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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원도를 비롯한 18개 시군 관광마케팅 담당직원 39명은 제주도의 관광마케팅에 나섰다. 주말 연휴를 이용해 제주도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의 성향 및 관광지 운영시스템에 대한 견학을 목적으로 주말 휴일을 택했다는 것이 강원도 관광마케팅 사업본부 허인자 주무관의 설명이다.


실망 그 첫번째 - 세계7대 자연경관 투표 강요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주공항에 내려 투어버스에 올라 제주도청 옆에 자리한 '제주관광센터'에 들어섰다. '제주 마케팅에 앞서 제주 관광지에 대한 설명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강당에 들어가 착석 하자마자, '제주 관광공사 설명자료'라고 제목의 자료를 받고는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내용은 제주 관광에 대한 현황은 없고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에 대한 내용 일색이다. 이어 제주도청 관광관련 담당님께서 등장.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 후보지로 올라와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문자투표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주도가 결정이 되면 제주에 오신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강원도에도 갈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는 일부 공감을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어 담당님께서 말씀 하시길, "여러분 다들 휴대폰 가지고 계시죠? 그러면 지금 001-1588-**** 번으로 연결하셔서 한글로 '제주' 또는 ****번 코드를 입력하세요!"

 

"에이! 이건 아니다" 옆자리의 동료 직원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건 좀 정도가 지나친 것 아닌가! 차라리 우리의 제주 마케팅이 종료된 후 '제주여행 어떠셨나요! 괜찮았다면 투표 좀 부탁 드립니다'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또 제주도청 관계자의 '세계7대자연경관' 설명을 장황하게 했으면 끝낼 일이지, 제주관광공사 담당자가 또 20여분을 같은 내용을 반복한다.


실망 그 두 번째 - 세계적 관광제주에서 밀감밭 농약살포가 웬말!

 

다음날 일요일 제주 올레길 탐사에 나섰다. 전체 23개 올레길 코스 중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 가이드의 설명처럼 바다를 끼고 조성된 7코스는 환상적이란 표현 외에 달리 형용할 말이 없다. 1시간여를 경치에 취해 힘든 줄 모르고 걷던 중 파도가 심하기 때문에 바다 옆길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근 마을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옛날 시골을 가면 참 익숙했던 냄새가 진하게 전해져온다.

 

농약냄새. 관광객들이 걷고 있는 큰 규모의 밀감 밭에 한 농민이 열심히 농약을 치는 장면이 들어왔다. 차라리 농약을 뿌리려면 관광객들의 수효가 적은 새벽시간 또는 늦은 저녁시간에 농약을 뿌릴 일이지, 관광객들이 많은 한낮에 농약냄새가 동네에 진동을 할 정도로 뿌려댄단 말인가! 제주 밀감은 모두 무농약 이라는 생각을 한꺼번에 바뀌게 한 계기다.


실망 그 세 번째 - 지나친 호객행위는 아니함만 못하다

 

석부작. 제주에서 밀감 농업을 하던 분들이 수입산 밀감에 밀려 농사를 포기하고 관광수익 차원에서 조성한 대규모 식물원이다. 괴석과 열대 식물, 유실수로 조성된 석부작은 세계 어느 식물원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농민들로 구성된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이 석부작을 더 빛나게 하는 듯하다. 그렇게 석부작 탐방을 마치고 나오는데 옆 동료가 한 마디 한다.

 

"이상하게 뭔거 엮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셨어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석부작의 아름다운 조경에 취할 즈음인 끝 코스쯤에서 안내를 받은 곳이 '산삼뿌리를 배양한 신기술'(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그렇다)에 들어서 이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어떤 식으로 운영된다라는 그곳 박사님의 설명과 산삼을 이용한 차 그리고 산삼주(酒) 시식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이어 등장한 제복을 입은 대여섯 명의 아줌마 부대. 산삼으로 만든 소포장의 차를 10만원에 사기를 강요한다.

 

"5개의 큰 포장 단위로 구입을 하시고 50만원을 내면 한 개를 덤으로 더 드립니다"라는 권유에 이어 개별적으로 접근을 해서, "안 사셨어요? 지금 안 사면 기회가 없어요. 인터넷으로도 판매하지 않는 이 귀한 걸 왜 안 사실까…" 하면서 마치 그 제품을 사지 않은 사람을 무식한 것처럼 비아냥 하는 듯한 말투. 이건 완전히 호객행위를 넘어서 강매 형식의 어투다. 석부작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가 한번에 깨져 버리는 순간이다.


제언 - 제주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대한다

 

물론 이번 제주 마케팅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또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우뚝 서고,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릴 만한 행위는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소소한 것들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제주의 이미지'로 기억할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그:#제주도, #올레길7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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