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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베릴륨이 첨부된 보철물을 사용하고 과잉진료와 비(非)의료인의 진단, 기형적인 인센티브 도입 등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일명 '네트워크 치과병원'이 논란이 됐다.

아울러 치의료계에서는 이 네트워크 치과들이 의료의 극단적인 상품화와 대형자본의 병원사업 진출 등 영리병원 도입 시 나타날 문제점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인천지역 시민사회에서 강력히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송영길 인천시장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 유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는 영리병원 허용시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이에 네트워크 치과병원과 영리병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형찬(부개3동 공치과 원장·사진) 공동대표를 만나 지난 8월 26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형찬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공형찬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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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6일 MBC PD수첩에서 '의술인가, 상술인가'라는 제목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 치과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이 네트워크 치과는 기업적인 영리추구 행위와 온갖 탈법, 불법, 편법을 일삼았다. 또한 극단적인 영리추구를 위해 의료행위가 수단으로 이용될 때 어떤 형태로 왜곡될 수 있고 얼마나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기업형 영리병원과 유사한 네트워크 치과도 이런 폐해들을 보이는데 기업형 영리병원이 인천 송도에 허용되고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선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공 대표는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이 네트워크 치과들이 겉으로 보기에나 법적으로는 개별적인 치과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대표 한 명이 소유한 것이나 다름없고, 의사나 직원들은 100원을 벌면 20원을 가져가는 인센티브 구조로 돼있어 월급을 많이 받으려는 직원들은 의사가 해야 할 시술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임플란트 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진단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는 차트를 보고 시술만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공 대표는 기업형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영리병원 허용은 의료행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데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그나마 선진적인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영리병원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공공의료보험이 아닌 민간의료보험이 운영되는 미국처럼 돈 때문에 아파도 치료를 못 받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현재 우리나라 법률상 의사 한 명은 의료기관 한 개만 개설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비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가능하나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가져갈 수 없다. 하지만 영리병원이 허용될 경우 병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대기업에서 영리병원을 세우고 수익창출을 위한 행위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 경제자유구역법에 의해 경제자유구역에는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본의 비율과 내국인 병상수를 각각 5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리병원이 수익을 내기 어려워, 한나라당 측에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았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의료비 폭등으로 인한 가계 파산, 의료양극화로 인한 의료사각지대 확대, 도시와 농촌 간 의료격차 증폭 등을 초래해 건강보험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미국의 경우 5000만 명이 의료보험 없이 방치되고 있다. 개인 파산자의 절반이 의료비 때문이라는 통계도 있다. 치과 치료비의 경우를 보면, 발치를 하는 데 보통 200~300달러가 들지만 신경치료를 받으려면 2000~3000달러 든다. 신경치료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에서도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치하고 만다. 영리병원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마음대로 의료비를 높일 수 있고 정할 수 있다. 영리병원이 우리나라에 진출한다면 모든 의료기관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당연지정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이 흔들려 결국 미국과 같은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공 대표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주변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으니까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둥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경제자유구역청장이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을 추진하는 국회의원을 만나 법안 통과를 부탁하는 모습을 보면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꼭 추진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송 시장은 송도만 시범적으로 영리병원을 설립하자고 하지만, 시범적으로 설립한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송도에 영리병원이 설립된다면 송 시장은 건강보험을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영리병원, #치과, #공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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