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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 해고노동자 "조남호, 제 얼굴에 침뱉기"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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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29일 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과 함께 농성중인 해고노동자들은 '생색내기다, 실망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3년 간 한진중공업에서 일하다 지난 2월 정리해고를 당한 김창현씨는 오늘 기자회견을 한 마디로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꼬집었습니다.

"기자회견 하셨다는데 진짜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이렇게 상황을 안 만들었으면 되는 걸 굳이 계속 판을 벌렸잖아요.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문제의 핵심인 정리해고 철회가 빠진 미흡한 처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온 국민의 관심과 걱정 속에서 53일간이나 해외에서 도피하고 있다가 돌아온 사람이 내놓은 처방으로는 너무 미흡합니다. 조남호 회장이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결단을 할 것을 촉구합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조남호 회장이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경영 활동이 힘들어진다"고 밝힌 데 대해 조금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지적하며 사태해결에 의지를 갖지 않는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제3자 운운하는 것은 아직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이고, 조남호 회장이 사태해결에 의지를 갖지 않고 국민을 능멸하려 든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에서 내부(세력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경고합니다."

조남호 회장은 오늘 호소문을 통해 "희망퇴직자에게 22개월 치 퇴직 위로금과 자녀 두 명의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역 주민을 위한 발전기금 조성과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한 퇴직자 재고용을 약속했습니다.

조남호 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10일 오전 부산광역시청 기자회견장에서 '호소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여 사과 인사를 했다.
 조남호 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10일 오전 부산광역시청 기자회견장에서 '호소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여 사과 인사를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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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노회찬 고문은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한 회사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내놓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고된 희망퇴직자들에게 자녀 학비를 보조한다든가 부산 지역에 발전기금을 내놓겠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아니,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로 사람을 자를 수밖에 없는 회사에서 무슨 지역발전기금을 기부한단 말입니까?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고요."

해고노동자 김창현씨도 "생색내기"라며 "정리해고 철회를 하지 않으면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도 가능한 부분을 굳이 왜 기자회견을 열어서 생색이 아닌 생색을 내면서, '이 사람들 잘라 놨기 때문에 우리는 이만큼 해 준다'는 티를 내면서 굳이 얘기하는데... 말 그대로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갈 것 같아요."

이날 조남호 회장의 기자회견 직전 대한문 단식농성장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전화연결을 통해 "조남호 회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리라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귀국을 하셨다니까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그리고 이미 전국민적 근심이 돼버린 정리해고 문제를 진정성을 가지고 해결하시리라 믿습니다."

오는 17일 국회에서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조남호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조남호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어떤 책임을 질지 주목됩니다.


태그:#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조남호, #심상정,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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