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대판 동상이몽(同床異夢). 서울대와 인천대의 법인화에 대한 입장차가 바로 동상이몽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예가 아닐까 싶다. 서울대 학생들은 유례없는 '본부 전체 점거'를 통해 서울대 학생들이 얼마나 법인화를 반대하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반면, 인천대 학생들은 '법인화 촉구 청원서'를 국회에 직접 들고 갈 만큼 법인화에 대한 갈망이 대단하다. 교수들과 지자체들도 앞 다투어 인천대 법인화 촉구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같은 사안을 두고 서울대와 인천대가 다른 꿈을 꾸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대 정외과 학생들 설문조사 참여자 중 80%이상이 법인화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인천대 사회대학생회장은 '법인화 발의 촉구 청원서'를 들고 국회에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의 국립대법인화에 대한 여론조사 인천대 정외과 학생들 설문조사 참여자 중 80%이상이 법인화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인천대 사회대학생회장은 '법인화 발의 촉구 청원서'를 들고 국회에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 서정미

관련사진보기


일단 첫 번째로 두 대학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서로의 입장차가 달라졌다. 서울대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이다. 따라서 굳이 법인화를 하지 않아도 '재원' 에 있어서는 걱정할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인천대의 경우는 다르다. 인천대는 현재 시립대이다. 따라서 학교운영지원을 인천시의 재정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시는 빚이 10조원에 달할 정도로 재정이 열악하다. 이 때문에 인천시 지자체장들도 나서서 인천대의 국립법인화를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서로 '법인화'의 어느 측면을 크게 보느냐 하는 시각의 차가 다르다. 서울대 학생들이 법인화에 반대하는 큰 이유는 법인화에 대한 '부작용' 때문이다. 법인화는 말 그대로 국립학교를 하나의 '법인' 단체로 만드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국립학교의 사립화' 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에 따르는 '등록금 인상' 이나 돈이 되지 않는 '비인기 학과'의 고사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인천대 학생들은 법인화에 대한 긍정적 측면 때문에 찬성한다. 우선 인천에는 하나도 없는 '국립대'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또 재정지원이 열악한 인천시로부터 벗어나 '국립 법인'으로서 재정을 좀 더 확보할 수 있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동상이몽' 의 꿈이 언제 깨어질까. 이갑영 인천대 부총장은 "인천대의 국립대 법인 전환은 인천 최초의 국립대 설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울대의 법인화와는 목적과 추진 배경이 다르다"고 했지만, 같은 '침상'에 있는 만큼 인천대의 꿈만 이루어줄 수는 없다. 오늘 잠정적으로 점거농성을 철회했지만 서울대의 꿈은 아직 깨지지도,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국립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법인화' 가 필수이고 시대의 흐름이라면 당연히 따라야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직접 피부로 와 닿는 '등록금 문제'나 '비인기학과의 사장'에 대해서는 학교와 국가의 긴밀한 협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 법인화를 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수 있는 기구를 따로 신설해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학교의 주인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인천대와 서울대의 동상이몽이 언젠가는 달콤한 '미래'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태그:#인천대, #서울대, #국립대, #법인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