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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 위치한 봉포해수욕장, 8월 17일 아침
▲ 봉포해수욕장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봉포리에 위치한 봉포해수욕장, 8월 17일 아침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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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해변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아닌 파도와 바람과 그들만의 것으로 충만한 바다가 되기 시작했다.
▲ 봉포해수욕장 어제까지만 해도 해변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제 그들은 사람이 아닌 파도와 바람과 그들만의 것으로 충만한 바다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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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포항 방파제에서 바라본 바다, 거센 파도에 누런 거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아름다웠다.
▲ 봉포방파제 봉포항 방파제에서 바라본 바다, 거센 파도에 누런 거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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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포방파제에 서자 방파제와 빈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휘파람소리를 낸다. 봉포항에 머무는 내내 휘파라마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맨 처음엔 그 거센 바람에도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곳이 어딘가 찾았다. 바람이 만든 음악은 참으로 위대했다.
▲ 봉포방파제 봉포방파제에 서자 방파제와 빈틈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휘파람소리를 낸다. 봉포항에 머무는 내내 휘파라마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맨 처음엔 그 거센 바람에도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곳이 어딘가 찾았다. 바람이 만든 음악은 참으로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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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분주했을 항도 거센 바람에 오히려 잔잔하다. 분주하거나 한가하거나 늘 그렇게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 봉포항 언젠가는 분주했을 항도 거센 바람에 오히려 잔잔하다. 분주하거나 한가하거나 늘 그렇게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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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낚시를 했다. 하필이면 생명을 죽이는 취미일까 싶어 낚시를 접은지 8년 만이었다. 취미는 고상(?)해졌는지 몰라도 늘 그렇게 남의 죽음을 먹고살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 낚시 정말 오랜만에 낚시를 했다. 하필이면 생명을 죽이는 취미일까 싶어 낚시를 접은지 8년 만이었다. 취미는 고상(?)해졌는지 몰라도 늘 그렇게 남의 죽음을 먹고살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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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거센 바다의 안쪽은 잔잔하다. 배들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곳, 안전한 포구하는 것이 실감난다. 우리 삶의 포구에 원하지 않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지 않길, 혹은 잠시 왔다가 이내 잔잔해 지길 바랄뿐이다.
▲ 포구 저 거센 바다의 안쪽은 잔잔하다. 배들이 들어와 쉴 수 있는 곳, 안전한 포구하는 것이 실감난다. 우리 삶의 포구에 원하지 않는 거센 파도가 밀려오지 않길, 혹은 잠시 왔다가 이내 잔잔해 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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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누가 연약하다고 했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풀이요, 우리 인생도 풀과 같지 않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나도 흔들리며 살아가기에 그럴 것이다.
▲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누가 연약하다고 했는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풀이요, 우리 인생도 풀과 같지 않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나도 흔들리며 살아가기에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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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비와 파도로 채워지는 바다, 왜 사람들은 자기들만 없으면 텅 빈 바다라고 할까? 사람이 없어 더욱 충만해지는 바다, 사람도 그들의 충만함을 채우는 더불어 삶의 존재이면 얼마나 좋을까?
▲ 봉포바다 바람과 비와 파도로 채워지는 바다, 왜 사람들은 자기들만 없으면 텅 빈 바다라고 할까? 사람이 없어 더욱 충만해지는 바다, 사람도 그들의 충만함을 채우는 더불어 삶의 존재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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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물든 날 이곳에 오는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도 좋았지만, 올해는 너무 흐린 날씨가 많아 맑은 날이 기다려진다. 그냥, 푸른 하늘만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질 것 같다.
▲ 봉포항 언젠가는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물든 날 이곳에 오는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도 좋았지만, 올해는 너무 흐린 날씨가 많아 맑은 날이 기다려진다. 그냥, 푸른 하늘만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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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바다에는 인적이 끊겼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는 텅 비어 있었고, 지난 여름의 흔적들은 모래사장 한 구석에 놓인 반쯤 남은 소주병에 담겨 있었다.

'텅 빈 바다', 그러나 바다는 결코 '텅 빈 충만'이었다.
바람과 빗방울과 파도와 그들이 작은 틈새를 파고들면 내는 휘파람 소리와 파도의 철썩 거리는 소리와 밀물과 썰물이 만드는 그림들은 하나의 완전한 창조의 순간이었다.

인적이 끊긴 바다에서 유난히 펄럭이는 깃발이 보였다.
그 깃발이 잔잔한 날, 그곳의 풍경들이 하나둘 그려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도 들려오는 듯하고, 젊은 청춘들의 낭낭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듯도 하다. 늦은 밤, 술 취한 이들의 노랫가락도 흐느적거리며 들려온다. 이젠, 모두가 지나간 여름밤의 추억이다.

추억으로 남았으니, 아름답다.
왜냐고 묻는다면 '추억은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므로, 지나간 것은 아픈 것도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영영 상처로 남을 것 같았던 아픔도 더 오랜 시간 지나니까 추억이더라.

바다와 항과 방파제를 오가며 바람을 몸으로 맞았다.
바람은 그것만으로는 성이 안 차는지 틈새마다 파고들며 휘파람을 불어댔다.
빗방울은 사정없이 내 얼굴이 표적인 양 때렸다. 긴장감이 가득 감도는 봉포에서의 아침은 행복했다.

덧붙이는 글 | 위의 사진은 8월 17일(수) 봉포해수욕장과 봉포항에서 담은 것입니다. 날씨가 흐려 장노출로 담아보았습니다.



태그:#봉포, #포구, #해수욕장, #사진노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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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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