인 김 후보가 민주당을 앞세우는 선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순천시민을 얕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순천 상황을 잘 아는 한 민주당 관계자는 "도심은 내년 대선까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지지로 야권단일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시골장터 중심으로는 실질적인 순천의 발전을 위해 일할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4.27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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